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프랑스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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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7월 16일 자정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영광의 주인공이 정해진다. 앙트완 그리즈만을 필두로 한 음바페, 캉테, 포그바의 젊은 뢰블레 군단 프랑스와 루카 모드리치를 필두로 한 페리시치, 브로조비치, 라키티치 등의 세계 탑 팀에서 중원을 책임지는 올스타급 미드필더 진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정확히 20년전 1998 프랑스 월드컵 4강전에서 맞붙은 전력이 있다. 그래서 오늘 결승전을 보기에 앞서 20년전 그때 그 경기를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 것 같다.

 


 

프랑스

 

프랑스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

 

프랑스는 주최국의 자존심을 지켜야 했다. 1994년 미국땅을 밟지도 못하는 악몽을 벗어나기 위해,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에서 탈피하며 과감히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의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라인업에 가동시켰다. 초반 조별예선 두 게임은 분위기가 좋았다. 1차전 남아공 전에서 3대0, 2차전 사우디 아라비아 전에서 4대0으로 깔끔한 클린시트 대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3골 차로 승리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네딘 지단이 파울에 울컥하며 상대편을 밟아버리는 보복 행위를 저질렀다. 당연히 멕시코의 카르테르 주심은 빨간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마치지 않았다. 꽤나 비매너적인 플레이로 지단은 2 게임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프랑스가 8강에 오르기 전까지는 지단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미 대승으로 2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보한 상황이었지만 프랑스의 목표는 16강이 아니었다. C조의 라우드럽 형제가 뛰어다니고 피터 슈마이헬이 골대를 지키는 덴마크를 상대해야 했으며, 16강에서 붙을 팀은 죽음의 D조라고 불리우던 스페인, 불가리아, 나이지리아, 파라과이의 승자와 붙어야 했기에 충분히 전력을 손실하지 않고 토너먼트에 진출해야 했다. 하지만 에머 자케 감독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팀에 따라서 포메이션을 변화무쌍하게 바꿨다. 쓰리톱의 바로 밑에 위치해 있던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 없어지자 유리 조르카예프를 선발진에 올리고 측면과 중앙으로 이동시키며 미드필더 수를 늘려가며 사용했다.

 

지단이 빠졌지만 중요한 2경기를 살린건 유리 조르카예프였다. (사진=게티이미지)

 

결국 덴마크를 천신만고끝에 2대1로 이기며 3전 전승 조 1위를 확보했고, 16강전에서 철의 장벽과도 같았던 파라과이의 문을 끝없이 두드리며 연장 후반끝에 블랑의 골든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8강전 상대는 통곡의 벽.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이탈리아였다. 베르고미-칸나바로-코스타쿠르타-말디니의 포백진은 프랑스에게 단 한골도 내주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였다. 첫 번째 킥커는 공교롭게도 로베르토 바죠와 지네딘 지단이었다. 하지만 둘은 모두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두 번째 킥커인 알베르티니와 리자라쥐는 모두 실패. 그렇게 3대3으로 간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다섯번째 킥커 디 비아지오의 킥이 상단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두 통곡의 벽을 깬 프랑스의 4강 상대는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팀 (사진=구글)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되어 맞는 첫 번째 월드컵이었다. 만약 독립이 조금 늦었더라면 '미야토비치-수케르'의 레알 마드리드 최강 투톱을 고스란히 볼 수도 있었겠지만, 크로아티아에게 붉은색 체크무늬 유니폼은 소중했다. 하지만 20세기의 끝으로 가고 있던 월드컵에서 더 이상 원맨팀의 나라는 호성적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크로아티아는 예선 H조에서 같은 월드컵 첫 출전국을 두 팀이나 만난다. 바로 자메이카와 일본이었다. 막강한 아르헨티나만 견딘다면 충분히 해볼만 상대였다. 그리고 자메이카와의 첫 경기. 크로아티아는 수케르만 있는 팀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었다. 최전방 꼭지점의 수케르를 받쳐주는 '캡틴' 즈보니미르 보반, 스타니치, 프로시네츠키의 화려한 미드필더진이 보강된 크로아티아 공격진은 자메이카의 골대를 세 차례나 흔들었다. 미드필더 진이 받쳐주니 수케르는 더욱 힘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르헨티나전을 제외한 예선 자메이카, 일본전을 비롯 16강의 루마니아전의 결승골까지 매 경기 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었다.

