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환영하는 법
- 황색문화/연예
- 2017. 10. 28.
"지난 8년간 놀러와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2012년 12월 24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의 마지막 회의 자막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가장 예민한 예능 프로그램은 주로 1~2년을 넘기기가 힘들지만, 2004년에 시작했던 '놀러와'는 8년 동안이나 장수하며 그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시청률 부진만을 이유로, 갑작스레 2012년 12월 7일 폐지 통보를 결정했고, 심지어 마지막 회 녹화 당시에도 제작진과 출연진에게도 해당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알려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따라서 MC를 맡았던 유재석과 김원희의 마지막 인사 하나 없이 자막 하나로 8년간 장수했던 예능 프로그램을 그렇게 마무리 지었다.
8년간 장수했던 예능프로 '놀러와'를 MBC가 보내는 방법은 마지막 인사 없이 단 하나의 자막뿐이었다. (사진=아이뉴스24)
2016년 6월 13일 스페인 프로 축구 1부리그 발렌시아 CF(Valencia CF)의 홈구장 캄프 데 메스타야(Camp de Mestalla)에는 5만여 관중이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스페인 프로 리그에서는 슈퍼스타가 구단에 입단할 경우 경기와 상관없이 이렇게 관중을 모으고 슈퍼스타를 인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등장한 인물은 새로 입단한 슈퍼스타가 아닌 뒤뚱거리는 한 노인이었다. 하지만 5만여 관중은 벌떡 일어나 박수와 함께 커다란 함성으로 그를 환영했고, 발렌시아의 선수단들도, 구단의 높은 관계자들도 그를 맞이했다.
55년간 선수가 아닌 뒤에서 유니폼과 축구화를 세탁하던 그를 구단이 보내는 방법은 홈 구장에서 성대하게 은퇴식을 열어주는 것이었다. (사진=구단 공식 영상 캡쳐)
그 노인의 이름은 베르나르도 에스파나(Bernardo Espana). 55년간 장비관리인으로 구단에서 선수들의 유니폼과 축구화를 세탁하는 일을 해왔던 사람이다. 구단은 이러한 노고를 감사히 여겨 발렌시아의 홈구장에서 그의 은퇴식을 열어주기로 했다. 베르나르도가 구장으로 들어오자 선수단은 모두 그에게 다가가 안으며 맞아주었고, 구단 관계자들은 베르나르도를 헹가래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발렌시아 CF는 행사가 끝난 뒤 공식 트위터 계정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전설, 잊을 수 없는 사람, 그리고 역사에 남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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