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과이어, 5번의 무게를 짊어질까
- 황색스포츠/축구
- 2019. 8. 12.
90년대 중후반, 야프 스탐과 함께 트레블을 이룬 센터백 로니 욘센(Ronny Johnsen), 월드컵에서 자국을 우승으로 이끌고는 맨체스터의 무너진 센터백 라인을 임시적으로 책임진 ''Le Président' 로랑 블랑(Laurent Blanc). 이들은 모두 등번호 5번을 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리를 책임진 수비수였다. 하지만 퍼거슨이 1996년부터 지켜보던 로랑 블랑은 35세가 되어서야 영입할 수 있었고, 그의 얼마 남지 않은 은퇴시기 안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빠른 수비수 세대교체를 결정지어야 했다.
우승을 만끽하는 로랑 블랑 (사진=공식트위터)
그때 집요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라이벌 리즈 유나이티드가 과도한 지출로 인한 재정난에 빠지게 되고 최고의 수비 재능을 가진 리오 퍼디난드를 결국 그해 이적 시장 최대 이적료인 2,900만 파운드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5번을 받게 된다. 물론 당시 탑 수준의 수비수와 비교되면서 퍼디난드의 지출은 '잉글랜드 프리미엄'이 붙은 과도한 지출이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2005/06 시즌 '퍼디치'라 불리우던 자신의 단짝 네마냐 비디치가 이적해 오면서 2014년까지 등번호 5번을 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강호로 이끌어왔다.
철의 장벽 '퍼디치(Ferdic)' (사진=구글이미지)
하지만 '퍼디치' 조합도 2014년 나이로 인한 부상이 악화되고 팀 역시 점점 하락세를 겪으며 리오 퍼디난드는 그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QPR로 자유 계약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러면서 비어있는 5번의 자리는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로호에게로 이어진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왼발 센터백 자리를 완벽하게 보여준 로호는 새 감독 루이스 반할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이적하지만 로호는 기본적으로 수비 지능 및 태클 스킬이 부족했고, 강한 수비 액션으로 인해 많은 경고를 받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 불안을 증가 시켰다.
무리뉴 체제에 들어서면서 크리스 스몰링 대신 주전 센터백으로 등장해 수비 능력 이해는 월등히 발전했지만 잦은 부상과 여전히 부족한 태클 능력을 커버하기 위해 저지르는 더티하고 위험한 양발태클로 인해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등번호 5번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지난 시즌인 2018/19 시즌에 5번을 반납하고 국가대표에서 달고 있던 16번을 달게 된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곧바로 5번의 주인을 찾았다.
무리뉴 체제에서 로호는 확실히 성장했으나, 아직도 부상과 더티 플레이는 불안요소다. (사진=구글이미지)
바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존 스톤스와 함께 28년만에 잉글랜드의 4강 진출을 이뤄낸 해리 매과이어다. 특히나 8강전에서 스웨덴의 장신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을만큼 강력한 피지컬과 허슬한 수비를 통한 잉글랜드 특유의 센터백이었다. 하지만 힘만 센 기존의 수비수와는 달리 뛰어난 발기술과 빌드업 능력, 특히 후방에서 미드필더진으로 이어주는 패스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국가대표에서 합을 맞춘 존 스톤스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편이나,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이루어지는 안정적인 수비의 존 스톤스와는 달리 막강한 피지컬로 상대를 튕겨내다시피 하는 강력한 수비력이 오히려 관중들을 더욱 흥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스톤스와 함께 28년만에 잉글랜드를 4강으로 올린 해리 매과이어 (사진=구글이미지)
프리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이적설이 돌던 매과이어는 선배 리오 퍼디난드가 그러했듯이, 이적료 8,000만 파운드라는 역대 수비수 이적료 기록을 갱신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5번을 이어받았다. 지난 시즌 부실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를 책임지기 위해 다니엘 제임스, 아론 완비사카에 이은 2019/20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세 번째 수비수였다.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8월 12일 팀에 합류한지 단 7일만에 EPL 1라운드에 첼시와의 경기에 선발출전했다. 매과이어는 같은 이적생 완비사카와 함께 수비 라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클린시트와 함께 4대0의 대승을 이끌었다. 매과이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대한 높은 제공권을 이용한 수비 장악과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위협적인 모습을 모두 보여주며 유나이티드 팬들의 기대감을 더하게 했다. 과연 해리 매과이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5번의 무게를 리오 퍼디난드와 같이 끝까지 책임지고 짊어질 수 있을까.
매과이어는 1라운드에서 이미 자신의 몸값의 이유를 보여주었다. (사진=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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