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벤 푸더 재정난으로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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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푸더모기업 푸더생명의 재정난으로 인해 64년의 전통을 가진 옌벤 푸더는 한번에 해체되고 말았다. (사진=OS스포츠)

 

 오늘 25일 중국 길림성 옌벤조선족자치주를 연고로 삼고 있는 옌벤 푸더가 모기업으로 있던 푸더생명의 경영난 및 세금 체납 문제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다 결국 64년만에 팀 해체를 선언했다. 이로서 혹시나 옌벤 주정부가 구단을 다시 인수해 예전의 시민구단화 할 수 있다는 자그마한 희망마저도 사라진 것이다. 또한 올해 새로 영입한 황선홍 감독과 상무에서 복귀할 윤빛가람은 갑자기 실직자가 되었다. 그리고 2부 리그 격인 갑급 리그에 있던 옌벤 푸더가 갑자기 없어지면서 밑의 을급 리그의 샨시 창안이 올 시즌 승격할 예정이다.

 

1955년, 고작 7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길림성 축구팀(吉林省足球队)으로 시작한 옌벤 푸더는 한국과 북한의 소속팀이 아닌 축구팀에 유일하게 한글이 로고에 적혀져 있는 팀이다. 10년 뒤인 1965년 당시 1부 리그인 갑급 리그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문화대혁명으로 선수들과 감독이 대거 숙청되는 비극을 겪으며 그저 그런 평범한 팀이 되었다.

 

하지만 1994년 중국축구리그가 프로화로 상업화되면서 1994년부터 1996년까지 2년간 삼성그룹이 재정지원을 해 '길림삼성축구팀'이 되었다. 하지만 '길림삼성'이라는 팀 이름이 점차 알려지자 천진에 중국본사를 두던 삼성은 이미지의 변질을 두려워해 천진 현지의 축구팀을 지원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1997년부터 현대그룹이 재정을 이어받아 '연변현대축구팀'으로 1999년까지 명맥을 이어간다. 당시 전 한국 국가대표 감독 최은택을 감독으로 앉히면서 다시금 강팀으로의 면모를 보이는듯 했으나, 결국 을급 리그로 강등당하며 여러 그룹에게 인수되고 심지어 항저우로 연고지를 옮기는 등 역사가 잠시 끊긴다.

 

연변창바이산연변 창바이산 시절. 창바이산이란 장백산을 뜻한다. (사진=구글이미지)

 

그러다 2000년대 다시금 연변 자치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민구단으로 변모해 옌볜 창바이산(장백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했으며, 2013년에는 조긍연 감독이 잠시 팀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이 팀의 이름이 알려진건 2015년 포항 스틸러스의 레전드 박태하 감독이 팀을 맡게 되었고, 공교롭게도 같은 해 갑급 리그의 세 팀이 갑자기 해산하는 바람에 부족해진 팀을 메우기 위해 을급 리그의 옌벤 푸더가 자동 승격하게 된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박태하 감독은 갑급 리그에서 옌벤 푸더를 우승으로 이끌며 1부 리그 격인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한다. 특히나 2014년 조선족 리광훈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퇴출된 그 스쿼드를 그대로 가지고 이듬해 우승을 이끌었기에 박태하 감독의 지도력은 충분히 발휘되었다 할 수 있겠으며, 이때 한국의 공중파 뉴스에도 옌벤 축구단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슈퍼리그로 승격한 옌벤 축구팀은 2016년 1월 푸더생명그룹이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옌벤 푸더(延边富德)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게 된다.

 

하태균임대의 신화 '하신' 하태균은 옌벤 푸더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였다. (사진=구글이미지)

 

푸더생명의 인수로 재정이 어느정도 충족되었으나, 그래도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 중국 슈퍼리그의 팀들에 비해서 옌벤 푸더의 재정력은 초라했다. 때문에 조선족 선수로 이루어진 팀인 만큼 K리그의 한국 선수들의 영입을 꾀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포항 스틸러스의 김승대를 비롯해 윤빛가람, 하태균, 황일수 선수 등이 옌벤에서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족 선수 중에 지문일, 최민, 지충국, 김경도 같은 선수가 중국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옌벤 푸더의 위기는 제작년부터 이미 예고가 되었다. 모기업인 푸더생명이 2017년부터 재정지원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탑클래스급의 선수를 보유한 타 팀에 비해 팀의 스쿼드가 많이 하락되었고, 결국 2시즌만에 다시금 갑급 리그로 강등되었다. 게다가 박태하를 보좌해 온 현 수원삼성 감독 이임생이 당시 텐진 터다로 떠나고 최문식 코치가 그 뒤를 이었지만 부족한 능력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결국 강등 책임을 지고 최문식 코치가 사퇴하고, 저장 뤼청전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선수단을 철수시켰다가 구단의 징계를 받으며 박태하 감독도 해임되게 된다.

 

황선홍박태하 감독 후임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려던 옌벤 푸더의 황선홍 감독은 하루아침에 미아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진=길림신문)

 

그 후임으로 최강희 감독을 따라가지 않은 전북 현대 박충균 코치의 물망설도 올랐으나 결국 결론은 황선홍 감독이 부임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 체제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했던 옌벤 푸더는 결국 푸더생명의 재정난으로 갑자기 구단 자체가 해체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리게 된다. 옌벤 축구 방송은 SNS로 '옌벤은 중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세금 미납 때문에 탈락했다. 64년의 유산이 갑자기 끝났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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