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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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Survival of the fittest. 이 단어는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에는 없었던 말이라고 한다. 다윈이 선택한 Natural Selection이라는 용어가 자연이라는 배경을 무언가를 선택 가능한 주체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어 동료 과학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차용한 용어이다.

 

이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는 ‘이기적 유전자’처럼 진화와 자연선택의 메커니즘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마치 진화는 곧 진보이며, 진화하지 못한 개체는 보다 열등하고 미천하여 멸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이미지로 소비되었고, 우생학이라는 괴물까지 만들어 인간들로 하여금 수많은 다른 동식물은 물론 같은 인간마저 등급을 나누고 살해하거나 아이를 낳을 수 없도록 만들기까지 하는 끔찍한 결과를 자아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지음 : 디플롯, 2021 (사진=무우상)

 

이 책에선 개와 여우의 가축화(실험) 과정을 통해 선택받은 가축화의 특성들이 호기심과 경계심 약화가 기반이 된 ‘친밀감’이라는 표현형이었고, 그 가축화가 ‘자기 가축화’라는 형태로 호모 사피언스에게도 일어난 일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기 가축화가 가져다준 이점으로 우리는 다른 동식물은 물론 경쟁자이기도 했던 같은 호미닌 속의 다른 인류들로부터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인 ‘보다 큰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최후의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고 추론한다.

 

또한 그 가축화에 대한 부작용(Side effect)으로써 내가 속한 집단과 외부집단을 더 강하게 구별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그 속성이(내부의 결속은 더 강해진 반면, 외부에 대한 적대감이 더 커지는) 지금 우리 인간사회의 많은 문제들의 한 원인이 아닐까 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사회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견 서로 다른 부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집단들과의 교류를 최대한 쉽고, 빈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넌지시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요즘 지구에 있는 인류사회는 점점 보수화(라 쓰고 우경화 및 전체주의 라 읽는다)가 심해지고 너도나도 문을 걸어잠그고 있지도 않은 문 밖의 침입자들에 대한 공포를 키워가며 서로가 배타성을 예비하며 선제공격을 준비하는 듯하다. 또한 그에 대한 해결책이랄까, 이러면 안 된다는 외침들이 과학계의 여러 저서들로 발현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에 관한 생각',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등과 더불어 과학과 인류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즐거웠고 참 감사하다.

 

Copyright ⓒ 무우さん。


ⓒ 무우さ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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