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정상수 2부
- 인터뷰
- 2018. 1. 8.
황색언론 (이하 黃): 본격적인 음악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 네.
黃: 쇼미더머니에서 정상수라는 본명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앨범을 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유명한 앨범은 '달이 뜨면(광대)'와 '명사수'가 수록된 'Color Glasses'아닌가.
- 'Color Glasses'는 저의 첫 솔로 싱글 앨범입니다. 저의 인트로곡 격인 '명사수'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타이틀곡은 쇼미더머니3 때 했던 '달이 뜨면'이 수록되어 있고, 실은 세 번째 트랙인 '절대 안 놓쳐' 역시 저의 믿음을 표현한 신앙적인 노래입니다.
黃: 그러고 보니 앞선 두 트랙이 유명해서 절대 안 놓쳐는 들어보지 못했다.
- 네. 하나님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절대로 놓지 않으신다는 의미입니다.
黃: 그야말로 holy 한 바이브다.
- 하나님을 믿는 마음으로 랩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절대 안 놓쳐'는 가사뿐 아니라 비트도 제가 만들어서 더 의미가 있는 노래입니다. (웃음)
黃: 그다음에 나오는 싱글이 '부산을 대표해'라는 노래다.
- 네. 두 번째 싱글에는 타이틀곡인 '부산을 대표해'와 '명사수 (Grand Mix)'를 비롯해 기존의 명사수와 달이 뜨면의 믹스 버전이 있습니다. '부산을 대표해'는 제가 부산 출신이고 부산에서 힙합 음악을 해오던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표현한 곡입니다. 부산 사람이서 자랑스럽고, 부산 힙합이라서 자랑스럽다는 곡입니다. 또한 명사수 Grand Mix는 기존의 명사수의 곡을 사우스타운의 여성 작곡가 메리 제이(Marry J)님께서 음악을 선사해주시면서 명사수의 새로운 버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원곡보다 이 곡을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명사수 Grand Mix 버전으로 들어달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웃음)
黃: 달이 뜨면 어쿠스틱도 상당히 반응이 괜찮았다.
- 달이 뜨면 어쿠스틱은 달이 뜨면 후렴구를 사우스타운 여성 보컬 에스텔(Estell) 님께서 불러주셨고 비트를 어쿠스틱 한 기타 사운드로 만들어 본 버전입니다.
黃: 아 그 버전은 유튜브로도 본 기억이 있다. 좋았었다. 덧붙여서 하나만 더 질문하자. '부산을 대표해'라는 곡 소개가 나온 김에 정상수에게 부산의 의미란 무엇인가.
- 저는 부산 사람입니다. 부산에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나왔습니다. 부산을 사랑하고 부산은 항상 제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지에 있으면서도 각종 매체에서 부산에서 안 좋은 사건들이 일어나면 늘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픕니다. 부산을 정말 사랑하고 늘 생각합니다. 부산과 부산 시민 여러분들이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黃: 좋다. 부산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다음 싱글은 '비트 위를 걷네'를 거쳐서 2016년 3월 2일에 'Hiphop Style Rap'이 나왔다. 이 랩의 벌스(Verse)들을 다른 많은 매체에서 부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 힙합 스타일 랩(Hiphop Style Rap)은 제가 애착을 많이 갖고 있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 가운데서 힙합 스타일 랩을 좋아해 주시는 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힙합 스타일 랩은 말 그대로 정상수의 힙합, 정상수의 스타일, 정상수의 랩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黃: "이게 딱 내다"하는...
- 네. 이렇게 랩 하는 게 내 스타일이고, 이게 내 힙합이고 이게 나의 랩이다. 아무튼 힙합 스타일 랩은 저도 자주 듣고는 합니다. 이건 좀 민망하네요 (웃음)
黃: 그다음이 'REAL HIPHOP'이라는 앨범 타이틀과 동일한 싱글 컷이고 이게 현재 음원에서 들을 수 있는 정상수 솔로에서는 마지막 곡이다. 어떤 곡인가.
