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폰햄의 왕보룽과 요코하마의 미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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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생 올해 나이 54살,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라이벌 팀의 한국의 홍명보(69년생)와 황선홍(68년생)은 이미 한 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심지어 93년 도하의 악몽을 함께 겪었던 후배 모리야스 하지메는 지금 일본 국가대표 감독이다. 한때 한국 대표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는, 꾸준한 자기 관리로 존경의 대상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축구 기사에 미우라 카즈요시(三浦知良)의 이름이 뜰 때마다 최고령 기록을 위한 경기가 아니냐는 비아냥만 가득하다.

 

미우라의 후배 모리야스는 현재 일본 국대 감독이다 (사진=구글)

하지만 미우라 카즈요시 소속팀 요코하마 FC는 다른 속사정이 있다. 요코하마에는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요코하마 프뤼겔스라는 두 개의 팀이 있었다. 하지만 전일본 공수주식회사(ANA)와 사토 공업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해체 수순을 밟고 있었으나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프뤼겔스를 합병하게 된다. 팀 이름도 프뤼겔스의 F를 따 요코하마 F. 마리노스가 되었다. 이에 반발한 요코하마 프뤼겔스 팬들은 요코하마 FC라는 시민구단을 창단한다. 같은 맥락의 K2의 FC안양이나 부천 FC 1995가 그런 팀이다.

 

그렇기에 요코하마FC의 자금 사정 및 팬 동원력은 당연히 좋지 않았고 그런 가운데 은퇴의 시기에 놓인 미우라 카즈요시의 영입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비록 은퇴를 앞둘 나이였으나 비셀 고베에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던 미우라인 데다 일본 국가대표의 상징과도 같았던 그가 팀에 들어온다면 방송, 구단 행사, 강연으로 인한 엄청난 홍보효과를 그로 인해 늘어날 스폰서의 자금까지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요코하마 FC로는 미우라를 놓을 수 없는 상황이고 쉽게 말하면 '플레잉 앰버서더' 같은 상황이 되었다.

 

요코하마 FC에 미우라는 '플라잉 엠버서더'다.

마찬가지로 닛폰햄 파이터스의 왕보룽(王柏融)도 그런 상황이다. 대만 리그에서 200안타 4할을 쳤던 왕보룽은 3+1년 4억엔이라는 거금의 계약금을 받고 일본에 진출했으나 계약기간 동안 3할을 넘긴 적이 없었고 심지어 지난 2021 시즌 왕보룽의 성적은 2할 4푼이라는 초라한 타율이었다. 그럼에도 1년 연장 계약을 한 것은 왕보룽의 미래보다 대만 머니의 파워를 기대하는 것이다.

 

현재 닛폰햄은 왕보룽을 영입하면서 대만에 중계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팬들이 직접 경기장에 찾아오진 않지만 왕보룽 굿즈 관련 판매량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일본 야구에서는 왕보룽을 복권에 비유하며 조금 더 가지고 있어도 들어오는 대만 머니만으로도 충분한 존재감이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선수의 능력이 중요하겠으나 확실히 프로의 세계는 그 이면(異面)의 부분까지도 내다봐야 하는 것이다.

 

2022시즌에도 닛폰햄은 왕보룽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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