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페미, 숏컷 논란 뚫은 금빛 화살
- 황색스포츠/체육일반
- 2021. 8. 4.
지난 7월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夢の島) 양궁장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이 열리고 있었다. 상대는 러시아의 엘라나 오시포바, 이와 붙는 한국의 안산 선수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점수 6-5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 혼성전에 이어 금메달을 따면서 3관왕을 기록했다. 이는 1988 서울 올림픽에서 2관왕을 획득한 김수녕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 어린 나이를 미루어 볼 때 김수녕의 금메달의 역사(최대 금메달 4개, 최다 메달 6개)를 바꿀 수 있을 그 첫 번째 시작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몽구 회장은 이번에 3관왕을 이룬 안산에게 해바라기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를 받은 안산 선수가 눈물을 흘리자 어깨를 토닥이며 "다리 뻗고 자, 오늘은 다리 뻗고 자, 너무 고생 많았어"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렇게 격려를 하게 된 이유는 치열했던 경기와 상대편 선수만은 아니었다.
▶ 커뮤니티, 래디컬 페미니스트 의혹 제기
2021년 3월 10일 승승장구하던 안산의 인스타그램에 한 외국 계정으로 보이는 이가 "왜 머리를 자르냐"는 질문을 올렸고 이에 그녀는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한것이 시작이었다. 이 글에 항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이슈화가 되었고 이른바 '숏컷'에 대한 급격한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안산 선수를 래디컬 페미니스트(이하 페미)로 의혹을 제기한 커뮤니티에 따르면 남혐 워딩이라고 말하는 '웅앵웅', '오조오억' 등의 단어를 쓴 사실을 밝혀내면서 이주영과 예랑가랑 팔로잉에 숏컷과 여대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양궁협회가 안산을 사상 검증해야 한다는 글까지 해당 커뮤니티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크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각 다른 성향을 보이는 사이트들에서 이를 주제로 강력한 마찰이 일어났다.
▶ 정치권은 찬반 없는 응원
로이터 통신, BBC와 뉴욕타임스까지 해당 사건에 대해 기사로 보도하면서 온라인 학대(Online abuse)라는 워딩으로 헤어스타일 하나로 반 페미니즘 움직임이 일어날만큼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외신까지 보도되자 정치권에서도 입장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이낙연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 국민의힘 하태경, 김태호, 양준우 의원 등이 안산 선수를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한다는 점이나,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가 펨코(에펨코리아) 당 대표 아니셨냐며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결국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냐는 글을 올리면서 굳이 이번 안산 선수를 주제로 당파 간의 싸움으로 일어나야 했는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 연예인들도 동참한 응원
이에 배우 김기천은 트위터에 고추 사진을 올리며 이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다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였고, 배우 정만식도 숏컷하고 페미니스트 하는 게 뭐가 문제냐며 숏컷을 하는 유도 선수에게는 발언하지 못하도 왜 안산 선수에게 공격이 가느냐는 욕설 포함한 글을 올렸다가 욕설로 인해 글을 지우기도 했다. 방송인 홍석천 역시 숏컷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에 이선옥 작가는 연예인들의 소신발언을 비판하면서 과거의 배우 유아인이나 가수 아이유, 그리고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이 페미니즘 진영에 공격을 받았을 때는 왜 아무말이 없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현재 올림픽 양궁 일정이 끝나고 대체적으로 유튜브 및 커뮤니티에는 안산 선수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댓글들로 점점 바뀌면서 어느 정도 경기만큼이나 치열했던 논란 과열도 열기가 잦아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같은 남자 양궁 선수 김제덕이 여초 갤러리에서는 인격모독을 당하고 있다는 논란, 그리고 오세라비 작가는 '안산 페미 논란'은 페미니스트 주류가 판 함정이며 이 논쟁에 휘말리지 말고 오히려 김건희 벽화 사건에 혐오 논란의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 페미니즘에 관련된 찬반 논란은 무섭게 과열화되고 있으며 지난 5월 1일 GS25 남성혐오 손 모양 논란에서 강하게 타오른 불길이 현재 올림픽까지도 그 꺼지지 않고 있다. "숏컷"이라는 이유로 혐오하고 의심하는 자들이 가장 큰 문제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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