많은 사람들이 강원도 속초에 여행을 가면 늘 한참을 기다려 한 아름씩 들고 오는 물건이 있다. 바로 강원도 속초 중앙시장에서 30여년간 명맥을 이어온 지역명물인 '만석닭강정'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지난 17일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등의 고의로 식품 위생 법령을 위반했던 식품제조업체를 비롯한 428곳을 재점검한 결과, 여전히 23곳은 당시 지적되었던 위생기준을 시정하지 않고 그대로 둔 것으로 나타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 23곳 중에서 방금 언급한 만석닭강정이 포함되어 많은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만석닭강정의 위반 사항은 '위생적 취급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조리장의 바닥과 선반 등에 음식 찌꺼기가 남아있고, 주방 후드에 기름때와 먼지가 있어 조리시설 위생..
남자라면 파스타다! 파스타는 요리하는 남자의 상징과도 같은 음식이다. 이제는 식상하고 개나소나 다 하는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래도 일단은 파스타부터 만들어서 대접하는게 정석이다. 상대가 아주 요리를 안 하는 사람이면 파스타도 정말 대단해보이고, 자주하는 사람 중에서도 의외로 기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꽤나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요리 중 하나다. 그리고 의외로 밖에서 1만원대 언저리에서 사먹는 것은 집에서 기본을 지켜 만든것보다 못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파스타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쉽게 접하며 또 많이 만드는 파스타는 '스파게티'이다. 하지만 스파게티라 부르면 가오가 떨어진다. 그냥 무조건 파스타라 부르자...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취미가 있다. 그것은 유튜브로 수 많은 영상들을 보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주로 먹방과 쿡방을 본다. 올리브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클립들은 이미 여러번씩 반복 시청한지 오래고, 이웃나라 일본에서 만들어낸 영상들도 즐겨보고 있다. 그런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맛있겠다' 혹은 '먹고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더더욱 강한 욕구는 '경험하고 싶다'라는 느낌이다. 두껍게 잘 제단된 고기를 썰어보고 싶다거나, 그릴에서 스테이크를 구워보고 싶다거나, 혹은 대방어를 해체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물론 대부분은 평생 한번 해볼까 말까 한 일들이 많겠지만, 가끔은 칼로 마늘이 썰고 싶다던지,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초밥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던지 하는 ..
맛없지만 친절한 가게 맛도 친절도 보통인 가게 맛있지만 불친절한 가게 각자 선호도는 있겠지만, 맛없고 불친절한 가게를 좋아하고 찾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정도의 차이에서 둘 사이의 미묘한 밸런스에다 가격을 더하여 재방문의사를 결정하는 것일테다. 그런데 과연 친절도와 맛의 사이에서 서로를 잠식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얼마전부터 중식으로 애용하게 된 중화요리집이 하나 있다. 회사에서 도보 10분정도의 거리이다. 대부분의 동료들은 너무 멀다고 찾질 않는 정도의 거리. 하지만 무우상은 늘 혼자 점심을 해결하는 상황인지라 조금 걸을겸해서 그 정도 거리는 기꺼이 찾아가서 점심을 해결하곤 한다. 크게 유명하지도 그렇다고 전혀 손님이 들지않는 것도 아닌 중소규모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다. 하지..
이 시리즈도 어느덧 네 번째 가게를 맞이하고 있다. 갈수록 디테일도 줄어들고 글의 퀄리티도 떨어지는 것 같아 심히 걱정되긴 하지만, 뭐 어떠랴 수준 미달이면 편짱이 짜르겠지 싶어 그냥 일단은 끄적여보기로 한다. 무우상은 상당히 우유부단한 편이다. 마땅한 저녁메뉴가 떠오르지 않거나 몇 개의 후보군이 죄다 성에 차지 않아 한자리에서 왔다갔다 이삼십분을 허비하는건 예삿일이다. 이날도 그랬다. 다음날 친구들 두 명을 불러 집에서 닭도리탕을 해주기로 했기에 그 전날 '저녁에 치킨을 먹어도 되는가?' 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머릿속 한자리에 머물러 떠나질 않았다. 물론 치킨을 비롯한 모든 닭요리를 좋아하지만 매일 같이 닭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고, 그 저날 속이 아파 잠을 설친 참이기에 튀긴 음식을 먹..
경의중앙선 중랑역에서 하차하여 4번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동부시장의 입구가 보인다. 전국적으로 유명하거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전통시장으로 여러가지 행사나 홍보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무우상도 군데군데 단골집을 정해두고 '이 물건은 여기서'라고 지정한 가게들이 두어곳 존재한다. 입구쪽으로 두 블럭쯤 들어오다 보면 좁아진 시장길 사이로 더 비좁은 샛길이 존재한다. 그 중 한곳을 왼쪽으로 돌아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 닭집' 지인에게 소개받지 않았다면 그러한 가게가 있는줄도 몰랐을 것이다. 게다가 이 곳에서 바로 튀겨주시는 닭이 별미라고는 더더욱 생각도 못했을 것 같다. 자그마한 시골 닭집(닭고기를 파는) 분위기에 친절한 사장님..
