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섹남이 되자! : 듬직한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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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제 파스타를 만들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구장창 파스타만 먹을 수는 없다. 한동안 이탈리아인이 놀랄정도로 파스타만 먹었던 무우상이지만 그건 내 먹이이고 파트너에게 접대하려면 파스타만으론 부족하다. 어차피 요리는 다 고기서 고기 인 것을. 듬직한 단백질을 먹이고 나야 "오늘 잘 먹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것이다.

 

스파게티가 아니라 파스타라고 전편에서 이야기했다. 그래야 더 어감이 살고 요리가 산다. 가격도 3자리에서 4자리로 올라가는 것이다. 스테이크도 마찬가지. 그냥 고기를 불에 구운 요리인데 불고기나 구운고기라고 하지 않고 스테이크라고 한다. 그래야 어감이 찰지다. 인간은 허영을 먹고산다. 그 허영을 만족하여 기꺼이 돈을 지불하면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무우상이 여러가지를 넣고 만들어 본 스테이크 (사진=무우상)

 

그래서 이제부터는 두껍게 구운 고기는 '스테이크'라고 부르자.

 

똑같이 구운 고기라도 재료에 따라 치킨 스테이크, 포크 스테이크 등등 종류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라고 하면 소고기 스테이크를 가리킨다. 그 중에서도 등심과 안심. 외국에서는 립아이니 써로인이니 텐더로인이니 티본이니 하지만 결국 다 등심과 안심이다. 참고로 티본은 둘 다 붙은 고기.

 

스테이크는 두 가지만 기억하면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 첫째 상온으로 해동할 것, 둘째 레스팅(Resting)을 잊지 말 것. 스테이크용 고기를 실온에서 20~30분 정도 놓아두어 속까지 완전히 해동시킨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데 이걸 제대로 안하면 아무리 고든 램지니 제이미 올리버니 하는 사람들의 레시피를 초시계까지 써가며 맞춰봐야 소용이 없다.

 

제이미 올리버도 이토록 강조한다. 꼭 완전히 해동하고 요리에 임할 것! (사진=푸드튜브)

 

시작하는 위치가 다른데 어떻게 같은 곳에 도달하겠는가. 레스팅도 마찬가지. 겉부분에 가한 열기가 속까지 침투해서 골고루 익혀주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강한 불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약한 온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레스팅을 빼먹으면 속살이 질기거나 핏물이 흥건한 고기를 씹으며 '역시 스테이크는 나가서 사먹어야 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 그럼 스테이크를 만들어보자. 먼저 스테이크는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 고기 (Meat)
  • 소스 (Sauce)
  • 가니쉬 (Garnish)

 

고기랑 소스는 알 것이고, 가니쉬는 고기랑 같이 나오는 야채류를 이야기한다. 주로 감자, 버섯, 브로콜리, 당근, 아스파라거스 등등. 이번에는 이 세 가지를 어떻게 만들지 나누어서 요리 방법을 설명해보기로 한다.

 


1. 고기를 굽자.

 

오븐이나 그릴이 있으면 좋겠지만, 무우상도 집에 그런건 없다. 그래서 프라이팬으로 굽기로 한다. 이왕이면 스텐레스나 무쇠로 만든 코팅이 없는 프라이팬이 좋다. 자세히 설명하긴 복잡하나 코팅이 없는 프라이팬이 스테이크에는 좋다고 한다.

 

 

우선 상온에서 잘 해동시킨(다시 한번 강조!) 고기에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다. 여기에다 올리브유를 발라주거나 바질, 오레가노, 마늘 등으로 고기를 재워두기도 하는데 이러한 작업을 마리네이드라고 한다. 육질을 부드럽게 하거나 좋아하는 향을 입히는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마리네이드는 응용편이고 우선은 소금과 후추만 쓰자.

 

 

무우상의 잘난척: 단 소금을 뿌리는 작업은 5분을 넘지 않게하자. 너무 일찍 소금을 뿌려두면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빠져나오고 고기 특유의 풍미를 감소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금은 생각보다 넉넉하게 뿌리자. 우리는 얇은 로스구이를 만드는게 아니라 2센치에 가까운 두꺼운 고기를 요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라이팬을 불 위에 올리고 5분 정도 달궈주자. 그 뒤에 기름을 두르면 바로 연기가 날 수 있을정도로 말이다. 연기가 나는 걸 너무 겁내지 말자.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고기를 올려 아름다운 빗소리를 즐긴다고 생각하자. 스테이크 요리는 어쩔 수 없이 사방에 기름이 튀기 때문이다.