 

크로아티아에는 수케르만 있는게 아니었다. 보반과 프로시네츠키의 화려한 미드필더진이 뒷받침 되어진 4강이었다. (사진=구글)

 

하지만 8강전에서 만난 상대는 지난 유로 우승팀 독일이었다. 백전노장의 영리한 클린스만과 고공 폭격기 비어호프 투톱을 맞아 크로아티아는 첫 월드컵 8강 정도도 꽤 훌륭한 성적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노쇠된 독일 전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노장 콜러, 하슬러, 클린스만은 생각보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스위퍼 로타 마테우스는 무려 자신의 5번째 월드컵이었다. 심지어 교체된 울프 키르스텐, 올라프 마르쉘도 그리 젊은 선수가 아니었다. 크로아티아는 그런 독일을 향해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고 이에 당황한 독일 수비진은 파울로 크로아티아를 막아냈다.

 

전반 18번 하인리히, 전반 37분 타르난트가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후반 40분 크리스티안 뵈른이 퇴장을 받으면서 독일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전반전의 무승부를 가져가지 못하고 야르니가 전반 로스타임에서 첫 골을 넣었다. 후반전으로 가면서 10명이 뛰는 체력은 바닥이 났다. 투톱으로 나온 블라오비치가 후반 30분에 두 번째 골을 그리고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다보르 수케르가 월드컵 4번째 골을 터트렸다. 3대0 완벽한 크로아티아의 승리였다. 지난 유로 우승팀 독일을 깬 크로아티아의 상대는 개최국 프랑스였다.

 

프랑스 대 크로아티아

 

맞은편의 마르세유에서 펼쳐질 브라질과 네덜란드는 사실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라고 많은 평론가들이 예측했다면,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약팀은 아니었음에도 한 치 앞도 알 수 없었던 많은 8팀 중에서 걸러진 셈이었다. 주최국의 결승이냐, 독일을 꺾은 기세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냐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였다.

 

후반 1분 수케르의 선취골 (사진=구글)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인 만큼 생각보다 서로간의 공격 물꼬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0대0의 침묵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깨졌다. 프티 뒤로 달려가는 수케르를 보고 그대로 패스를 찔러주었고 프랑스의 포백을 한 순간의 움직임으로 제친 수케르는 원터치 트래핑 후 곧바로 프랑스의 골대를 흔들었다. 수케르는 성호를 긋고 세레모니를 했다. 그의 월드컵 5번째 골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기쁨은 채 5분을 가지 못했다. 골을 먹힌 프랑스는 매서운 압박을 가했고 블랑과 드자이만을 수비로 둔채 튀랑과 리자라쥐는 앞으로 더욱 전진했다. 전방까지 압박을 하던 튀랑은 뒤로 후퇴하지 않고 골대까지 압박을 하며 보반의 골을 뺏어냈으며, 이를 조르카예프가 다시 대쉬하는 튀랑에게 기가막힌 패스를 해주었다. 튀랑은 살짝 넘어지면서 선취골을 준지 1분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2분 튀랑의 동점골 장면 (사진=게티이미지)

 

열기는 더 해졌다. 프랑스는 후반 13분 다비드 트레제게를 투입시켰고, 앞선 크로아티아는 공을 빼았겼던 캡틴 보반을 빼고 마리치를 필드로 보냈다. 하지만 후반 25분 다시 한번 튀랑이 일을 냈다. 앞선 상황과 별반 다를바 없이 전방으로 오버래핑을 해온 튀랑은 공을 빼앗겨도 바로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공을 다시 따냈다.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왼쪽 윙백 야리치가 움츠러든 사이를 놓치지 않고 야리치를 튕겨낸 뒤 곧바로 슈팅을 날렸다. 공은 멋지게 회전을 먹은 뒤 골키퍼 라디치의 손을 피해 원바운드로 골대를 뒤흔들었다. 21 역전이었다. 튀랑은 8강전 덴마크의 라우드럽 만큼이나 멋진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튀랑의 역전골 세레모니 (사진=구글)

 

하지만 수비수 블랑이 6분 뒤 퇴장당하는 위기를 겪자 조르카예프를 빼고 수비수 르뵈프를 투입시켜 수비를 강화시켰고, 크로아티아는 윙백 스타니치를 빼고 프로시네츠키를 넣으면서 중원을 강화했으나 4강전은 그렇게 프랑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과연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20년전의 그때와는 서로 얼마나 다른 경기를 보여줄까. 이제 역사의 게임이 불과 12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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