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변방에서 중심으로 : 문재인 회고록 ; 외교안보 편
- 황색문화/문화일반
- 2025. 1. 3.
읽는 내내 가슴이 쓰리다. 그래서 자꾸만 나아가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다. 이렇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성실했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가졌던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그 업적을 인정해주지 않고 비난을 거듭한다.
다시 생각해 보니 기적이다. 그 누가 이토록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모든 분야에서 깊게 해 왔을 수가 있을까. 우린 우리 수준에 넘치는 대통령을 가졌었다. 늘 책을 가까이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사람이라야 겨우 다다를 수 있는 곳이겠다. 그래서 그를 다 이해하지 못하고, 온전히 믿어주지도 못했다. 그래서 우린 교과서와 사시공부 이외에는 책 따윈 거들떠도 안보는 것 같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가지게 되었다.
남북, 남북미의 평화를 위한 노력들과 그 순간마다 발목을 잡던 일본의 방해. 일본 정부의 생트집 잡기 같은 수출규제는 일본 기업들과 의원들의 중재안을 한국이 받아들인 그 해결방안조차 거부했고, 미국의 중재조차 거절하며 철저히 한국을 깔아뭉개려는 태도로 일관했다. 다들 그래도 이웃나라이기에 잘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해왔지만 난 더 이상 그 나라를 상대조차 하기 싫어졌다. 그냥 일본이 어디 저 멀리 유럽 어딘가에 떠있는 섬나라이길 바란다. 아무것도 엮이지 말고 그냥 서로 없는 것처럼 살고 싶다.
글은 참 술술 넘어간다. 대화를 정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대화가 참으로 정제되어 있어 읽기 편하고 눈에 잘 들어온다. 그 내용도 참 타당하고 일목요연하여 막힘이 없다. 그러나 그만큼의 아쉬움이 계속해서 밀려온다. 한반도가, 한족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 이상은 그 어느 지도자도 한반도가 진심으로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믿고 그것을 진지하고 꾸준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그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지나버렸다.
지금의 정부 행태가 자꾸만 떠올라 더더욱 화가 난다. 독립운동가들은 갖은 구실을 내세워 홀대하고, 일제의 침략과 만행은 정당화하며 그걸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한다. 독도의 상징물과 강제징용의 역사는 지워지며 치워지고, 피해자들은 매도당하며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탄압을 받는다.
그래서 더욱 뒷맛이 씁쓸하다. 끝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우린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지도자를 가졌다. 이젠 우리 수준에 걸맞은, 그러나 그중에서 많이 떨어지는 사람을 지도자로 골랐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 만큼 품위가 있고 격조가 높은 사람은 만나기 힘들 것 같다. Rest In Peace,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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