- 붑뱁(Boop Bap)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원래 제가 하려던 음악이 KRS-One같이 붐뱁 힙합이었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저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 색깔이라고 늘 믿어왔습니다. 가장 먼저 녹음한 곡은 제일 마지막 트랙 '네 박자 위에서'입니다. 제가 일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집에 가는 길에 누가 인사를 해서 알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비트메이커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비트를 받고 괜찮아서 가사를 쓰고 키네틱 플로우(Kinetic Flow)의 ULT의 작업실에서 녹음을 했습니다. 그 후에 위한샘 위한별 작업실에서 'REAL HIPHOP'을 녹음했습니다. 'REAL HIPHOP'의 비트는 소속사 사우스타운 대표 오중수 형님이 쓰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홍대 녹음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곡이 'Walk The Street'입니다. 세 곡 다 힙합, 스트릿의 주제로 랩을 썼습니다.
黃: 부산에서 일산으로 올라온 정상수의 첫 노래이기도 하겠다.
- 네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이번 싱글 'REAL HIPHOP'은 제가 하고 싶은 붐뱁을 기반으로 한 랩이기 때문에 저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고 애착이 많이 있는 앨범입니다.
黃: 여기서 하나 붐뱁이 나온 김에 하나 짚고 넘어가자. 붐뱁. 정상수의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랩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다. 올드스쿨 하고 하나의 라임만 고집하거나 혹은 시적으로 쓰는 방식들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 저는 요즘 래퍼들이 비슷비슷한 플로우나 빠른 랩, 3 연음 플로우 다 비슷비슷하게 현란하고 화려한 랩 스킬을 구사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느낍니다. 다 랩을 테크닉적으로 화려하게 잘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랩은 다양하고 개성을 중요시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라는 기준 자체가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랩을 빠르게도 할 수 있고 느리게도 할 수 있는 겁니다만, 요즘 래퍼들은 대부분 빠르고 화려하고 변칙이 많은 랩을 하려고 하니까 오히려 저는 반골 기질처럼 반감이 생기는 겁니다.
黃: 올드한 것도 하나의 스타일이지 이게 지루하거나 올드하다는 게 아니라는 말이군.
- 그런 랩을 하는 래퍼는 대한민국에 한 두명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디기리의 랩이 화려하거나 변화무쌍하진 않지만 굉장히 훌륭한 랩이라고 생각하고, 각자 자신의 고유한 색깔과 스타일 철학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랩을 무조건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저도 아직 저의 랩을 찾아가고 발견해가는 과정 중에 있는 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더 현란하고 테크니컬 하게 랩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쓴 랩들을 저는 매우 만족스럽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라임만 고수하는 방식도 랩에 이름을 계속 넣는 방식도 다 제가 마음에 들어서 한 작업이기 때문에 누가 뭐라 한들 신경 안 씁니다.
黃: 좋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충분히 정상수의 랩에 자부심이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 네. 감사합니다.
黃: 이제 거의 인터뷰의 막바지다. 정상수 하면 솔직히 음악보다 많은 논란을 달고 다니는 게 사실이다. 너무 과한 질문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겠다.
- 괜찮습니다.
黃: 첫 번째는 모두 뭉뚱그려 물어보자. 음주로 의한 폭행, 음주 운전 등 음주에 관한 사건사고가 연속으로 세 번이 터졌다. 그 후로 정상수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은 더욱 커지고 많아졌다.
- 네. 그랬습니다. 일단 그때 당시 제가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있던 시기였습니다. 부산에서 일산으로 올라왔는데 올라오고 나서 계속 술자리가 생기고 매일매일이 연락들이 모두 술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매일 밤에 나가서 술을 먹고 아침에 들어고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심심이 피폐하고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黃: 게다가 부산에서 보다는 아무래도 서울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는 건 사실이다.
- 네. 연거푸 거듭해서 밤에 나가서 술을 마시다 보니 저도 멘탈이 불안정해지고 예민해지더라고요.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에도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고, 특히나 술 취한 사람들이 장난 비슷하게 사진 찍어달라는 말은 더욱 짜증이 나고 싫었습니다.
