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박석민, 그게 바로 '부도덕'한 상황이다.

반응형
반응형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이하 두산)-NC 다이노스(이하 NC) 전과 한화 이글스(이하 한화)-KIA 타이거즈(이하 KIA) 전이 코로나 19 방역 점검 관계로 취소가 되었다. NC와 두산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역학 조사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두 팀이 포함된 경기는 도합 8경기가 취소되었다. 이들에 앞서 경기를 한 KIA와 한화 구단의 선수는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두 팀에 대한 따가운 눈초리가 더욱 쏟아졌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NC 다이노스 박석민 (사진=NC)

그리고 결국 리그 중단 결정이 떨어진 7월 12일 NC의 1군 선수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이하 4명이, 서울에 위치한 원정 경기 숙소에서 2명의 외부인과 술판을 벌이고 심각한 일탈행위를 저질렀다는 보도가 나왔고, 모 매체의 기사에서 그 외부인이 여성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야구팬들의 분노는 끓어올랐다. 특히나 최근 삼성의 투수 윤성환이 첫 공판에서 승부조작 금품수수에 대한 의혹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더욱 진저리가 쳐졌을 것이다.

 

거기에 14일 박석민의 성의 없는 SNS 사과문에, 네티즌들은 배달대행업체 리뷰를 보자는 게 아니라며 그야말로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되었다. 특히나 어떠한 부분에서 박석민의 생각 없는 말들로 팬들을 분노케 했는지 원본을 세부적으로 잘라보았다.


■ 박석민 사과문, 어떠한 점에서 팬들을 분노시켰나.

 

1. 사과가 아닌 변명의 시작

 

먼저 지난 며칠간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를 포함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겠습니다. 다만 감염경로와 당시 상황에 대한 추측들만 커져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이 부분만이라도 분명하게 밝히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해 말씀드립니다.

지난 5일 월요일 밤 10시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후배 3명(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과 제 방에 모여 야식으로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켰습니다. 이때 친분이 있는 지인이 숙소 앞에서 구단 버스를 보았다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지인의 친구분이 저희 팬이라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다고 했고, 그러면 안됐는데 제가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나누자”고 했습니다. 지인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분으로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다고 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만 불쑥 말이 앞서 버렸습니다. 방심이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우선 첫 번째 문장부터가 답답하다. 징계는 받아들이겠으나 리그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저질러놓고 현재 자신이 처한 개인적인 추측을 해명하고 변명하겠다는 글로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많은 팬들은 알겠지만 외부인은 구단 버스조차 출입이 금지된다. 하물며 선수의 숙소에 외부인을 초대했다는 자체가 변명의 거리가 되지 않는다. 지난 키움 조상우, 박동원이 여성을 숙소로 초대해서 크게 질타를 받았으며, NC 측에서 선수의 멘탈을 위해 원정 숙소를 1인 1실로 잡아준 배려를 깡그리 무시한 처사다.

 

2. 팬들은 박석민이 뭘 먹었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추가로 룸서비스로 시킨 치맥 세트를 함께 먹었습니다. 이때 치맥 세트로 같이 나온 맥주 세 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네 캔을 나눠 마셨습니다.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개인 용무로 제 방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오전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즉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고, 구단도 KBO에 바로 보고했다고 들었습니다.

 

- 이미 외부인 숙소 출입에서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룸서비스로 치맥 세트를 먹었다느니 편의점에서 맥주를 네 캔 나눠 마신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네티즌들의 배달의 민족 리뷰를 교묘하게 합성해서 놀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3. 부도덕(不道德)한 상황은 없었다?

앞선 내용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도 진술한 내용입니다.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습니다. 위 내용 이외에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립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불편함을 참아가며 견디고 있는데 저의 경솔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맏형으로 모범을 보였어야 하는데 원인이 된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 갓 신인으로 첫 프로무대에 도전하는 2002년생 KIA 이의리부터 사실상의 마지막 2년 계약을 하고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1982년생 롯데 이대호까지. 그리고 내년에 FA 자격을 취득할 선수, 봄 내내 몸을 만들어온 선수, 고심을 하는 코칭 스탭, 우렁찬 응원 한번 외치지 못하고 마스크를 내리고 빨대로 물을 먹어가며 무언으로 응원하는 팬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오지 않을 2021년 7월의 리그를 중단 사태까지 이르게 한 '부도덕한 상황'은 뒤로 한 채, 단지 그 '루머' 하나만을 무마시키기 위해 사과문을 걸친 입장문을 발표하고 그동안의 선수 생활까지 걸어야 했을까.

 

ⓒ 황색언론 (yellow_news@naver.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