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롯데와의 300일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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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알고 계신지 모르겠다. 아무리 롯데가 꼴데, 꼴데 소리를 듣지만 실상 꼴찌를 한 건 '8888577' 시절 이후 올해가 처음이니 거의 15년만에 다시 최하위로 내려왔다. 세월은 흐르고 또 흘러 8개인 팀이 9개가 되었고 이젠 10개 구단 체제까지 왔다. 대충 25년 가량 응원해 오면서도 9개구단 시절에도 9위는 못 해봤건만 10위부터 먼저 정복하게 되다니 황당하면서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다 들고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스포츠 채널 돌리기도 싫다는 롯데팬들 여러분도 있었던 것 처럼 필자 역시도 롯데가 힘을 쓰지 못하게 된 시기부터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다른 팀 얘기도 꺼낼 필요 없이 국내 프로야구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고 솔직히, 어떻게 딱 짚어서 쓰기엔 장점 하나 없이 선발부터 타선, 수비, 불펜, 프런트까지 총체적 난국 그 자체라고 밖엔 할 말이 없다.

 


시즌 시작 전

 

전년도 감독인 조원우와 김원형 수석코치, 김민재 수비코치 등의 대규모 사단이 경질된 후 들어온 양상문 감독은 전 롯데 프랜차이즈 포수로 강민호를 신인시절부터 직접 키운 것으로 알려진 최기문을 데려온다. 하지만 최기문은 NC시절 배터리코치로 폭투공장장이라는 악명만 남기고 아무도 키우지 못한 채 떠났다는 걸 감안하면 여기서부터 문제점은 불거졌다. 수석코치 공필성은 두산에서는 좋은 평을 받았지만 친정팀에서는 물음표가 늘 붙었고, 신임 수비코치 김태룡 역시 전임인 김민재와는 달리 무능한 코치로 욕을 먹던 인물이었다. 주형광은 분명 롯데 역사에 남을 프랜차이즈 스타고 대투수지만 기존 1군 투수코치인 크리스 옥스프링만큼은 현저히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물음표가 붙는 인사 중 하나였다.

 

양상문2019년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새로운 코칭스태프들의 능력에는 시즌 시작전부터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사진=스포티비)

 

강민호가 떠난 자리를 능히 메꿀 만한 선수 중 하나였던 양의지가 NC로 갔다.

내부 FA이자 어떻게든 작년 부활했다고 할만한 고참 투수 노경은과 FA계약을 하지 못했다. -미계약자로 남은 노경은은 타팀과도 계약을 하지 못한 채 붕 뜬 상태가 된다.- 그 외의 다른 FA선수들을 하나도 잡지 못하였고 시즌 중 은퇴한 이정민과 종료 후 방출된 이명우 모두 FA를 신청하지 않고 은퇴하면서 FA시장에서 아무도 잡지 못했다.

 

노경은FA계약 과정에서 불화로 계약을 하지 못한 노경은의 나비효과는... (사진=구글이미지)

 

이미 전력은 구멍이 난 상태인데 난 구멍도 제대로 메꿔내지 못하고 있었다. 작년부터의 문제점은 여전히 타선 제외 마운드와 수비진이 취약하다는 게 골칫거리였는데 포텐셜을 보여줬다지만 전년도 6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김원중이 3선발인 마운드와 여전히 시범경기에서도 실책을 여럿 보여준 수비진은 계속 물음표가 붙어있을 수 밖에 없었다. 분명 롯데의 수비는 2017년 최소 실책팀에서 전년도 최다실책팀으로 떨어졌기에 수비력을 쇄신하지 않는 이상은 작년부터 이어진 불안요소를 계속 안고 가야만 한다.

 

한승혁, 홍성민, 김준태, 강로한이 전역하며 선수진에 합류했다.

 

용병

 

아수아헤카를로스 아수아헤는 지난 시즌 앤디 번즈를 대체하기 위한 유틸리티 선수였다. (사진=롯데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를 그대로 두고 카를로스 아수아헤와 제이크 톰슨을 데려왔다. 제이크 톰슨은 마이너리그 시절 그렇게까지 보여준 게 많지 않은 선수였고 스터프도 게임운영도 미지수인 선수였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보고 데려온 선수였고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기존 용병인 앤디 번즈와 대비되는 수비보단 타격 위주의 빅리그 물을 살짝 본 언더사이즈 유틸리티 선수였으며, 소속사가 있는 게임전문 트위치 스트리머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였다.

