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아재의 핥짝] Remeber S.E.S.
- 황색걸그룹/걸그룹이슈
- 2017. 6. 7.
+본 글은 2017년 1월 11일에 타 블로그에서 포스팅을 옮겨온 것입니다.
아직 뜨겁기도 전이었던 지난여름에 대담을 끝내고, 서로의 바쁜 일정으로 6개월 만에 재회한 "솔아재". 하지만 솔아재의 덕질은 바쁜 와중에도 늘 쉬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연말에 S.E.S. 콘서트를 다녀온 솔아재. 그 콘서트의 현장과 예전의 추억에 대해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황색언론(이하 黃): 엄청 오랜만이구만.
- 7월부터 일하느라 바빴으니까. 우리 마지막에 무슨이야기까지 했지?
黃: 거의 근 반년만이다. 당시 I.O.I 특수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 바쁜 와중에도 덕질을 늘 하고 있었는가?
- 바쁜 와중에 8월에 I.O.I 팬싸(팬사인회) 다녀오고, '너무너무너무'로 활동할 때도 수십 장의 앨범을 샀으나 보기 좋게 (팬싸에서) 탈락했지. 마지막이 다가와서 슬프다.
黃: I.O.I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 가야 할 길이 많으니 본론으로 넘어가자.
- 우리 고딩 시절로 돌아가 보자.
黃: 인터넷을 보아하니 11월 30일 티켓 오픈 1분 만에 전 좌석 매진이었다고 한다. 표는 어떻게 구해서 양일간을 간 것인가?
- I.O.I 공연은 광탈이었고, 아이유 공연 역시 1층 표가 아니면 의미 없어서 포기했었던 상태다. 심지어 S.E.S. 는 예매 시기를 놓쳤었지. 그 와중에 운이 좋아서, 2주나 지나서 들어간 그날 그 시간에 갑자기 취소표가 풀려서 서둘러 예매를 했다.
黃: 콘서트가 열린 곳이 '세종대학교 대양홀'이었다. 유서가 깊은 곳이다.
- 친구(S.E.S 공식 팬클럽의 이름) 1기 창단식의 그곳이지. 우리는 못 가봤던 곳이기도 하고, 20주년 공연과 앨범의 재결합 장소로 당연히 의미 있는 곳을 골랐다고 생각한다. SM에서 기대 이상으로 신경을 많이 쓴 게 티가 났다.
黃: 나 역시 "같은 소속 가수였던" 의리가 아닌 "같은 소속사여서 고마웠다는" 의리의 느낌을 받았다.
- SM의 입장에서 보면 본의 아니게 떠나보낸 아이들이니까, 아무래도 H.O.T. 와 더불어 제대로 지금의 SM을 있게 해 준 토양이기도 하고 특히나 지금의 걸그룹이라고 불리는 아이돌의 표본이었지.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게 소녀시대겠지만 그 소녀시대의 워너비였던게 S.E.S. 였으니까.
黃: 그렇지. 요즘 아이돌은 스포츠로 말하자면 키즈(Kids)의 개념이 아닌가 한다. 박세리 키즈, 박찬호 키즈, 김연아 키즈 같은...
- 적절한 비유다.
黃: 그래 그 공연장에 들어갈 때의 기분이 어떻던가.
- 공연장이야 어딜 같은 똑같으나, 그 느낌이 달랐다. 나 같이 해체한 지 14년이나 지난 그룹의 팬이 아직 많았구나 하며, 큰 현수막의 공연장 앞에서도, 줄을 서서 굿즈를 사고 있으면서도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黃: 무한도전의 '토토가' '젝키'편만 보더라도 울컥하는데 이해가 간다. 예전 지방에서 직접 공연을 보러 가지 못했던, 옛 생각도 나겠다.
- 당시에 고3이었는데,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그녀들을 잘 보지 못하니 창단식이라도 보겠다고 서울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당시에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팬도 있었는데 우리는 그저 비디오 녹화 버튼 앞에서만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이 가장 빠져 지냈던 기간이었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黃: 나 같은 경우는 너무 현실감이 떨어지니까 그냥 만화 캐릭터 같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느낌을 받으면서 점차 관심을 잃은 것 같다.
