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상은 어쩌다 맛집을 찾아다니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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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뭐 재미있는 일 없냐?" 하고,
3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어디 맛있는거 없냐?" 하며,
4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어디 돈되는일 없냐?" 묻고,
50대의 남자들이 모이면 "뭐 몸에 좋은것 없냐?" 묻는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창의력 부족과 삶의 패턴의 획일화가 가져온 비슷한 욕망들을 나타내는 우스갯소리지만 의외로 이런 틀을 벗어나서 살아가기란 쉽지가 않다. 스스로 평범함을 거부하고자 노력하고, 인간이 왜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지 수학적으로 증명까지 하는 성격인 무우상이지만 결국 실체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인지라 여지없이 같은 트랩에 빠지고 말았다.

무우상은 어쩌다 맛집을 찾아다니게 되었는가

무우상의 20대는 능동적으로 재미있는 일을 찾아다녔다기 보다는 손에 잡히는 범위에서 새로운 음악과 사람들, 그리고 책들을 즐기면서 보냈다. 무우상의 평범함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30대의 첫걸음을 떼기 시작하면서가 아닐까 싶다.

 

무우상이 당시에 만나던 여자친구는 여기저기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즐기고,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곳에서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었던지라 데이트를 할 때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을것인지 미리 준비해서 그 미션을 클리어해야만 만족하곤 했다. 하지만 무우상은 메뉴를 선정할 때 까지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도 막상 뭐든지 입에 넣으면 적응해서 잘 먹는 인간이었기에 식사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그 녀석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만족스럽게 식사하는 장면을 늘 재미있게 바라보곤 했다.

그러한 습관들이 나에게도 조금씩 배어버린 건지, 아니면 30대로 넘어오면서 무우상의 평범성이 빛을 발한건지 슬슬 무우상에게도 맛집에 대한 욕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고, 어쩌면 뻔한 코스를 타고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 무우상은 직장에서도 일상에서도 매너리즘에 빠져 매일이 똑같은 일상의 나날들을 지겨워하고 있었고, 매일같이 마시는 술에 곁들여질 친구들로 새로운 안주와 새로운 술집을 찾는 일에 지쳐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왕 마시는 술, 조금이나마 나은 분위기에서 맘에드는 안주와 함께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매번 그때그때 새로운 집들을 찾아가는데 귀찮음을 느끼고, 몇 군데 괜찮은 가게들을 섭렵해두고 어떤 음식이 생각나면 고민할 필요없이 정해진 가게에서 즐기자는 계획을 하게 되었다.

"내가 만족하는 곳" "내가 또 오고싶은 곳"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릴때부터 무언가에 꽂히면 그것만 계속해서 즐기는 성격이었던 것 같다. 어떤 여름은 주구장창 '메로나'만 먹었고, 한동안은 '농심 포테토칩'만이 과자였으며, 어쩔땐 몇날몇일 카레만 먹기도 했고, 지금까지 나에게 라면은 '오징어 짬뽕'이다. 그러니까 메뉴 하나당 맘에 드는 가게는 하나면 족했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삶의 동선을 고려한 각 메뉴별 무우상 맛집을 찾아 리스트로 만들고 필요할때 바로바로 꺼내쓰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기준은 간단했다. '내가 만족하는 곳' '내가 또 오고싶은 곳'.

 

첫 번째 목표는 '보쌈 맛집 찾아내기'였다.

Copyright ⓒ 무우さん。


ⓒ 무우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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