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창원축구센터에 발을 디딜 자격이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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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K리그1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경남FC의 홈구장 창원축구센터에 불청객이 난입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한국당 창원성산 후보가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유세를 벌이던 중 창원축구센터 축구장안으로 들어와 '불법 선거운동'을 한것이다.

 

황교안경남FC 구장 무단 침입을 한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 (사진=구글이미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장 내 정치적 의사표현 금지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 이 규정 이후 선수들은 과거에 흔했던 상의 유니폼을 뒤집어 쓰고 언더웨어를 보이는 세레모니를 할 경우 경고 조치까지 맞는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레머니를 한 이후 중징계를 받을 위기였던 것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물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를 전격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장 내에서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을 노출한 의상 착용이 금지인 것은 물론 정당명이나 후보, 기호 등이 적힌 손팻말, 어깨띠 등도 금지이다. 뿐만 아니라 연맹은 이번 보궐 선거로 인한 해당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 별도 지침을 내고 선거철 유세에 대한 사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막무가내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자유한국당 로고가 새겨진 붉은 색 웃옷으로 입고서는,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구에 기호 2번을 나타내는 브이자를 그리기도 했다. 강기윤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이름과 선거기호 2번이 적힌 웃옷을 당당하게 입고는 황교안 대표와 동행하며 선거운동을 실시했다. 경남FC측은 경호업체에서 막으려는 시도도 했으나  황교안 측 일부 수행원이 무단으로 밀고 들어오기도 했으며, 상의만이라도 벗어달라는 요청해도 그런 규정은 없다며 적반하장 격으로 나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한술 더 떠 자유한국당은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을 당당하게 누리집에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박종우국제축구연맹은 스포츠가 정치적인 목적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규제를 내리고 있다. (사진=구글이미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이번 창원축구센터 난입 사태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떠나서 과연 그 창원축구센터 안에 발을 디딜 자격이나 있었나 되묻고 싶다.

 

지난 2014년 경남FC는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리그 챌린지(현재 K리그2)의 광주FC와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강등이 확정되었다. 강등이 확정되자 당시 경남FC의 구단주였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경남도 실국원장회의에서 경남FC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감독, 코치 전원 일괄 사표를 받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2부리그로 떨어진 경남FC를 우리가 계속 운영할지, 앞으로 운영에 대한 여부를 특별 감사를 실시해 알아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전력이 약화되었던 경남FC에 대해 올 시즌 초부터 2부리그로 강등이 되면 팀을 해체하겠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지만 공연하게 밝혀오고 있었으며, 응원을 해도 모자랄 승강 플레이오프 이틀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구단의 한계를 절감했다며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어 2부 리그로 강등되면 메인 스폰서도 없어져 더는 구단을 운영하지 어렵다는 맥빠진 소리를 하기도 했다. 게다가 야구는 일주일에 6일씩 경기를 하는데 비해 축구는 일주일에 한 경기밖에 안해 홍보 효과도 없다는 멍청한 소리는 덤이었다. 뿐만 아니라 세금으로 운영하는 시민 구단 운영비 6억 3천만원 가량을 횡령한 경남FC의 만악의 근원 안종복 단장을 프런트로 올리며 구단 운영을 파행으로 몰아가게 한 것도 홍준표 전 지사의 작품이었다.

 

안종복경남FC를 파행으로 몰고간 안종복 단장에 대해 홍준표 전 도지사는 일언의 사과 한마디 없었다. (사진=일간스포츠)

 

그 후 심판매수에 대한 징계로 승점 10점까지 삭감당한 경남FC는 2년 뒤 2017시즌 브라질의 말컹과 브루노를 영입하면서 16경기 무패 기록을 갱신하는 등 1부리그로의 승격을 확정지었고, 시즌을 마치자 11명 중 8명의 선수가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8 시즌 브라질의 네게바와 아시아쿼터제의 일본의 쿠니모토 타카히로의 영입, 그리고 김종부 감독의 전술로 3년만에 밟아보는 K리그1에서 말컹효과를 경험하며 준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로써 2019년 ACL에 진출하며 농협이라는 든든한 메인스폰서와 말컹을 거액으로 중국에 이적시켰고, EPL의 출신의 조던 머치나 룩 카스타이흐노스같은 좋은 용병을 영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이렇게 자유한국당 홍준표 도지사가 짓밟은 경남FC가 다시금 자력으로 일어서려 하는 이때에 황교안 당대표는 다시금 창원축구센터를 찾아가 다시 짓밟은 것이다. 경남FC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 연맹으로부터 승점 차감이라는 최악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었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벌금 2,000만원으로 징계가 결정되었다. 하지만 시민구단의 특성상 이러한 벌금 역시 부담이 크며 구단이 이 벌금을 낼 경우 황교안 대표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경남도민의 세금이 벌금으로 메워지게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대표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벌금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염두해두지 않고 있다는 뻔뻔한 입장을 내비쳤다.

 

 

 4년전 매몰차게 버린 창원축구센터에 다시금 봄이 찾아오자 자유한국당은 이를 이용해 다시 이 곳을 찾았다. 4년전 경남FC의 2부리그의 강등이 확정되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도지사 겸 당시 경남FC 구단주는 "프로는 과정이 필요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프로는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이라며 자신의 구단을 비판했다. 이렇게도 매몰차게 자유한국당이 버린 창원축구센터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는 발을 디딜 자격이나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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