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앙 그리즈만의 인종차별, 결국 바르샤도 버리나
- 황색스포츠/축구
- 2021. 7. 17.
스페인 축구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는 오랜 기간 유니폼에 메인 스폰서를 붙이지 않는 구단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2007-08 시즌을 맞이해 창단 106년 만에 유니세프 메인 스폰서를 달게 되었다. 물론 유니세프의 로고는 금액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아동기금에 5년간 매년 18억 원 상당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013-14 시즌에 카타르 항공으로, 그리고 2017-18 시즌부터 카타르 항공과 계약이 끝나고 일본 기업 라쿠텐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라쿠텐과의 계약에 따른 2019년 일본 투어를 가지게 된다. 당시 첼시와 함께 바르샤의 레전드 안드레 이니에스타가 소속되어 있고 같은 라쿠텐의 지원을 받고 있는 빗셀 고베를 상대하는 여정이었다. 이때 그리즈만은 동양인들의 발음을 흉내 내며 조롱하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하고,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일명 '아시안 페이스'를 따라 하는 모습이 영상에 잡혀 논란이 되었다.
특히나 포켓몬 GO 서비스 당시 자신의 경기 사진에 피카추를 합성해 넣으며 좋아하기도 하고, 코나미에서 선물 받은 유희왕 카드를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면서 이 인연으로 코나미와 공식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던 소위 '일본 오타쿠' 기질이 있던 그리즈만이기에 충격이 컸다. 하지만 공개 영상이 아니었기에 이 일이 잠시 묻히는 듯하다가 이번 7월 3일 바르셀로나 투어로 일본에 머물던 그가 또 한 번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위의 영상이 다시금 화제가 되었다.
2021년 7월 3일 새벽에 일본에 머물러 같은 바르샤 동료이자 프랑스 국대 동료인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숙소에서 일본인 TV기사를 부르면서 사건이 시작되었다. 먼저 뎀벨레가 "역겨운 면상", "위닝(위닝일레븐)을 하려고 저런 역겨운 면상을 봐야 하다니 화가 난다", "이런 나라가 뭐가 잘났냐" 등의 심각한 인종차별 언행을 쏟아내는 영상이 유출된 것이다. 여기에서 그리즈만 역시 언행을 하진 않았어도 웃으면서 계속 동조해주었다.
특히나 일본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일본 게임인 위닝일레븐을 하기 위해 현지인 설치기사를 부르면서 이와 같은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에서 어이가 없으며 최근 흑인 차별로 인한 분노에 비해 아시아인들의 차별은 부각되지 않는다는 사회 현상까지 함께 폭발한 상황이다. 처음에는 오역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었으나 프랑스어 구사자와 현지인들의 검증까지 내용을 확신하면서 확실한 만행임이 드러났다.
다음 날인 7월 5일 두 선수는 자신의 SNS에서 해당 행동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일본인에 대한 조롱임에도 프랑스어로만 작성한 점 등에서 진정성이 부족해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다음날인 7월 6일 바르샤의 메인 스폰서인 라쿠텐의 CEO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 두 선수의 차별적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바르샤 철학에 맞다고 생각해 후원을 해왔으나 이런 발언은 어떤 이유에서도 허용되지 못하고 정식으로 항의할 것이며 견해를 구할 것이라 엄중 경고를 했다. 이어서 그동안 바르샤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고 있던 코나미 역시 그리즈만의 유희왕 앰버서더직을 박탈했다며 정식적으로 발표했다.
결국 바르샤가 칼을 빼들었다. AT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사울 니게스와 트레이드 성사에 거의 가까워졌다고 전한 것이다.
바르샤는 메인 스폰서 라쿠텐의 심기를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프리메라리가의 일명 '비율형 연봉 상한제' 역시 바르샤는 110%로 초과한 상태로 팀의 고연봉자인 사무엘 움티티, 펠리페 쿠티뉴, 미랄렘 피아니치 같은 선수의 방출과 함께 이번에 말썽을 피운 그리즈만도 해당 선수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스페인 매체에 따르면 그리즈만의 방출로 6~7,000만 유로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멤피스 데파이를 영입하게 되면서 해당 포지션의 선수의 공백도 문제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문제는 트레이드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계속 될 전망이다. 바르샤 이적 당시에 AT 마드리드와의 불화가 만만치 않은 것인데, 2017-18 시즌 선수 영입 불가설을 받고 AT 마드리드가 약해질 위기에 처해지며 주축 선수들이 떠나자 자신만은 "팀이 어려울 때 떠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며 의리남 수식어가 붙는 듯했으나, 당장 2019년부터 바르샤와 사전 접촉이 드러났고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까지 나설 정도로 진통을 겪으며 이적을 하게 된 것이다. 과연 어느 팀에도 발 붙일 수 없는 그리즈만의 다음 시즌 팀은 어디가 될지 많은 해외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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