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야와키 사쿠라 생일 기념전 '파천(破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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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의 '텍스트 밀렵자(Textual Poachers)'에는 그동안 부정적이던 팬덤을 능동적인 수용자(active audience)로 간주하고 생산적이며 참여적인 하위문화로 파악했다. 실제로 K-POP의 팬덤 역시 80~90년대 초반 단순한 이성적인 관계를 떠나 최근에는 그들의 문화, 예술, 대중문화 분야를 공식 작품에 비견될 만큼 2차 창작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굿즈의 이미지 하나하나에도 많은 뜻이 들어가 있다.

 

필자가 지난 2년간 눈여겨보았던 프로젝트 팀이 있다. 2020년 말에 시작된 '3월의 기적'이라는 팀으로 2021년 3월 19일 '三月の奇跡(3월의 기적)'을 시작, 2022년 3월 19일 '明るい夜(밝은 밤)'에 이은 올해 3월 19일 '破天(파천)'까지 전시회 혹은 공연을 매년 르세라핌의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의 생일에 이어나가고 있다. 이전부터 아이돌 및 소위 '최애'의 생일에 카페를 빌려 여는 '생일 카페'의 형태는 여기저기 지금도 행해지고 있지만 몇 달에 걸친 준비에 의한 전시회는 특별하기에 '3월의 기적' 주최자에게 정보를 부탁하고 해당 기념전에 대해 정리할까 한다.

 

전시회 주제인 '파천(破天)'의 의미는 르세라핌 미니 2집 'Antifragile'의 수록곡인 'No Celestial'의 의역이다. 이는 르세라핌의 메시지이기도 한 세상의 시선과 굴레(天)에 얽매이지 않고 더 강하게, 더 나답게 날아오르겠다(破)는 뜻과 미야와키 사쿠라의 키워드 중 하나인 한계 짓지 않고 무한한 성장을 해가는 '향상심'의 의미를 담고 시작했다고 한다. 작년 2022년 10월 말 국문, 11월 초 일문 번역 기획안이 완성되면서 팀원을 섭외했고, 11월 말 전시회 장소인 마루아트센터와 대관계약을 마치고 해당 전시회가 시작되기 전인 3월까지 4달 가까이 되는 기간을 준비에 몰두하였다.

 

2023 미야와키 사쿠라 생일 기념전 '파천(破天)'

 

그리고 3월 14일 오전 11시 설치를 시작으로 3월 20일 오후 4시 30분에 철거 완료하기까지 수많은 기획을 세우고, 굿즈를 발주하고 현장 설치와 전시회 내의 음향, 영상, 현장 보조까지 수십 명이 넘는 팬들이 이번 전시회를 위해 참여했다.

 

이번 '파천' 전시회의 백미는 단연 미야와키 사쿠라가 입었던 무대 의상을 구현해 전시하는 것이었다. 의상은 총 5벌로 아이즈원 활동 시 피에스타 컴백쇼 의상, 크림슨하트 티저 영상의 레퓨지아 교복, 그리고 HKT48의 활동을 상징하는 '희망적 리플레인(希望的リフレイン)'과 '카노죠(彼女)' 의상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HKT48 졸업콘서트 드레스의 구현이었다. 하의 무게만 무려 11kg가 넘을 정도로 제작난이도가 무척 높았던 이 드레스는 허리 금속 장신구만 공방에서 별도로 제작했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었다. 당시 사진으로밖에 확인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도 멋지게 고증해 내었으며, 콘서트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원천 차단된 입국 탓에 화면 너머로만 보아야 했던 국내 및 기타 해외 팬들의 아쉬움을 이번 전시회에서 달래준 셈이 되었다.

 

복원한 미야와키 사쿠라 HKT 졸업콘서트 드레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트 레플리카도 이번 전시회에 눈에 띄었다. 레진 아트로 FEARLESS 및 The Great Mermaid 키링을 비롯한 Raise Your Glass의 기타 피크와 그녀의 이름이 박힌 머리핀까지 다양한 아트를 선보였으며, 특히나 전시일이 생일인만큼 생일케이크를 클레이 아트로 만든 부분은 단연 압권이었다. 플레이팅한 벚꽃 잎 한 장 한 장을 모두 직접 짜서 만든 수공예의 결정체와 같은 작품으로 그 디테일함에 많은 팬들이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그 외에도 전시회의 곳곳에 수많은 팬들의 정성들이 전시회 곳곳에서 드러났다. 본인이 직접 제작한 쇼케이스 레고 모형 및 클레이 피규어같은 창작 굿즈를 비롯한 다양한 공식 굿즈, 사쿠라의 수많은 순간들을 50장 이상으로 그려낸 SD 캐리커쳐, 그 외에도 연대기 포스터, 전광판, 메인 포스터, 오리지널 티켓, 홀로그램 포토카드, 트럼프 같은 수많은 창작 굿즈들이 사쿠라를 응원하고 생각하는 마음과 함께 전시회 안에 곱게 피어났다. 뿐만 아니라 사쿠라의 대사들을 원본 그대로 옮기되 최대한 그 뜻을 살리려고 노력한 대사들과 그동안의 활동이 오롯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그녀의 라디오 타이틀처럼 벚나무 주변을 감쌌다.

 

벚꽃 나무 아래 '사쿠노키'가 상영되고 있다. (모든사진 = 3월의기적 제공)

 

그들의 전시회는 정말 사쿠라와 같았다. 4달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해 화려하게 4일간 피어난 사쿠라와 같았고, 팬이라는 굴레를 한계 짓지 않고 무한하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쿠라를 닮았다. 그들은 '미야와키 사쿠라였기에 가능했다'라고 전시회의 끝 매듭을 지었다. 앞으로도 그녀와 함께 꿈을 꾸며, 함께 하는 모든 시간에 희망적인 노래를 함께 부르는 팬들이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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