 

그리고 2cm 두께의 소고기를 기준으로 미디움 레어에서 미디움 사이의 고기를 즐기고 싶으면 한쪽 면을 1분씩 지져가며 총 6분 내외로 익혀준다.

 

무우상의 잘난척: 흔히들 생각하는 고기는 한번만 뒤집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은 버려라. 그건 잘못아는거다. 겉부분을 시어링(지져주기)하는 이유로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게 하는게 아니라 단백질을 태워 아미노산을 훨성화시켜 감칠맛을 올리고 맛있는 색과 식감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그렇게 골고루 바삭하게 익혀주는게 중요하다. 고든램지도 1분에 한번씩 뒤집는다. 예상보다 긴 시간을 올려두어 불안감이 생길 수 있지만 두꺼운 고기는 생각보다 잘 안익는다. 오븐이 있는 사람들은 이 상태로 십여분씩 넣어서 익히기도 한다. 그렇게 굽고 마지막으로 옆면을 한번 둘러가며 지져주면 고기는 이제 불판에서 내려갈 시간이다.

 

그리고 적당한 그릇이나 도마 등에 올려두고 접시 또는 호일로 덮어준다. 아까 설명한 레스팅의 시간이다. 보통 4~6분 정도 휴지기간을 주면 적당하다. 스테이크는 뜨겁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따듯할 정도의 온도를 기다리자. 이 사이에 안에서 육즙이 돌고 육질이 풀려 부드럽게 중심까지 열이 전달되어 맛있는 스테이크가 된다.

 

2. 소스를 만들자.

 

소스는 시중에 파는 소스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어떤 소스를 사용해도 좋다. 그래도 가장 쉽고 기본적인 소스를 한두가지 알려드리겠다.

 

 

소스의 베이스는 소기름이다. 다름이 아닌 방금까지 스테이크가 구워지던 프라이팬에 남아있는 기름. 이 기름이야 말로 소고기의 엑기스이자 감칠맛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걸 절대 버리거나 놓쳐선 안된다. 레스팅한 스테이크를 열어보면 바닥에 육즙이 남아있는걸 발견할 수 있다. 그 육수도 놓치지 말자. 그 육즙을 스테이크를 구은 프라이팬에 넣고 조금 졸여주며 올리브유를 추가하고 버터를 하나 정도 녹여서 걸죽하게 만들어 스테이크와 가니쉬에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소스가 된다.

 

다른 하나는 와인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똑같이 스테이크를 구운 프라이팬에 먹다 남은 와인을 한컵정도 부어 반정도 될때까지 졸여준다. 취향에 따라 버터를 조금 넣고 농도를 맞춘 후 스테이크위에 뿌려준다.

 

요즘엔 소금만 찍어먹거나, 와사비, 홀그레인 머스타드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Do it.

 

3. 가니쉬를 만들자.

 

매쉬드 포테이토는 삶은 감자를 으깬거다. 유럽놈들이 가난할때 먹을 게 없어 구황작물인 감자를 주식으로 먹다보니 생겨난 풍습이다. 취향에 맞으면 하셔도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양송이 버섯이나 아스파라거스를 선호한다. 식감이 부드럽고 맛이 튀질 않아 전체적으로 어울리는것 같다. 그냥 내 입맛에 맞는다는 소리다.

 

 

가니쉬는 소스를 만들때 같이 볶으면서 졸여주어도 되고, 따로 프라이팬에 버터 등을 이용해서 볶아준 후 다진마늘을 넣고 함께 볶아주던가 간장을 살짝 눌려서 향을 입혀주면 좋다. 자기 개인 취향으로 적당히 마음에 드는 채소류를 곁들여 맛이 너무 단조러워 지는 것만 막아주면 된다.

 


이제 남은 건 당신의 미적 감각을 최대한 발휘하여 플레이팅한 후 파트너에게 내어보자. 오늘도 건투를 빈다.

 

무우상의 플레이팅 (사진=무우상)

Copyright ⓒ 무우さん。


ⓒ 무우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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