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암흑기의 추억: 외전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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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아니다. 어쩌면 롯데 자이언츠라는 구단 자체가 암흑기의 가장 큰 원인일수도 있다. 고금동서(古今東西)부터 롯데 구단은 짠돌이로 유명했고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틀어지거나 협상이 까다롭다고 생각되면 곧 트레이드로 보내버린 전적이 너무 많다. 오죽하면 '껌팔이XX' 들이 야구하니 돈도 안 쓴다는 소리까지 부산 시민들 사이에 돌았을까.

 


 

롯데 자이언츠

 

당장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라는 그 최동원도 선수협 참여로 보복성 트레이드를 당한 전적이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그 누구라도 보내버릴 수 있다는 소리인데 아무리 기업에서 운영하는 구단이고 연봉을 받고 뛰는 게 선수라지만 롯데의 경우엔 도가 지나친 경우가 많다. 물론 돈이 없다면 지금 당장 퍼펙트 타자라는 마이크 트라웃도 이름 모를 마이너리거와 현금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고 클리블랜드 벤치에 앤드류 밀러가 앉아있다면 코디 앨런을 팔 수도 있다. 또한 클레이튼 커쇼가 팀분위기를 망친다면 아무런 대가 없이 방출시킬 수도 있는 것이 프로스포츠다.

 

아직도 보복성 트레이드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사진은 최동원과 김시진이다. (사진=구글)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연봉협상을 질질 끈다는 이유로 김민호를 은퇴시켰고 전준호를 현대로 보내버렸으며, 선수협 건으로 얽힌 최동원, 김용철, 마해영을 모두 보복성 트레이드를 해버린다. 당장 롯데의 혼이자 프로야구 최고의 2루수로 칭송받는 박정태조차도 2003년 FA협상이 난항을 겪고 제시했던 염가 헐값계약에 사인하지 않자 괘씸죄 명목으로 구단측의 언론플레이와 계약포기라며 보도자료를 돌리는 행각때문에 강제로 FA 미아가 되어 은퇴할뻔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당시에 그렇게까지 롯데 자이언츠가 소위 '쪼들리는' 구단도 아니었고 상기의 선수들 모두 팀의 주축이자 역사였던 선수들이었다. 이는 단순히 전력보강을 위한 트레이드가 아닌 그저 팀의 역사를 팔아넘기는 행위일 뿐이며 당장 선수 한 두명이 아닌 여러 선수가 그렇게까지 항의하고 계약조건에 동의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

 

가까운 예로 2014년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CCTV 사건을 참고해보자. 이는 롯데 자이언츠만의 문제가 아닌 프로야구 역사상 최악의 흑역사 중 하나로 단순히 프런트가 아닌 구단의 사장 지시로 사장의 주도하에 원정 숙소에서 CCTV로 선수들을 사찰하고 사찰자료를 바탕으로 프런트 라인에 있는 코치들을 압박해 선수들의 행동에 제재를 가하고 있었던 범법 행위이자 인권 침해였다. 게다가 현장에 대해 그렇게까지 알지도 못하는 구단 고위층이 선수단 구성과 팀 경기운영의 다방면에 개입을 하는 처사를 보였는데, 그렇게 개입해서 책임진 적이 몇이나 있었단 말인가?

 

당시 롯데 자이언츠 CCTV사건은 롯데 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반으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진=구글)

 

감독의 지휘권을 침해하고 그런 식의 프런트 개입을 거부한 감독의 팔다리를 다 잘라놓으니 감독은 감독대로 지휘가 안되고 선수는 선수대로 감독 의중과 전혀 다른 작전에 허덕이며 성적은 내려갔고 그에 항의한 노장 장성호는 강제로 재활군행으로 내려가 거의 강요된 은퇴를 했다가 KT에 입단해서야 겨우 다시 복귀했다. 어느 해설위원이 말한 것처럼, 그라운드엔 양복 빼입은 인간들이 들어와서는 안되고 들어와서도 잘 꾸려나갈 거라는 보장은 없다. 최소한 야구는 그라운드에서 유니폼 입고 하는 운동이지 양복 입고 하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라고 팀에 대한 애정이 그렇게 넘쳐나겠는가.

 

역사적으로 롯데 자이언츠 출신 FA 선수들은 대부분 롯데에 잔류하기보다는 요 근래 대다수가 롯데를 벗어나서 다른 구단과 계약하거나 FA 미아를 택했다. 최근에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 두산의 장원준, KT의 황재균을 필두로 그 전의 김주찬과 임경완, 김사율, 박기혁의 경우엔 오히려 롯데에 있던 시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고 가장 최근엔 최준석까지도 맹타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당시 현대 유니콘스가 큰 손이라고 했어도, 2002년 전준호와 박정태의 몸값은 거의 3배차이가 났다. (사진=구글)

 

잔류한 FA선수를 꼽아보자면 강상수, 가득염, 박정태, 손민한, 최기문 등이 있는데 강상수의 경우엔 3년 4억이라는 염가 계약이었고, 다음해의 가득염 역시 3년 5억 6천만원에 사인을 한다. 동시기 박정태조차 2년 4억을 제시받아 계약을 거부하자 강제로 은퇴시키려다 야구팬들 전체의 압박에 못 이겨 2년 6억에 다시 사인하기도 했다. 2002년의 전준호는 아무리 현대가 당시 재계 수위권이라지만 이적생으로 3년 12억에 사인을 했다는 걸 감안하면 과연 이게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제시하는 계약인지 노예에게 제시하는 계약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당장 자기 밥그릇이 위협당하고 팀내 분위기는 프런트에서 미주알고주알 쌍지팡이 짚고, 감독은 지휘권을 상실한 채로 식물 감독으로 자리만 지키고 앉아있는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혼란한 팀 분위기에 조쉬 린드블럼의 두산행에서 보여지듯 가족을 중히 여기는 선수에게 재계약 관련해서 윽박지르고 거짓말을 하다 들통이 나자 아픈 딸 관련 언플을 시도했고, 결국 비난만 받는 그런 인간 이하의 족속들을 프런트에 단장이라고 앉혀놓았으니 과연 현재 롯데의 신인 선수들이나 FA를 앞둔 선수들, 아직 어린 선수들은 대체 구단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롯데 암흑기의 추억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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