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한국, 멕시코에게 1-2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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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결국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던 손흥민은 눈물을 흘렸다. 0대2로 지고 있던 후반 45분이 넘어선 인저리 타임 손흥민의 이번 대회 대한민국 대표팀의 가장 멋진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기는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음 경기에서 독일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마지막 3차전까지도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긴 하지만 팀의 중심인 기성용마저 부상으로 빠질 상황이다. 월드컵 전 부터 시작된 부상은 대회 마지막까지도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단순히 부상 핑계를 대기에는, 대체적인 선수들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날카로운 디테일도 부족했다. 방송 3사의 안정환, 이영표, 박지성 해설위원도 선수들을 다독이기 보단 따끔한 일침과 탄식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답답했던 멕시코 전 각 포지션 별 활약과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마지막 기성용의 부상까지, 실낱같은 16강의 3차전을 대한민국은 어떻게 맞이할까. (사진=구글)

 

 

골키퍼: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23. 조현우

 

과르다도의 슈팅을 슈퍼 세이빙으로 막는 조현우 (사진=노컷뉴스)

 

공중볼에 강해서 스웨덴 선발로 뽑았다고 했지만 조현우의 경기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스웨덴 전에서 조현우는 위기 때마다 뛰어난 플레이로 상대편의 슈팅을 쳐내 대량실점을 막은 1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공중볼 처리'의 이유가 혹시 멕시코전에는 김승규로 로테이션 되는게 아니냐는 팬들의 우려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일치감치 주전 골키퍼로 조현우를 낙점했고, 그 선택의 결과를 조현우는 플레이로 보여주었다. 후반 12분 과르다도의 슈팅을 슈퍼 세이빙으로 선방해낸것이다. 물론 아쉽게도 대회 첫 필드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조현우의 플레이는 지난 대회에 이어 여전히 반짝반짝 빛났다.

 

수비수: 장현수의 실책, 형편없는 크로스

 

▽ 12. 김민우 (▲ 14. 홍철 후반 39분), 19. 김영권, 20. 장현수, 2. 이용

 

페널티킥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개인기 부족으로 인한 반칙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사진=노컷뉴스)

 

결국 박주호는 스웨덴 전 30분으로 자신이 꿈에 그리던 월드컵을 마감했다. 두 명의 왼쪽 윙백을 잃은 신태용 호의 차선책은 결국 김민우였다. 직선적인 오버래핑을 하는 홍철보다는 다양한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는 김민우가 그나마 나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김민우는 불안했다. 여러번 위험한 상황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걸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힘들게 올라간 오버래핑에서 올리는 크로스는 엉망진창이었다. 후반이 끝나서야 홍철을 투입했지만 후반 교체된 선수의 움직임이라 보기엔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논란의 '김앤장'은 이번에도 가동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한 게임에서 극도의 부진이 아닌 이상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다면 다음 게임까지는 믿어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결국 장현수의 결정적인 실책은 이번 경기에도 나오고 말았다. 손을 든 채 슬라이딩을 하다가 페널티킥을 준 것이다. 확실한 장현수의 잘못이다. 하지만 빨리 떨쳐버려야 했다 결국 이런 문제는 다음 플레이들로 이어졌다. 장현수는 순간 패닉이 온 느낌이었다. 페널티킥을 준 뒤 5분 여간 공을 잡으면 어이없는 백패스와 볼처리로 위험함을 드러냈다. 이번 글에서 처음으로 감독을 비판하자면 그렇게 멘붕이 왔던 장현수를 어찌해서 전반을 0대1으로 마감지었다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윤영선 선수를 투입해도 충분했다.

 

이용의 활동반경은 여전히 좋았다. 하지만 낮고 부정확한 크로스는 활동의 의미가 없었다. (사진=아시아뉴스통신)

 

하지만 결국 장현수 선수는 후반에 출전했다. 후반 20분 기성용이 중원에서 넘어진 것이 반칙으로 인정되지 않자 멕시코는 로사노의 드리블로 속공 찬스를 이어갔다. 수비와 공격의 2대2 상황 로사노가 치차리토에게 공을 주자 그대로 장현수는 슬라이딩을 했다. 치차리토는 기다렸다는 듯이 공을 접고 골망을 흔들었다. 물론 페이크에 속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플레이였지만 속공 찬스에 뒤에 자신을 백업해 줄 선수가 없음에도 무차별적인 슬라이딩은 공격수의 단독찬스를 주기에 충분했다. 다행히 이번에도 김영권은 건재했다.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김영권의 거친 플레이는 멕시코 공격수들을 위축되게 만드는데 좋은 역할을 했다.

 

오른쪽은 지난 번보다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스웨덴 전보다 공격성향으로 나갔던 한국이기에 당연히 이용에게 많은 크로스 찬스가 주어졌다. 하지만 단 하나도 제대로 가는 크로스가 없었다. 엉망진창이었다. 분명히 수비시 멕시코보다 공중볼의 우위에 있다는게 보였는데도 공격수의 머리를 맞추는 크로스가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이 상황은 다시 공격수의 고립으로 이끌게 되었다.

