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엔드 오브 타임
- 황색문화/문화일반
- 2022. 1. 26.
브라이언 그린(Brian Randolph Greene). 초끈이론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과학 대중서의 집필에도 노력하고 있는 물리학자로 알고 있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약간의 서평만을 토대로 고른 책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충분히 튼튼하고 긴 지렛대만 있으면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다고 했으며, 뉴턴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물체들의 운동을 기술할 수 있게 만들었다. 라플라스의 도깨비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 수 있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에 의해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은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부정해도 스스로 사고하는 자신의 존재만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현대의 물리학자들과 철학자들은 나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무수한 영웅들이 위대한 업적을 쌓아 이루어 낸 인류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며 돌아볼수록 모든 것이 가능하다 믿거나 쉽게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기에서 무엇하나 완벽하게 알아낼 수 없는(그러나 확률로는 엄청난 정확도로 예측 가능한) 시대로 접어드는 것 같은 기분이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를 통해 기존의 역사적 조명방식과 달리하며 인류사를 통틀어 압축해 이른바 '빅 히스토리'라는 장르를 히트 친 후 여러 학자들이 빅 히스토리와 미래학을 집필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읽은 대부분의 과학서적이 이러한 유행에 편승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었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은 입자물리학자가 엔트로피와 양자역학을 중심축으로 두고 빅뱅의 인플레이션과 생명의 진화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시간의 스케일을 거의 무한대로 확장해가며) 우주의 시작과 팽창부터 까마득한 미래의 우주 및 인간의 의식 등에 대해 그동안 인류가 발견해낸 과학적 사실들을 토대로 마음껏 상상한 내용을 흥분하며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의 작품이었다.
하나의 주제를 명확히 선정하여 짜임새 있게 집중해서 설명해주는 책은 아니었지만, 여러 가지 분야의 과학적 발견들을 종합적으로 얽어내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해서 바라볼 수 있는지를 수학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생명 및 집단의 유한함이 그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를 통해 저자의 인간다운 면모를 옅볼 수도 있는 점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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