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의 통보, 이게 당신들이 꿈꾸는 K-POP인가
- 황색걸그룹/걸그룹이슈
- 2021. 5. 22.
지난 3월 10일 어떠한 공지도 없던 엠넷 측은 공식 팬카페도 아닌 연예란 기사를 통해 아이즈원(IZ*ONE)의 해체를 알렸다. 시기는 온라인 콘서트를 불과 3일 앞둔 상태,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몇몇 멤버들의 기존 스케줄을 제외한 모든 스케줄을 전원 중단했으며 한 달간 아무런 조치도 없이 성의 없는 모습만을 보이다 도주하듯 팬카페를 닫아버렸다. 그리고 2달이 조금 넘은 지난 5월 18일 정오에 이번엔 걸그룹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전원 계약 불발 소식이 단독 기사로 보도되더니 몇 분 뒤 위버스(Weverse) 공지를 통해 계약 종료를 알렸다.
예전 동방신기, 원더걸스 등의 팀에서 노예계약 논란이 생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 표준 약관에 따른 전속계약용 표준계약서"를 제정했고, 이에 전속계약 최대 유효기간 7년이 정해지면서 소위 '7년 징크스'라는게 생겼다. 이에 2015년 1월에 데뷔를 했고, 그 전인 2014년 말에 계약을 했다고 했을 때 2021년 5월 즈음 재계약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으나 이렇게 4일을 앞두고 난데없는 전원 재계약 불발 기사 통보 뒤 급작스레 해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며 팬들의 입장에서도 황당하고 무례한 일이다.
18일 발표 이후, 불과 하루 전에 예정됐던 자체 콘텐츠과 모든 스케줄은 불분명해지거나 삭제되어 버렸다. 그리고는 오늘 22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SNS를 통한 기념 단체 사진과 함께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형식적인 인사, 불편하고 이기적인 결말을 만들어 버리고서는 꼭 '시작'이라는 워딩까지 굳이 꾸역꾸역 끼워 맞춰내는 것까지 최악의 마무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글을 아름다운 이별로 포장해내려는 영혼 없는 기사들까지 말이다.- 뿐만 아니라 '추후 진행'이라고 1년 넘게 미뤄둔 '回:LABYRINTH' 팬사인회, 아직도 잔여 기간이 남은 위버스 멤버십까지 추후 환불을 진행한다고 해도 그 동안의 기다림까지 계산해서 환불해주진 못할 것이다.
사실 아직도 모든 상황은 '의혹' 투성이기에 어떤 '팩트'로 갑작스러운 해체 선언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역대 걸그룹 6위에 해당하는 음악 방송 1위 통산 71회, 남자 아이돌 못지 않았던 역대급 군무력, 한국어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가사와 그룹명, 치밀한 컨셉 기획력, 심지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의 음악 교과서에 노래가 실릴 정도까지 그 죽일놈의 '티어' 드립을 버리고서라도 여자친구는 K-POP에서의 충분한 역할을 해오며 성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쏘스뮤직은 혹은 이 사태를 일으킨 어떠한 누군가는 여자친구에 대한 조금의 존중도 없었다. 콘서트도, 사인회도, 혹은 인사말을 담은 노래 한곡 없이 4일 전의 통보로 이 모든 역사를 한 숨에 끊어내버리는 것은 참 잔인한 일이다.
스포츠에서도 한 선수가 은퇴를 하면 은퇴식을 열어주고, 전설적인 선수는 잊지 않기 위해 영구결번식을 지정하기도 한다. 심지어 프로야구팀 기아 타이거즈는 5년간 훈련보조선수(불펜 포수)로 일해온 등번호 105번 포수 이동건 선수를 위해서 작은 송별식을 마련해주기도 했고, 프로축구팀 부산 아이파크는 29년간 유니폼부터 방 청소까지 선수를 뒷바라지해준 김행순 씨의 은퇴식을 열어주며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참고 기사> 2020.03.17 - [황색스포츠/축구] - 부산아이파크의 특별한 은퇴식
최근 새로운 세대 걸그룹의 과도기이기도 하고, 코로나 시대로 인한 수익 저하로 아이돌이 예전보다는 조금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여전히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최근 그렇게나 곤욕을 치르던 엠넷은 한중일 3개국으로 구성된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을 또 한 번 준비하고 있으며, MBC에서는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플랫폼에 100억을 투자하는 한동철 PD의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이제는 K-POP이란 단어가 '미국병', '과대포장 마케팅'에서 벗어나 직접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사업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의뭉스럽게 도망치듯 용두사미로 끊어버리는 어설픈 마무리는 쌍팔년도 옛날 엔터테인먼트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수많은 돈을 들여 엄청난 오디션 무대를 지어 아이돌을 탄생시키고, 프로그램 도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보일만큼 무리한 스케줄을 강행하면서까지 홍보시키지만 결국은 마지막은 기사 몇 줄의 통보로 모든 기록을 종료한다.
어떤 이유로 그 팬덤이 그 아이돌을 좋아했는지는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그저 새로운 아이돌을 만들었으니 갈아타기만을 요구한다. 세계의 문화를 선도해나가겠다며 '글로벌'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대한민국의 국가 홍보에서도 이제는 빠지지 않는 당당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불과 4일을 앞둔 채 서둘러 도망치듯 끝을 맺어버리는 이 사업이 그렇게나 당신들이 꿈꾸는 K-POP인가.
황색언론에 있는 모든 포스팅의 저작권은 원 작성자에게 있으며, 사전 허락 없이 어떠한 형태로도 재생산, 복사, 배포될 수 없습니다.
Copyright ⓒ 황색언론 yellow_news@naver.com
'황색걸그룹 > 걸그룹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ZTERVIEW] 찾아가다 - 곽군테레비 (8) | 2021.06.09 |
---|---|
한동철PD 걸그룹 오디션 '방과 후 설레임' 11월 시작 (0) | 2021.05.28 |
[WIZTERVIEW] 스페셜 인터뷰 - 연못 (0) | 2021.05.22 |
[WIZTERVIEW] 입히다 - 위즈네온 (1) | 2021.05.19 |
[WIZTERVIEW] 진행하다 - 우쨔응하응 (1) | 2021.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