면목동에는 유난히도 썬더치킨이 많다. 강남역 주변은 유독 치킨뱅이가 많더라. 지역적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혹은 입점이 용이한 브랜드가 있나보다. 무우상집 주변에도 썬더치킨과 함께 동네 호프집들이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역시 치킨공화국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브랜드 치킨보다는 지역에서 자리하고 있는 상인들의 작은 치킨집들을 방문해서 맛을 보고 있는데 대부분 비슷하다. KFC의 크리스피치킨을 흉내낸 튀김옷에 시판되는 양념치킨소스로 개성보다는 저렴함을 무기로 동네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속칭 '부어치킨'류 치킨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딱히 리뷰할 내용이 없다가 최근에 새로운 치킨판매점을 두어곳 발견했다. 이번 소개할 곳은 '호프야'라는 호프집이다. 무우상집 근처에는 간판에 크..
편짱, 그는 날 버리고 말았다. 무우상 따윈 안중에도 없는 인기인이자 부산의 탕아 파티피플 메이져리거 힙스터 카사노바 편짱은 부산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약속했던 모든 꿈과 미래는 하얗게 아니 잿빛으로 흩어지며 사라지고 말았다. 그가 없는 서울에서 몇 날 며칠이고 절망감에 휩싸여가며 술독에만 기대어 하루하루를 보내던 무우상은 스스로가 어디인지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고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던 도중 어떤 가게를 만나게 된다. 위치는 뚝섬역 부근. 서울숲쪽으로 20여미터를 걸어가다 서브웨이를 끼고 왼쪽으로 돌면 작은 골목이 나온다. 원래는 근방에서 유명하다는 순댓국 집에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이러 가던 길이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다른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 이름은 '자매순대국' 작은 글씨로 쓰여..
가난한 주제에 치킨을 좋아해서 벌어지는 불상사가 있다. 좋은 기름에 잘 튀겨진 닭다리를 손에 들고 그 묵직함을 느끼면서 한 입 와그작 씹었을때 흐르는 육즙. 그 한 웅큼이 주는 감동이야 말로 치킨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일견 평범해 보이는 저 상황에서도 가난이 가져오는 불편함이 작동을 한다. 무우상은 치킨을 좋아한다. 그런데 가난하다. 그래서 브랜드 치킨을 먹기에는 부담이 된다. 따라서 고민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어치킨, 썬더치킨 등이 주로 선택되곤 한다. 그런데 해당 브랜드들과 같은 한 마리당 만원 이하의 저렴한 치킨들은 아무래도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들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기에 마련이다. 무우상은 기본적인 후라이드 또는 크리스피 치킨이나 클래식한 양념치킨을 선호하기에 양념이나 튀김옷 등..
집에서 도보로 경의선 상봉역으로 15분 정도 걸어가는 길에 특색있는 고깃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가보고 싶은 마음에 기회를 엿보던 중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 녀석을 끌고 찾아가보았다. 벌써 가게 외관부터 자신감이 묻어나는 인테리어와 서민적인 분위기의 '술맛나는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물론 다양한 돼지 부속고기 (특수부위?)를 준비해 두셨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모듬'을 선택하는듯 했다. 우리도 모듬 하나 (600g)을 주문했다. 처음 김치콩나물국이란 존재를 만난건 군대에서다. 국통에서 큰 국자로 한 국자 퍼내어 식판에 담아보니 '이건 무엇인가? 콩나물에 김치가 빠져있다니.' 콩나물국도 좋아하고 김치도 좋아하는 나지만 그 순간에 김치콩나물국은 '음식물 쓰레기'라는 느낌이 강했다..
어릴적이었다. 지금도 주당 1회 이상 치킨을 먹어대는 나와 동생과는 달리 아버지는 닭을 싫어하셨다. 특히 안 좋아하시는 건 백숙. 뭔가 가난한 시절에 안 좋은 질의 삶은 닭을 드신게 안 좋은 기억이셨나보다. 그런 아버지였지만 가끔씩 미아삼거리역 부근 숭인시장 입구에 있는 바비큐 치킨집에선 어머니와 함께 술도 한잔씩 하시고, 집에 있는 자식들을 불러내거나 포장해 오시기도 했다. 나는 어릴적에는 튀긴 치킨들이 더 좋았다. (지금도 물론 좋아한다.) 맵기도 하고, 튀김옷도 없는 바베큐는 닭요리 중에서도 가장 덜 선호하는 요리였던 것 같다. 그런데 성인이 된 후엔 가끔씩 그 맛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그 가게(지금은 올리브영이 되어버린)에 들러 바베큐를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곤 했다. 지금은 예전..
중랑역 철교 밑을 지나는 도로가 있습니다. 양쪽 도로가에는 나란히 몇 개의 포장마차들이 모여 운치를 자아냅니다. 비오는 날이면 더더욱 멋진 분위기겠지만, 중앙선이 지나가는 소리만으로도 소주 한잔 넘기기엔 충분하지요. 기본찬 만으로도 훌륭한 술안주가 됩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배추를 된장에 찍어서 속을 달래며 메인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대표메뉴는 마늘, 김치와 함께 직접 구워서 내주시는 삼겹살입니다. 훌륭하지요? 하지만 이 삼겹살은 두번째 방문시에 맛 본 것입니다. 고기 자체는 특별할 것 없는 냉동 삼겹살이지만, 분위기로 반은 먹고 들어가고 직접 구워먹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추가포인트가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잘 볶아진 김치는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첫 번째 방문시에는 문어숙회를 먹었습니다. 맛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