黃: 그 상황은 이해한다. 정상수의 쇼미더머니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우승자로 승리한 모습이라기보다는 그냥 이름만 유명해진 상태에서 장난 비슷하게 시비 거는 모습들은 나도 함께 술자리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그런 상황에서 사고가 터진 것인가.
- 네 맞습니다. 그때는 정말 힘든 시기였고 불안정하고 피폐하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그렇게 연달아 사건사고가 세 번이 터지고 그 후로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회복을 하면서 성경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찬양을 들으면서 회복하려고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黃: 술에 대한 논란을 알겠다. 혹시 힙합 전문 모 사이트에서 인터뷰 본적 있는가. 오사마리 크루의 인터뷰 말이다.
- 네 그것은 제가 정말 모두 잘못을 했다고 밖엔 다른 변명이 없습니다. 제가 잘못한 거는 사과를 하고 다음부터 안 그러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黃: 알겠다. 또 하나가 더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옹호하는 SNS 글 같은 건.
- 그 상황은 사람들이 너무 현직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비방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글을 썼습니다.
黃: 그렇다면 그 원색적 비난을 옹호한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한 게 아니라.
- 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한게 아닙니다. 지금 사회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잘 되거나 높은 위치에 올라가면 그 사람 과거를 탈탈 털어내서 없던 잘못도 만들어내고 과거에 타블로의 타진요 사건도 그렇고 여러 가지 사람들의 그런 행태가 너무 보기 싫고 추잡해 보여서 그렇게 글을 올린 겁니다.
黃: 어떻게 보면 정상수 본인이 직접 느낀 상황 같기도 했다는 건가.
- 어떤 셀럽이든 표적이 되면 온갖 악성 댓글로 공격하고, 죄 없는 가족까지 들먹이고 현재 사회의 이러한 풍조는 정말 너무 싫고 추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요즘 너무 부정적이고 서로에 대한 Hate의 감정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黃: 오케이. 알겠다. 그 논란은 여기까지 듣겠다. 주제를 바꿔서 길거리에서 정상수를 봤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길거리에서 걷다가도 마주치지만 거리에서 랩을 하는 모습을 봤다는 사람도 많다. 거리에서 버스킹을 딱 준비하고 하는 게 아닌 무작정 길거리에서 랩을 하는 이유가 있는가. 호불호가 강해서 정상수가 힙합을 즐긴다는 말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길에서 하는게 과한 게 아닌가 하는 말도 있다.
- 음악을 듣다가 흥에 취해서 저도 모르게 그럴 때가 있긴 합니다만, 요즘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트릿에서 즉흥적으로 하는 것도 힙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그렇게 하면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우리나라에서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 같습니다.
黃: 그건 맞다. 이제 황색언론이 뮤지션들에게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이 있다. 내 노래. 정상수의 노래가 어디에서 나올 때 가장 기분이 좋을 것 같나.
- 당연히 힙합 클럽입니다. (웃음). 하지만 클럽도 좋지만 그냥 사람들이 앉아서 오순도순 술 먹고 있는 주점이나 포차에서 나오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黃: 정상수 다운 답변이다. 진짜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정상수의 계획이 궁금하다.
- 솔직하게 말하면 요즘 음악이나 가사적인 영감이 예전만큼보다는 고갈되어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게 떠오르면 또 곡을 만들어서 발표하고 싶지만 무언가 음악적인 신선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도 말했듯이 회사에서 일을 해보려고 하는 것도 음악이나 문화 공연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영감을 받아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더욱더 정상수다운 랩과 음악을 들려주면서 그와 더불어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黃: 좋다. 본지도 정상수를 응원하도록 하겠다. 긴 인터뷰 너무 수고 많았고 마지막 인사 부탁드린다.
- 인터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고민하고 도전하는 정상수가 되도록 늘 힘쓰겠습니다.
黃: 좋다. 여기서 인터뷰 끝내자 수고 많았다.
-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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