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흑인 혼혈 야구선수 다큐 '베이스볼 하모니', 美 에미상 후보 올라
- 황색문화/영화
- 2025. 5. 20.
한국 최초의 흑인 혼혈 야구선수 김영도 씨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가 미국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동아대학교는 18일 이 작품이 미국국립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NATAS) 퍼시픽사우스웨스트(PSW) 지부에서 다양성 부문(DEI)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에미상 시상식은 6월 21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예정이며, 작품을 연출한 홍지영 감독(Amy Hutchinson)과 김영도 씨 가족이 현지에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홍 감독은 김영도 선생님과 그 가족의 상처와 화해, 그리고 사랑의 회복 과정을 통해 더 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후속작에서도 이 감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는 한국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태어난 한 흑인 혼혈 소년이 야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고, 또 미국 사회 속에서 가족을 위해 다시 삶을 일궈가는 모습을 조명한다. 특히 동아대 야구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김 씨의 시절과, 체육교사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던 한국에서의 삶, 그리고 차별을 딛고 이민자로서 다시 일어선 미국에서의 여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950년 부산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영도 씨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유년 시절부터 냉대와 차별에 시달렸다. 하지만 1968년 동아대에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하며 '그라운드의 와일드 가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중심 타자로 맹활약했다. 졸업 후에는 대신중학교에서 체육교사 겸 야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며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이끌었고, 훗날 프로 지도자가 되는 제자들도 다수 배출했다.
그러나 그를 향한 인종적 편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1987년,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그렇게 야구를 가슴에 묻고 평범한 아버지로 살아가던 김씨는 홍 감독의 카메라 앞에서 오랜만에 유년 시절을 꺼냈고, 야구 이야기를 하며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이번 다큐에는 김씨가 오랜만에 모교 동아대를 찾아 캠퍼스와 야구부 훈련장을 둘러보며 추억을 되새기는 장면도 담겼다. 동아대는 지난해 1월 특별 상영회를 열어 김 씨의 사연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현재 홍 감독은 김 씨의 미국 정착기와 가족 이야기를 담은 후속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김 씨와 그의 자녀들은 보다 정확한 혈통 규명을 위해 DNA 검사도 마친 상태이며, 미국에서의 삶과 친가 가족들과의 재회 과정이 새로운 이야기로 펼쳐질 예정이다. 야구라는 하나의 공을 매개로, 전쟁과 차별, 눈물과 화해를 넘나든 김영도 씨의 인생은 단순한 개인사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현대사의 그림자와, 그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한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비추는 '하모니'이자, 진한 울림을 남긴다.
ⓒ 황색언론 (yellow_news@naver.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색문화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거운 녀석들 (2007) (0) | 2019.03.27 |
---|---|
실사화의 늪에서 길을 잃다. 下 (0) | 2019.03.09 |
실사화의 늪에서 길을 잃다. 上 (1) | 2019.02.26 |
흔적 없는 삶 (2018) (1) | 2019.01.11 |
위클리 조태석 1월 1주 (0) | 2019.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