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황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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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그리고 이미지

 

 상대적으로 오래된 이미지만으로 설명하기에는 거의 2013년 중순부터 2017년까지의 AKB엔 그저 악재뿐이었다고 밖엔 할 말이 없다. 분명 상승세도 존재했던 건 사실이나 그룹 전반적으로는 굵직굵직하게나마 몇 차례씩 태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단순히 자매그룹만으로 나열해보자면, SKE48은 중견급 멤버들이 2013년부터 매년 5~6명 정도가 줄줄이 졸업해버렸고 칸무리 방송도 점점 줄어만 갔다.

 

SKE48 오기소 시오리 (사진=구글이미지)

 

 오기소 시오리(小木曽汐莉), 무카이다 마나츠(向田茉夏), 카네코 시오리(金子栞) 등의 중견급 내지는 차기급 멤버들의 비주얼적인 변화에 이은 졸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빈 자리를 메울만한 연구생들이나 유망주들을 투입했고 지난 화에 언급한 바 있는 '더블 마츠이'를 이을만한 재목으로 키타가와 료하(北川綾巴)와 미야마에 아미(宮前杏実)를 밀었으나 둘 다 푸쉬에 상관없이 처참히 실패하거나 포텐을 터트리지 못한 채 졸업해버렸고, 결국 그룹은 마츠이 쥬리나와 마츠이 레나를 위시한 1~3기생 푸쉬멤들과 팀 운영에 대놓고 반기를 드는 식으로 논란이 많은 멤버인 마츠무라 카오리(松村香織)로 버텨야 했다.

 

NMB48의 최강 캡틴 야마모토 사야카 (사진=모델프레스)

 

 한편 NMB48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들어간다고 평가될 만큼의 완성된 센터이자 리더 야마모토 사야카(山本彩)를 비롯해 역대 최고의 멤버들만 모였다던 1기생 팀N의 멤버들과 만만치 않은 포텐셜의 2기 멤버들을 갖췄으나 1기 팀 N의 에이스 멤버인 와타나베 미유키(渡邊美優紀), 요시다 아카리(吉田朱里)의 연달은 남성팬들이나 과거논란, 타 남성과의 연애 스캔들과 좀처럼 총선에는 돈을 쓰지 않게 만드는 소속사 요시모토 흥업과의 갈등으로 인한 총선순위 저조에 멤버들이 하나둘씩 졸업을 선택했고, 결국 차기로 푸쉬를 해주던 2기 센터 죠 에리코(城恵理子)마저 심적인 부담에 상처를 받고 졸업[각주:1]하면서 상대적으로 2, 3기의 멤버들이 푸쉬 없이 힘겹게 극장에서 허덕이거나 지치며 결과적으로 대거 졸업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스캔들이 세번이나 터졌음에도 살아남았던 저력의 와타나베 미유키 (사진=구글이미지)

 

 HKT48의 경우는 어떨까. 2012년 총선 7위를 차지했으나 무려 섹스 스캔들로 일본 전역에 대서특필된 바 있던 AKB 본진 멤버인 사시하라 리노를 좌천이라는 명목으로 이적시키며 그룹의 인지도와 판매량에 모두 기여를 하지만 연이은 사시하라 리노의 총선 1위, 미디어 출연에도 불구하고 '스캔들 팔이'라거나 '위선자'라는 비호감 이미지는 그 그룹의 지배인이던 사시하라 리노에 이어 HKT48과 본진이라고 할만한 AKB48까지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1년에 싱글을 겨우 두 번 낼까말까인 희소성도 확보했고 타 그룹의 칸무리에 나오던 인기 게닌들까지 빼가며 해도 너무한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의 미디어 푸쉬를 받았지만 AKB 총선 투표수 1위에 득표수 24만표 이상을 두 번이나 기록해낸 톱 아이돌이 있는 그룹의 싱글 판매량이 끽해야 30만장에 점점 하락세라는 건 아이러니 하면서 한심한 결과였다.

 

사시하라 리노의 스캔들 역시 충격적인 결과였다. (사진=구글이미지)

 

 그렇게 AKB의 '총선'은 점점 '아저씨들의 재력대결'이 되어 갔고 연이은 AKB그룹의 초동 밀리언 기록은 '손팔이'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었으며 더 이상 대중적인 히트곡이 아닌 '그들만의 리그'의 타이틀곡만 양산하는 결과가 되었다. 엄연히 따져서 최후의 대중적 히트곡이라고 할만한, AKB그룹이 2015년 홍백가합전에 나간 곡이자 NHK 아침드라마 'あさが来た(아침이 온다)'의 주제곡이었던 '365日の紙飛行機(365일의 종이비행기)'는 2018년 졸업해버린 NMB48의 팀 리더이자 센터였던 야마모토 사야카의 솔로곡이었지 AKB48의 곡도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총선에 참여하며 20위의 성적을 내고서는, 수상소감으로 결혼을 발표하여 충격에 빠트렸던 스토 리리카 (사진=구글이미지)

 

 대중적인 이미지에서 점점 매니악한 이미지로 몰락해가며 오죽하면 총선거 막판엔 주목받겠답시고 총감독이 운 걸 똑같이 우소나키(うそ泣き:거짓으로 우는 것)로 따라하거나 조작의혹이 따라다니거나 총선에서 결혼발표를 하는 멤버가 나오는 판국까지 왔으니 이정도로 곪아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나건, 무슨 정황이 밝혀지건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게 일상인 그룹이 되었고 급기야 지방의 자매그룹에서 팬과의 교제 및 타 멤버 테러 사주까지 발생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이러한 현재의 상황이 과연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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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에 재 데뷔한 후 2019년 다시 졸업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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