 

미드필더: 열심히 뛰었으나, 열심히만 뛰었다

 

11. 황희찬, 16. 기성용, ▽ 8. 주세종 (▲ 10. 이승우 후반 19분), ▽ 18. 문선민 (▲ 15. 정우영 후반 32분)

 

열심히 뛰었던 문선민.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이번 대회의 한국축구와 같다. (사진=오센)

 

워낙 무색무취했던 스웨덴 전의 미드필더 진이었기에 신태용 감독은 새로운 선택을 해야 했다. 공격수 황희찬을 윙으로 내리고 월드컵 첫 출장인 주세종과 문선민을 투입시켰다. 경기 시작부터 눈에 띄는건 문선민이었다. 문선민의 플레이는 내일이 없었다. 시종일관 모든 선수에게 압박을 펼치며 달려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는 손흥민이 살짝 손으로 자제를 시키며 자리를 지키며 압박을 하자고 지시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그 문선민의 플레이가 이번 한국축구와 너무 잘 맞아떨어졌다. 혼자만 압박을 하는건 그 사람을 소진 시키는 행위 밖에는 되지 않는다. 함께 압박이 들어가야 첫 압박으로 인해 나오는 루즈볼을 뺐어 역습할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의미없는 압박 플레이로 선수들의 체력 고갈만 나타냈다. 이번 대회에서 각 방송 3사의 해설위원이 말하는 열심히 안 뛴게 아니라 뛴 의미가 없었다는 평이 이런 플레이였다.

 

월드컵 첫 출장인 주세종은 생각보다 꽤 단단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크게 밀리는 것 없이 자신의 공간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충분히 잘 해줬다. 이런 점에서 한국축구 역시 월드컵 시작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면 스타 플레이어 없이도 제법 괜찮은 경기력을 이번에 보여줄 수도 있었다는걸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기성용의 꾸준함이야 여전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후반 32분 정우영의 교체가 결정되자마자 부상을 당했다. 박주호에 이어 두 번째 키플레이어가 부상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반드시 대승을 해야할 독일전에 기성용이 빠진다면 엄청난 불리함을 안고 들어갈 수 밖에는 없게 된다.

 

그리고 공격. 황희찬과 이승우는 어리다. 어리기에 당돌하고 과감하며 거침없는 공격 일로를 원했다. 하지만 과감한 돌파 이후 이타적인 플레이로 어이없는 공격찬스를 말아먹기 일쑤였다. 누구나 한국의 마지막 꼭지점이 손흥민인건 안다. 그가 가장 잘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임에도 틀림없다. 하지만 황희찬과 이승우가 모든 공격을 손흥민에게 몰빵할 필요는 없었다. 때로는 과감한 황희찬의 돌파도 이승우의 반박자 빠른 슈팅도 했었어야만 했다. 특히나 골키퍼 오초아의 실수를 직접 결정짓지 못하고 백패스로 다시 리턴했던 황희찬의 플레이는 방금 설명한 이번 멕시코 전의 공격력의 확실한 단편이었다.

 

공격수: 손흥민의 원더 골, 하지만 그 뿐

 

7. 손흥민, 17. 이재성

 

이기적인 손흥민, 이타적인 황희찬 (사진=오센)

 

지난 대회에서 결국 위축되었던 김신욱을 뺀 공격진은 미드필더의 이재성을 공격수로 올렸다. 보스니아전에서 괜찮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이재성을 활용해보자는 신태용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웨덴 전에서도 이재성은 큰 존재감이 없었음도 알았어야 했다. 이재성의 움직임은 경기 내내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손흥민의 역습 찬스를 위한 윙백 라인에서의 롱패스만이 존재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스웨덴 전에 비해 롱패스로 인한 손흥민의 역습 찬스는 꽤나 잘 먹힌 편이었다.

 

하지만 이후의 손흥민의 이기적인 플레이는 결국 문제가 되었다. 물론 공격수는 조금 이기적인게 맞다. 앞서 설명한 황희찬과 이승우의 이타적인 플레이를 비판했듯이 약간 무리한 상황이라도 개인기와 재치로 슈팅을 이어가는게 좋은 공격수의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이기적인 플레이와 넓은 시야와는 다르다. 손흥민이 베스트 플레이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면 손흥민으로 인해 모여진 수비진을 역이용해 마크가 느슨해진 다른 공격수들을 이용해 봤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기도 했다. 물론 이번에도 손흥민의 커버를 해주는 선수들이 적긴 했지만.

 

그리고 가장 최악은 세트피스 부분이었다. 공격의 활로를 패스나 개인기로 뜷어내지 못할 팀들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여러 작전으로 골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골을 넣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시종일관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낮은 크로스나 패스를 시도하려 했다. 그렇다면 실패를 했더라도 깜짝 놀랄 수 있는 플레이였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공중볼을 띄우고 피지컬이 좋은 수비수들의 머리에 맞추는 단순 플레이가 오히려 유효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다.

 

마지막 아쉬운 점은 지난 스웨덴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수의 교체가 없다는 것이다. 손흥민 황희찬을 빼고 투입될 선수가 없었다. 이승우와 문선민은 미드필더였다. 결과론적인 생각이었지만 엔트리에서 쓰리백의 실패가 어느정도 예견 되었다면 수비수 대신 공격수가 한 명쯤 들어가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번 스웨덴 전을 석패라고 썼다. 하지만 이번 멕시코 전은 확실한 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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