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짱, 그는 날 버리고 말았다. 무우상 따윈 안중에도 없는 인기인이자 부산의 탕아 파티피플 메이져리거 힙스터 카사노바 편짱은 부산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약속했던 모든 꿈과 미래는 하얗게 아니 잿빛으로 흩어지며 사라지고 말았다. 그가 없는 서울에서 몇 날 며칠이고 절망감에 휩싸여가며 술독에만 기대어 하루하루를 보내던 무우상은 스스로가 어디인지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고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던 도중 어떤 가게를 만나게 된다. 위치는 뚝섬역 부근. 서울숲쪽으로 20여미터를 걸어가다 서브웨이를 끼고 왼쪽으로 돌면 작은 골목이 나온다. 원래는 근방에서 유명하다는 순댓국 집에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이러 가던 길이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다른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 이름은 '자매순대국' 작은 글씨로 쓰여..
집에서 도보로 경의선 상봉역으로 15분 정도 걸어가는 길에 특색있는 고깃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가보고 싶은 마음에 기회를 엿보던 중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 녀석을 끌고 찾아가보았다. 벌써 가게 외관부터 자신감이 묻어나는 인테리어와 서민적인 분위기의 '술맛나는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물론 다양한 돼지 부속고기 (특수부위?)를 준비해 두셨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모듬'을 선택하는듯 했다. 우리도 모듬 하나 (600g)을 주문했다. 처음 김치콩나물국이란 존재를 만난건 군대에서다. 국통에서 큰 국자로 한 국자 퍼내어 식판에 담아보니 '이건 무엇인가? 콩나물에 김치가 빠져있다니.' 콩나물국도 좋아하고 김치도 좋아하는 나지만 그 순간에 김치콩나물국은 '음식물 쓰레기'라는 느낌이 강했다..
대부업체의 추심보다 심하다는 편집장의 집요한 독촉에 시달리며 몇날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겨우 생각난 주제가 있어 써보기로 하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기존에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도시 중 하나였던 경주시가 알뜰신잡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방문에 힘입어 다시금 조명받고 있는 상황. 대단한 면면의 출연자들의 깊은 내공과 걸출한 입담에야 어디 비할바 있겠냐만은 무우상 관점에서 알리고 싶은데도 방송에 나오질 않아 아쉬웠던 곳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경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첨성대? 불국사? 등등 유명한 곳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무우상은 지금은 옛날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져가고 있어도 한때는 수많은 관광객들을 경주로 입성시켰을 '경주역'이 떠오른다. 뭐 무우상의 여행패턴이라는게 사..
'고기' 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떠오르는 장르는 무엇인가? 영어로는 meat, beef, pork, chicken 등으로 특정지어 이야기를 하지만 한국어에는 굳이 단어앞에 개, 돼지, 소, 닭 등을 붙이지 않으면 어떤 종류의 고기인지는 특정지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기'라는 단어로 떠오르게 되는 특정 음식은 화자와 청자의 문화적 습관에 따라 정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지역적으로도 무슬림들이 많은 중동지역에서 서부 중국까지는 '양고기'가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익숙한 '고기' 였을 것이고, 중국은 '돼지고기', 일본은 '생선'이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일본은 근대화된 이후 '肉'(고기) 라고 하면 '소고기' 를 의미하게 되었다. 메뉴에 다른 설명이 없고 고기'肉' 자만 적혀있다면 대부분 그 고기는 ..
가장 오래된 기억은 '메로나'였다. 그 해 여름은 매일같이 메로나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면 무조건 메로나였다. 다음으로 기억나는건 '농심 포테토칩' 이다. 오다가다 들르게 되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어린 무우상은 늘 포테토칩을 집었다. 과자 = 포테토칩 이었다. 이상한 성격덕인지 머리가 나쁜것인지 이유는 몰라도 무우상은 한번 꽂히면 매일같이 같은것만 먹어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자신만의 기준은 있어도 한번 정하면 좀처렴 바뀌질 않는다. 라면은 십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오징어 짬뽕'이 베스트다. 새로운 제품들이 나오면 한두번씩 시험삼아 먹어보긴 하지만 아직까지 '오징어 짬뽕'의 벽은 넘지 못했다. 어쩌면 귀찮음인지도 모르겠다. 한번 노력해서 베스트를 정해두면 다시는 고민하고 방황할 필요가 없..
서울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돈암동) 3번출구를 빠져나와 바로 보이는 왼쪽길로 들어서면 허름한 포장마차 같은 노포가 있다. 그 자리 그대로 수십년을 이어온 것은 아니지만 (실은 바로 맞은편 건물에서 시작했다) 분위기만큼은 그 역사를 오롯이 느낄수 있는 곳이다. 가게의 이름은 '태조감자국' 어느 기사에 의하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감자탕집이라고 한다. 6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이 가게를 무우상이 접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입학이었다. 정릉동 산골에 위치한 학교앞은 딱히 학생들이 찾을만한 가게들이 없었던지라 술자리를 가지고 싶은 학우들이 즐겨찾는 곳이 성신여대입구역 근처였다. 그 지역은 나름 번화가라 할 정도로 많은 가게들이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었으며 지하철을 이용하여 통학을 하는 학생들이 학교로 ..
내일이면 대선. 제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18대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씨가 국정농단 등에 의한 탄핵소추가 헌재에서 가결되어 파면되는 바람에 벌어지는 '대통령 보궐선거' 이다. 그러나 보궐선거 임에도 대통령이라는 지위의 무게와 선거에 따른 사회적 비용등을 고려하여 임기는 다른 보궐선거들과 달리 5년을 꽉 채운 선거가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대선은 개헌이 되지 않는 한 3월즈음에 치러질 예정이다. 하지만 보궐선거임에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여러모로 신기한 경험이긴 하다. 처음으로 무우상이 대통령 이라는 사람을 인지한 것은 '노태우' 였다. 훗날 12.12와 5.18, 하나회 등을 알게되기 전까지 그냥 어린 무우상에게 노태우란 사람은 대통령 이라는 직함으로 불리..
2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뭐 재미있는 일 없냐?" 하고, 3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어디 맛있는거 없냐?" 하며, 4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어디 돈되는일 없냐?" 묻고, 5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뭐 몸에 좋은것 없냐?" 묻는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창의력 부족과 삶의 패턴의 획일화가 가져온 비슷한 욕망들을 나타내는 우스갯소리지만 의외로 이런 틀을 벗어나서 살아가기란 쉽지가 않다. 스스로 평범함을 거부하고자 노력하고, 인간이 왜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지 수학적으로 증명까지 하는 성격인 무우상이지만 결국 실체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인지라 여지없이 같은 트랩에 빠지고 말았다. 무우상의 20대는 능동적으로 재미있는 일을 찾아다녔다기 보다는 손에 잡히는 범위에서 새로운 음악과 사람들, 그리고 ..
안녕하십니까. 처음이니까 잠깐 소개를 하자면 필자는 "무우さん。"이라는 닉네임을 여기저기서 사용하고 있는 한량으로 편하게 애칭으로 '무우상'이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냥 '무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흉악한 무리들은 나를 공짜로 취급하여 여기려는 시도라고 생각하고 단호하게 대응하지는 않는다. 그냥 검색에서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왕이면 '무우상'이라고 해주시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 스스로에 대한 소개를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 하다가 이놈이 얼마나 호구인가를 읽는이들께 알려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 아닐까 싶어 해묵은 이야기를 꺼내본다. 때는 2004년 초여름. 무더위까진 아니고 슬슬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려하는 즈음이었다. 그 당시 무우상이 기거하는 집은 반지하 전셋방으로 특이하게도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