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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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대표하는 꽃이라면 벚꽃보다는 노란 개나리나 분홍 진달래 혹은 진홍의 철쭉이나 흰 목련이 더 어울리지 않는가?"

문득 달력을 봤다. 일년의 1/4과 48시간이 지났다.


길거리엔 벚꽃연금이라 불리우는 '벚꽃엔딩' 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왜 봄을 대표하는 노래가  이 노래가 되었는지 지금도 의문스럽다. 봄 = 벚꽃엔딩 이라니, 아니 벚꽃이 진다는건 봄이라기 보다는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이 반도의 땅에 도래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던가? 봄을 대표하는 꽃이라면 벚꽃보다는 노란 개나리나 분홍 진달래 혹은 진홍의 철쭉이나 흰 목련이 더 어울리지 않는가? 심지어 노래는 벚꽃이 피는순간이 아닌 지는 순간을 노래하는데 왜 봄을 대표하는 노래가 되었는가 하는 말이다. 표절만 아니었다면 봄을 대표하는 노래로는 봄봄봄이 더 어울렸을 법하다고 생각한다.


여튼,  주변을 둘러보니 성질급한 벚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노란 개나리와  흰 목련은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기 시작했다.

 

그렇다 봄이 왔다는 것이다.


봄은 개뿔. 얼어죽겠다.


농담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얼어죽겠단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든다.

안그래도 중국산 미세먼지들덕분에  숨쉬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날씨마저 빌어먹게 추워 죽겠다. 내가 유독 남들보다 더 추위를 타는 것 일수도 있겠지만  주변에 패딩을 벗지 못하는 동지? 들이 많이 보이는걸 봐선 나만 그렇게 느끼는것은 아니라는 안심스러운 확신이 든다. 그런데 달력을 보면 이미 소한도 대한도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도 모두 지난 봄이 맞다.


언제 부터 봄이 이렇게 추웠던 것일까.


지난 봄, 지지난 봄, 지지지난 봄이 어떤 느낌이었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언제나 추웠던 기억들만 떠오른다. 

눈이 내리기도 했었고, 하얀 입김이 나오고 코끝이 빨갛게 변해버리기도 했었고  맑은 달이 빛나던 밤하늘에서 뜬금없이 쏟아지던 매운 비를 맞으며 속이뒤집어지게  콜록거리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든것도 없는 속을 전부 게워내기도 했던 그날도 뼈속까지 추웠고, 가만히 있으라던 그 말을  들고 가만히 행진하던  청년들이 하나하나 사지가 들려서 끌려가는것을 봤던 날도 땅에서 올라오던 냉기에 발가락에 감각이 없었고, 눈앞에서  낮모르던  어르신이 직각으로 땅에 쓰러지는 걸 목격한 그날도 옷을 몇겹씩 껴입었지만 너무 추웠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니 그 날 그 바다에서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 이후 4월이 따뜻했다고 기억되는 날이 없다.


어김없이 올 4월의 시작도 여전히 춥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Copyright ⓒ 명월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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