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버린 기성용의 가치
- 황색스포츠/축구
- 2020. 2. 21.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C2글로벌은 기성용이 당초 스페인 2부리그 SD우에스카와 연결되기도 하였으나, 오히려 상위 리그인 마요르카의 계약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21일 스페인으로 출국한 기성용은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계약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부에 알려진 레알 베티스행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2012시즌 스완지 시티로 이적한 기성용은 선덜랜드(임대)와 뉴캐슬을 거치며 8년간의 EPL생활을 마치고 스페인으로의 도전을 선언했다. (사진=구글이미지)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에서 입지를 잃고 계약이 끝난 기성용에게 스페인 라리가행은 분명 국내축구팬으로서는 환호해야 할 일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기성용은 분명히 첫 번째 옵션으로 K리그로의 복귀를 원했다.
이로 인해 원소속팀 FC 서울과의 협상을 우선으로 했다. 기성용은 유럽 진출 이후에도 언제나 인터뷰에서 FC 서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SNS 팔로우 등을 통한 계속되는 구단 사랑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FC 서울 측에서는 말도 안되는 연봉을 제시해 선수의 자존심을 깎아내렸음은 물론이고, '내년 시즌 복귀에 관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 따위의 언론플레이를 하며 그를 무시하는 태도를 시종일관 보였다. 그럼에도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노리는 전북현대가 더 강한 스쿼드를 위해 두 배나 넘는 영입 제안을 했을때도 서울과의 협상을 닫지 않을 정도로 프랜차이즈팀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전 소속팀 FC 서울의 애정을 늘 표현했던 기성용 (사진=착한남자)
하지만 결국 전북현대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면서 결국 결별이 틀어졌고, 거기에 K리그의 복귀마저도 '위약금'을 내세워 쿠니모토, 김보경 등 미드필더진을 어느 정도 보충한 전북 현대로 하여금 부담감을 느끼게 만들어 손을 떼게 만들었다. 기성용은 결국 SNS를 통해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며 K리고의 복귀를 취소했다. 사실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 이청용 역시 크리스탈팰리스와의 계약이 끝난 뒤 FC서울로의 복귀를 추진했으나 역시 같은 이유의 상황으로 마찰을 빚으며 독일행을 택했다는 영상이 유튜브로 업로드 되며 알려지기도 했다. 1
지난 19일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G조 조별예선 수원과 비셀 고베와의 대결에서는 코로나 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예매 취소자 없이 평균 관중의 2배가 넘는 17,000명이 넘는 관중 2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메웠다. 다른 이유보다도 고베의 주장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보기 위함이었다. 심지어 타 구단 팬들도 그를 보기 위해서 직관을 결심했을 정도며, 이는 역대 주중 ACL 홈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넘긴 것이기도 하다.
지난 19일 ACL 조별예선에서 고베의 이니에스타의 경기를 많은 축구팬들이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으면서 주중 ACL 홈경기 최다 관중을 달성하기도 했다. (사진=뉴스엔)
조만간 은퇴를 앞둔 타 리그 스타가 한 명 왔을뿐인데도 이렇게 관중 동원력이 달라지는데, 중국이나 일본처럼 세계적인 스타를 영입은 못할 망정 국내 스타 선수, 그것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복귀하는 것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FC서울의 프런트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올드 스타가 아니라 기성용과 이청용은 아직 30대 초반의 현역 선수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월드컵 원정 16강을 달성했던 양박쌍용(박주영(AS모나코), 박지성(맨유),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 중 3명을 한 팀에 다시 보유하는 인기팀으로의 도약을 할 수 있었으며-특히나 박지성 이후 한국대표팀의 중심이었던 '캡틴 키'를 말이다-, 전북현대의 독주체제에서 최근 울산현대가 공격적인 영입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현대가(家)'만의 잔치가 된 K리그에서 다시금 지난 시즌 '대팍'의 대박을 이어 K리그의 텐션을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는 계기를 FC서울로 인해 놓치게 된 것이다.
2020년 쌍용(이청용, 기성용)이 모였다면 FC서울은 어떤 효과를 누렸을까. (사진=스포츠조선)
2002년 활약한 이천수를 시작으로 이호진(라싱 산탄테르), 박주영(RC 셀타 데 비고), 김영규(UD 알메리아),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 FC)에 이어 7번 째 라리가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선수가 나타났음에도 축구팬들의 마음 한 구석이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남아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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