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기적 같은 1위

2016년 3월 28일 오마이걸(OH MY GIRL) 세 번째 미니앨범 'PINK OCEAN' 쇼케이스에서 그녀들의 팬덤 명을 발표했다. 팬들을 만났다는 자체가 기적이라는 의미를 가진 미라클(Miracle)이라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오마이걸은 그야말로 기적을 맞이했다.

 

이번 멜론 1위의 기록은 데뷔 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한국경제)

 

2020년 걸그룹으로는 세 번째로 멜론 실시간 음원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데뷔 6년만에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벌써 활동이 끝났지만 건재한 방탄소년단, 같은 날에 데뷔해 1위를 다툴 청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인기를 타고 최근 꾸준한 선두 자리를 지켜왔던 배우 조정석의 리메이크곡 '아로하'를 모두 제치고 음원공개 단 2시간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2015년에 데뷔해 어느덧 6년차를 맞이하는 오마이걸은 직접적인 팬이 아니더라도 걸그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픈손가락처럼 여기던 그룹이었다. WM이라는 중소 기획사 소속인지라 각자의 능력이 출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소속사에 비해 홍보가 부족하기도 했으며, 전문 보컬 선생님이 없어도, 멤버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안정된 보컬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안타까움을 주곤 했다. 뿐만 아니라 멤버 진이(본명 신혜진)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거식증으로 결국 2017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7인조로 재편되기도 했고, 그 전에도 승희, 비니의 건강악화, 최근 지호가 불안 증세로 인한 활동중단으로 컴백이 미뤄지기까지 했었다.

 

음원강자들을 모두 이기고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마이걸 (사진=멜론)

 

1위도 무척이나 더딘 그룹이었다. 데뷔일 기준으로 무려 1009일만에 5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 비밀정원으로 SBS MTV 더쇼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19년이 되어서야 SBS 인기가요에서 썸머패키지 'BUNGEE (Fall In Love)'로 지상파 첫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무려 데뷔 1581일만의 일이며, 쥬얼리 '슈퍼스타'의 1493일을 뛰어넘는 역대 데뷔 후 가장 긴 시간 끝에 지상파 1위를 수상한 걸그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데뷔 전 아는형님에서 멤버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사진=JTBC)

 

기적 같은 기록은 현장에서 멤버들에게 즉시 전해졌다. 브이라이브를 통해 진행되었던 쇼케이스 도중 사회를 보던 박소현이 이 소식을 전했는데, 평소 아이돌덕후로 알려졌던 박소현이 가장 먼저 눈물을 터뜨리면서 함께 눈물바다가 되었다. 박소현은 감격한 듯한 말투로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을 못했다며 축하를 했고, 앞서 서술했던 상황을 그녀는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멤버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축하하는 모습은 타 팬들에게까지도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아이돌덕후라 불리우는 박소현은 오마이걸의 힘겨웠던 날들을 알기에 먼저 눈물을 흘려주었다. (사진=브이라이브)

 

최근에야 점점 빛을 보기 시작하는 오마이걸은 사실 '여자아이돌들의 여자아이돌', '걸크러쉬 컨셉을 하지 않아도 절반이 여자팬인 그룹'이라는 특이한 팬덤을 이루고 있으며, 앞선 비밀정원 때 부터 팬덤이 점점 늘기 시작해, 지난해 방영되었던 '컴백전쟁: 퀸덤'으로 꽤 많은 유입이 이루어지면서 점점 인기에 박차를 가하며 이번 이와 같은 성과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제 마의 7년이라는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앞서 덤더럼으로 1위를 차지한 선배 에이핑크(Apink)가 10년차 걸그룹으로 음악방송과 음원차트를 한 유이한 팀이 되었다. 이처럼 오마이걸 역시 꾸준히 계속 좋은 모습으로 기적과 함께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앨범의 컨셉은 보드게임이다. (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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