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차이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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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동안 젠더의 차이는 생식과 성생활을 위한 신체적인 구조적 차이 이외에는 모두 사회화로 인한 후천적 학습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모든 차이를 부정하려는 과격하고 틀린 생각이었으며, 내가 아는 것보다 생물학적 선천적인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차이는 어디까지나 역할에 따른 진화적 누적으로 인한 방향성의 다름이지 우열을 논할 수 있고 상하를 가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 영장류들의 사례를 예시로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차이에 관한 생각/프란스 드 발 지음 : 세종서적, 2022 (사진=무우상)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겐 국경이 있다"라는 파스퇴르의 말은 유명한 만큼 잘못된 방향으로 인용도 많이 되고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에는 성별이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에겐 지키고 싶은 우월한 성별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같은 대상을 연구하고 있지만 결국 그 관찰자나 연구자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관찰하는 대상의 모습과 특징이 다르게 해석되고 한 방향의 측면만 조명되어 왔다. 그 과학자들은 실제 자연을 관찰하고 설명하기보다는 내가 이야기하고 싶고, 바라는 모습을 그 안에서 끄집어내고 있었다.


알쓸인잡이라는 프로에서 유일한 여성인 심채경 박사의 '우주복 재봉사들의 이야기'를 보고 크게 느꼈던 바와 같이 이 사회는 조금 더 다양한 자리에 더 많은 여성들이 자리하고 더 자주 이야기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또한 우리는 같은 영장류이면서도 보노보와 침팬지들이 그러는 것처럼 성행위를 오락과 갈등해결 그리고 사회적 윤활유로 다양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윤리의 틀에 가두어 넣고 터부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떠한 특질이든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단 두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비합리적인 일인지를 모르고 단 두 가지의 성별로 모든 사람들을 나누고 서로에게 소위 '올바른 성적지향성'을 강요하는 것은 해당 개인의 신체적, 화학적인 틀을 부수고 이 세상의 수많은 가능성을 말살시켜 버리려는 시도와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성과 신체 및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나 오랜 기간의 학습과 경험들로 신체와 상호작용을 하며 나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는 존재이다. 서로 간의 성 혹은 젠더적 차이에 관해 틀림보단 다름을 존중하며, 스스로를 인지하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Copyright ⓒ 무우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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