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시청률, 걸스플래닛999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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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이하 걸스플래닛 999)이 시작되기 전에 화제성은 어느 정도 존재했다. 프로듀스 조작 논란으로 사라질 줄 알았던 엠넷 아이돌 오디션의 부활, 반중 감정의 악화에도 불구한 중국 연습생의 참가까지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가장 눈길이 맞춰질 1회의 시청률은 고작 0.46%였으며 도쿄 올림픽을 감안한 상태였지만 2회 역시 비슷한 시청률로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부진을 겪었던 아이돌학교(2.3%), 아이랜드(I-LAND)(1.7%)는 물론이거니와 화제성이 0에 가까웠던 캡틴(CAP-TEEN)(0.69%), 유학소녀(0.5%)의 첫 회 기록보다도 낮은 기록이다.

 

걸스플래닛999는 2회 연속 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엠넷)

혹자或者는 반중감정으로 인한 효과가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동북공정을 시작으로 한 한국 문화 왜곡 및 항미원조, 신장 목화 인권탄압, 코로나19 사태까지 최근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출신 아이돌의 반복되는 전속 계약 분쟁 잡음과 중국 활동을 시작하면 한국은 오지 않는다는 불신까지 굳이 글로벌이라는 이름 하에 '한중일 연습생'만을 모아놓은 평범한 판을 벌리지 않겠냐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프로듀스때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있어왔다. 프로듀스 101의 시즌1 때는 AKB48의 총선거 시스템 표절을 시작으로 현실에서의 경쟁을 예능에서까지 봐야 하느냐는 논란, 시즌2에서는 더 강화된 악마의 편집과 편애가 있어왔고, 프로듀스 48 역시 일본 측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에 대한 극우 의혹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이 정도의 무관심은 아니었다.

 

과연 항미원조 발언만이 시청률 저하의 원인일까 (사진=엠넷)

 

현재 걸스플래닛 999가 단지 엠넷의 5번째 대규모 오디션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프로듀스 시즌5'라고 하는 게 아니다. 이토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신선함의 부족이다.

 

▶ 인재풀 부족으로 인한 뻔한 참가자

 

우선은 연습생 인재 풀의 부족으로 인한 중복 참가자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에서도 DIA 소속 정채연, 기희현이나 프로미스나인의 장규리 등 현직 걸그룹의 참가자들이 존재했지만 이번 FNC의 체리블렛의 경우 기존 참가자 해윤을 제외한 다수의 멤버가 출연을 결정했으며, 해외 멤버 역시 기존의 오디션에 참여했던 니지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국의 창조 101, 창조영 2020, 청춘유니 2에 참가했던 수많은 중국 참가자들이 재출연을 결정했다. 이는 어떤 원석을 우리가 선택할까에 대한 호기심을 현저히 떨어트리는 부분이다. 소위 '오디션의 명가'라 칭했던 엠넷이 자신들이 수출했던 플랫폼의 탈락자들을 다시 뽑는 이른바 '패자부활전'의 느낌마저도 들게 한다.

 

또한 프로듀스48 참가자들의 연령층이 매우 낮았기에 이미 연습생 풀을 땡겨 썼다는 점과 함께 종편의 믹스나인에서의 실패 및 데뷔 무산으로 인해 국내 엔터 회사가 MBC에서 론칭할 한동철PD의 '방과 후 설레임'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중국 회사와 맞물리기를 꺼려한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참가자들의 상위평준화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참가자들이 많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며 실력이 좋은 참가자들이 늘어난게 아니라 그야말로 '하향평준화'일뿐이다.

 

기존의 탈락자들의 패자부활전 같은 느낌도 있다. (사진=구글이미지)

▶ 차이점 없는 프로듀스 식 전개

 

뿐만 아니라 PD가 김신영 PD로 교체되면서 기존의 엠넷식 악마의 편집이 없어졌지만, 자극적인 요소가 없어진 만큼 끝없는 눈물씬이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프리뷰 영상으로 공개된 '히든박스', '댄스 챌린지'는 그대로였으며 자기소개 영상이 1분에서 99초로 늘어난 점이나 엠카운트다운 무대에 좀 더 일찍 진출할 수 있게 된 부분 역시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를 보던 사람들의 눈으로는 오히려 더 쉬워진 챌린지가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변함 없는 히든박스 (사진=엠넷)

▶ 2년 반은 꿈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일까

 

그리고 데뷔조의 활동 기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아이오아이(I.O.I) 1년, 워너원(Wanna One) 1년 6개월, 아이즈원(IZ*ONE) 2년 6개월, 엑스원(X1) 5년(팀 활동 2년6개월+개별 소속사 병행 활동 2년 6개월)을 제시한 것에 비해 다시금 걸스플래닛999는 2년 6개월로 되돌아갔다. 앞선 엑스원처럼 장기적인 활동 기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프로젝트 그룹처럼 단기간에 화제성을 몰고 나면 각자 흩뿌리겠다는 의도다. 걸스플래닛999의 포스터를 보면 '당신은 누구의 꿈을 지킬 것인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꿈을 이루어주기에는 2년 반이라는 시한부 기간은 이제 너무나도 짧고 모자란 시간이라는 것을 기존 팬들은 알고 있다.

 

2년 반 동안 우리는 누군가의 꿈을 지킬 수 있을까. (사진=엠넷)

프로그램 시작 전에 걸스플래닛999가 내세운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투표'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사건으로 인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한 말임을 감안하더라도, 공정한 투표는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정치적 선거권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엠넷 오디션이 되찾아야 할 것은 당연한 '공정 투표' 이외에도 또 짧은 시한부 기간 동안 단기성 화제 아이돌을 만들것이 아니라 길게 롱런할 수 있는 아이돌을 발굴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대놓고 셀링 클럽(Selling Club)이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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