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조태석 11월 5주

반응형
반응형

 

매직 인 더 문라이트 (2014)

 

 

키잡(키워서 잡아먹는) 마스터 우디 앨런의 시대착오적 사랑 이야기. 아마도 그 자신 역시 이 이야기가 시대착오적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을 한참 전으로 설정했을 것이다. 게다가 흡입력도 없다. 어떤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아름답다며 칭송하더라.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이해한다. 자기 인생에 가능성이 열려있던 시기에 경험한 대다수의 컨텐츠들은 그 컨텐츠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니까. 아마 어떤 사람들에게는 우리 앨런이 그런 의미겠지. 이해는 하지만, 그건 다분히 주관적이다.

 

좋은 친구들 (1990)

 

 

얼마 전에 쿠엔틴 타란티노 관련 기사를 보다가 누군가가 타란티노는 남의 연출을 베낀 것으로 점철되어 있는 영화라는 글을 남긴 것을 보았는데, 내 생각에 타란티노는 그래도 남의 연출을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지만 글쎄. <대부>, <도니 브래스코>, <스카페이스>, <좋은 친구들>, <저수지의 개들> 이 다섯 편의 영화만 봐도 최근의 한국 영화들이 무엇을 베끼고 무엇을 훔쳤는지 다 알 수 있다. 게다가 한국판 <스카페이스>는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상태고. 진심으로 한국에서 상업영화 만드는 거 너무 쉬운 일이다. 작년 즈음의 <더 킹>이라는 영화는 그냥 <좋은 친구들>을 거의 다 가져다 썼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조 페시의 캐릭터가 강렬하다.

 

감옥풍운 (1987)

 

 

주윤발처럼 본능적이고, 장면에 정말 찰떡같이 붙는 연기를 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주윤발이 나오는 영화는 주윤발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현재의 정서로는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는 장면들이 더러 나온다. 그러나 인상 깊은 장면들이 몇 있고 난 그것으로 만족한다.

 

장미의 이름 (1986)

 

 

재미있게 본 소설이 영화화된다는 것은 상상이 구체화되는 경이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원작과는 다른 디테일과 원작에 못 미치는 수준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Mr. Know-all" 윌리엄 수도사에 숀 코네리 캐스팅은 100점이고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영화 내내 한 가지 표정으로 연기한다. 어떻게 이런 스케일 크고 문학적, 동시에 영화적으로도 의미가 큰 작품에 캐스팅이 된 건지 불가사의하다. 원작에서보다 동성애는 많이 축소되었으며 이성애의 비중은 조금 더 늘어났다. 원작도, 영화도 책은 손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게 봐야 한다는 아주 크나큰 교훈을 준다. 책에 침 묻히면 벌로 장서 한 권 먹기.

 

Copyright ⓒ 조태석


ⓒ 조태석

반응형

'황색문화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클리 조태석 12월 2주  (0) 2018.12.13
위클리 조태석 12월 1주  (0) 2018.12.06
위클리 조태석 11월 4주  (0) 2018.11.22
업그레이드 (2018)  (2) 2018.08.28
더 팬 (1996)  (2) 2018.07.06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