 

3월

 

포수진엔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첫 홈경기부터 안중열이 수비에서 불안함을 나타냈고 이는 레일리의 폭투로 기록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한동희, 전준우의 실책으로 홈 첫경기를 패배로 기록한다. 제이크 톰슨이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뒀으며 침묵하던 이대호 역시도 타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보여준다. 특히나 테이블세터진인 민병헌과 손아섭은 영양가 있는 활약을 보여주며 기대를 갖게 했지만 기대는 그게 다였다. 다음 경기에서도 롯데는 삼성에게 만루홈런 2개를 맞으며 총 8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23대 4로 패배한다.

 

뒤보자뒤를 돌아봤어야만 했다. (사진=구글이미지)

 

다음 경기에서 양상문 감독은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글귀를 화이트보드에 적었지만 뒤를 돌아봤어야만 했다. 불펜의 구승민과 손승락은 연일 불안불안하게 던지다가 LG전에서 다 이겨놓은 경기를 놓쳤고, 차기 1루수로 육성하던 오윤석은 타구 처리중에 에러를 기록하며 손승락의 블론에 영향을 주었다.

 

4월

 

안중열이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4월초 대 SK전에서 2연승을 하며 기세를 이어나갔지만 김준태는 연일 폭투를 세 번이나 기록하며 올 것이 왔다는 얘기를 들었고 게다가 SK전 마지막에서 기세 좋던 민병헌이 새끼손가락을 부상당하며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 위닝시리즈는 했지만 민병헌을 잃은 것은 롯데 타선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민병헌과 손아섭이 사라진 롯데는 다음 시리즈인 한화와의 시리즈에서 2경기를 가져왔지만 마지막 게임에서 17-1 강우콜드라는 처참한 마무리를 보여주었고, 연달아서 두산, NC와의 시리즈에선 연달아 루징시리즈와 피스윕을 기록하며 6연패의 늪에 빠진다.

 

민뱅그나마 최고의 기세를 자랑하던 민병헌이 부상으로 빠지게 된다. (사진=스포츠조선)

 

기아를 스윕하고 한 숨 돌렸지만 타선과 선발의 불균형에 시달리던 롯데는 타선의 침묵과 연이은 폭투 끝에 kt에게 루징시리즈를 기록하고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던 제이크 톰슨의 구위도 더이상은 효력이 없었다. 강팀을 만나며 무기력하게 연패를 기록하였고 살아나줘야 할 손아섭과 이대호의 타격 침체가 심각했다. 수비는 수비대로 안되고 타격은 타격대로 식혀버리던 포수 김준태의 존재는 덤이다. 특히나 시즌 후반기 롯데의 발목을 종종 잡아대던 불펜의 불안함과 수비, 특히나 포수 실책의 다량 유발은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제이크톰슨무려 3년만에 완봉승까지 거두며 좋은 구위를 보이던 제이크 톰슨의 구위는 떨어져만 갔다. (사진=구글이미지)

 

5월

 

시즌 초 NC와의 시리즈부터 다량의 에러를 기록하며 무너진 롯데는 제이크 톰슨의 그럭저럭 호투에도 불구하고 김준태 홀로 3폭투 1실책을 기록하며 롯데팬들의 희망을 뭉개버렸고 어린이날 시리즈 역시 기존의 사직 어린이날 필패 전통을 무시하고 싶지 않았는지 안중열의 3폭투 1실책, 정훈의 1일 2실책으로 깔끔하게 스윕당하면서 그 전통을 이어나갔다. 5월 중순 삼성과 LG를 상대로 잠깐 위닝시리즈를 이어갔지만 키움과 기아에게 연속으로 스윕을 당하며 6연패를 기록했고, 다시 만난 LG에게도 첫 경기 승리 이후 두 번째 경기에서 감독의 조급증으로 이겨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하며 루징시리즈를 기록한다. 그러면서 팀 순위는 어느덧 8위에서 최하위권인 10위까지 내려와 있었다.

 

안중열포수들의 연이은 폭투만큼이나 순위는 급강하했다. (사진=오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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