- 반대로 나는 그때 아쉬움이 남아서 내가 요즘도 이러는 거 같기도 하고, 뭐든 지겨울 때까지 해봐야 뒤에 미련이 안 남는데 말이지. 그 후로 군대 훈련소에서 해체 소식을 들었다. 게다가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해체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새삼 뭔가 미련이 남긴 하더라.
黃: 하지만 오히려 그런 팬들이 지금까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첫사랑에 말 한번 못 꺼내본 사람들이 첫사랑을 기억하지 않느냐. 늘 선망의 대상이었기에 지금도 계속 첫사랑이듯이.
- 맞는 말이다.
黃: 콘서트는 좀 어땠나?
- 준비 잘해줬더라. 무대 세트부터 뭔가 준비한 티가 났었다.
黃: 그냥 추억의 장소만 대여한 정도가 아니었군. 게다가 대학교 안의 홀이면 장소도 협소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 거창하진 않지만 예쁘고 필요한 만큼은 다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무대였다. 노래에 맞춰 백 그라운드 영상도 적절히 준비했고, 특히 중간의 브레이크 타임마다 영상을 틀어줬는데 제대로 드라마 타이즈로 만들었더라. 우리 같은 과거의 팬을 주인공으로 해서 학창 시절과 추억을 곱씹는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내용의...
黃: 앨범 중간에 나오는 인터루드(Interlude) 같은?
- 그렇지. 또한 공연에서의 신곡도 앨범 수록곡 한 곡을 빼고는 모두 불러주었다. 물론 기존의 곡들이 최고의 호응을 얻기는 했지만, 게다가 두 번 다시 못 볼 거라 생각했던 '너를 사랑해'가 나오는데 기분이 묘했다. 몇 번을 보다가 뜬금없는 타이밍에 울컥하기도 하고 말이지.
黃: 바다는 뮤지컬이나 최근 '불후의 명곡'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현역 가수지만, 나머지 둘은 다른 행보를 걸어와 많은 공백기가 있었다. 기량은 좀 어떻던가.
- 바느님(바다)이야 쭉 해와서 당연히 현역이고, 문제는 10년을 넘게 쉬었던 나머지 둘인데 연습을 열심히 한 모양이더라. 다만 공백이 느껴지는 게 안무의 동작은 맞는데 누구 하나는 방향이 반대 편인 그런 식의 작은 실수들이 시간이 느껴지긴 하더라. 하지만 그만큼 쉬었는데 그 정도 한 거면 대단했다고 평가할만했다.
黃: 두 번의 콘서트를 모두 갔었지?
- 그렇다. 두 날의 반응이 조금 달랐다. 처음은 다들 감격에 젖어서 보다가 끝났다면, 둘째 날은 같이 신년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있어서 인지 느낌상 코어 팬들도 많이 온 것 같았고 호응과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좀 더 좋더라. 마지막 1시간은 거의 일어서서 봤었다. 아 그리고 일어서서 춤을 추시는 분들도 있었다. 물론 남자...
黃: 팬뿐 아니라 가수들도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다들 방송까지 은퇴한 것은 아니지만 또 예전의 팀으로 뭉친다는 것.
- 가수들도 여러 번 울컥했다. 바다는 'Love' 앞부분 애드리브를 울컥하느라 놓쳤는데, 심지어 그게 둘째 날 초반에 부르는 노래임에도 울컥했는지 제대로 못해서 나중에 팬들이 다시 시켰던 게 기억이 난다.
黃: 캐미가 좋았던 그룹이고, 바다가 하고 있던 그린하트 바자회 등의 행사에서도 자주 뭉쳤던 그녀들이기에 이 콘서트가 단기 이벤트성으로 끝날 거 같지는 않다. 후의 전망은 어떤가. 디지털 싱글이나 연말에는 정기적인 콘서트를 하지 않을까?
- 가능하지 싶다. 어차피 유니세프랑 연계해서 돈을 바라고 하는 공연도 아니었고, 규모가 크진 않더라도 팬들과 함께 하는 거에 의미를 둔다면 말이다. 물론 그 바자회를 연말 공연으로 바꿔서 계속 갈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셋이 워낙 서로 친하기 때문에 언젠간 또 뭉칠 거라고 팬들이 믿고 있다.
黃: 오늘도 긴 이야기 감사하다. 끝으로 할 말이 있다면?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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