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브레인차일드 (BRAIN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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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이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영상들이 올라오기에 구경을 하던 도중 2주 전 썸네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즈원을 사랑한 예술가', 내용은 아이즈원의 팬인 작가가 전시회를 열었고 그 갤러리에 찾아가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팬심을 나타낸 분들이 많지만 미술 작품 활동으로 덕질을 드러내는 분은 드물었기에 서둘러 인터뷰를 요청드렸고 다행히 응해주셨다. DJ이자 화가로도 활동하고 계시는 브레인차일드에 대한 이야기와 아이즈원에 대한 작품 세계와 그의 덕질에 대해서도 들어볼까 한다.

 


황색언론(이하 黃): 인터뷰에 응해주신 점 감사드린다. 우선 소개부터 한번 부탁드리겠다.

 

- 안녕하세요. 전 브레인차일드(BRAINCHILD)라 하고 16년차 클럽 디제이이며, 이제 첫 전시회를 가져 4년 차 화가로 하긴 민망한 사람입니다.

 

黃: 작품으로 먼저 알게 되었는데 오히려 디제이 경력이 더 길어 놀랐다. 일단은 이름에 대해서 좀 설명해달라.

 

- 두뇌의 산물, 아이디어 같은 뜻이고요. 요즘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잘 안 쓰는 단어다 보니 뒤에 차일드 때문에 어린이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절대 뇌어린이 아닙니다. (웃음)

 

黃: 우선 오래된 디제이 경력부터 짚고 넘어가보자. 어떤 음악을 주로 하셨나.

 

- 장르를 가리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데 힙합/알앤비로 먹고살았습니다.

 

黃: 그렇게 오랜 기간 디제이를 하다가 어떤 이유로 화가의 길을 택하게 되었나.

 

- 정확히는 디제이를 관둔 건 아니고 코로나로 인해 1년 넘게 강제폐업 중입니다. 화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제가 무언가를 표현하는 창구가 하나 더 늘었다는 말이 맞겠네요. 즉 디제잉이라는 일종의 2차 창작 및 연주에서 순수 창작이라는 방법까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그래서 전시 때도 본명보다는 닉네임(브레인차일드)을 그대로 차용했고요.

 

브레인차일드(BRAINCHILD) (모든 작품과 사진 = 본인제공)

 

黃: 그야말로 브레인차일드라는 이름으로 종합예술을 하고 있다 생각하면 되겠는가. 어느 정도 이력은 알았으니 바로 아이즈원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 네네 좋습니다. 나의 세상 나의 빛.

 

黃: 우선은 입덕 시기와 계기가 궁금하다. 데뷔 전 프로듀스 48이나 데뷔 초의 모습을 보고 입덕에 시작하는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은근히 다양한 루트로 팬이 되더라.

 

- 일단 저는 제 나이 또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아이돌로 대표되는 케이팝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음악적으로 별로라던가 회사가 만든 인형이라던가 그런 거요. (웃음) 사실 케이팝은 블랙핑크 데뷔 전에 사진을 보고 이 친구들은 뭔가 있겠다는 느낌에 먼저 시작 했습니다.

 

黃: 대략 2016년 정도에 아이돌의 세계로 입덕을 하게 되었군.

 

- 네 맞네요. 그러다 케이팝을 많이 듣는 친구에게 아이즈원을 소개받게 되었는데, 당시 원영이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아니 도대체 저렇게 어린아이가 저런 무대 매너라니' 하는 생각에 말이죠.

 

黃: 모든 기록을 통틀어 최연소까지는 아니라도, 2004년생이 센터를 맡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 네. 직업병처럼 음악은 어떤지 들어보자고 하고 1번 트랙인 '아름다운 색'을 듣는데 거기서 쌈무(채원)랑 은비 파트를 듣자마자 앨범을 구매하고 이미 정신을 차려보니 혼자 콘서트 장에 가 있더군요.

 

黃: 아이즈온미(EYES ON ME) 서울콘이었겠다.

 

- 네 저는 승리자입니다...

 

아이즈원의 첫 콘서트 아이즈온미(EYES ON ME) (사진=인벤)

 

黃: 인정한다.

 

-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리셀 없이 직접 예매에 성공해서 스탠딩으로 갔습니다. 당시에 금요일 연장이 없었다면 못 갔을 텐데 금요일 하루 더 하면서 그때 성공을 했네요. 처음에 이틀 예매 실패하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黃: 당시 반응이 워낙 좋았다. 신인 가수임에도 세트리스트와 공연 기간도 길었고 그만큼의 팬들의 성원도 많았고.

 

- 정말 가서 한번 더 놀랐던 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세트리스트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친구들이 이 짧은 기간에 그렇게 활동도 많았는데 알찬 콘서트까지 준비하다니, 그렇게 콘서트까지 다녀오니 애정이 더 깊어졌더군요. 그 뒤로 주변에 영업도 엄청하고 참 주접 맞게 살았네요. (웃음)

 

黃: 하지만 가슴 아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서울 콘서트는 티켓팅에 성공했다는 것으로도 승자지만 그 뒤의 사건들로 인해 더 의미가 있는 콘서트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지냈나.

 

- 19년 11월 말씀이시죠...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고 직업도 그렇고 참 많은 사람들과 헤어짐을 겪어봤는데 그렇게 가슴 아픈 게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그것도 직접 아는 사람도 아니고 저는 응원받는 일을 하고 성격도 그게 잘 맞는지라 제가 응원하는 사람이란 존재 자체도 신기했고 그 존재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너무 맘 아프더라고요.

 

黃: 위즈원을 만나면 자주 묻는 질문인데 그 시기에 유독 슬프게 들었던 노래가 있는가.

 

- 많은 곡들을 굉장히 좋아했고 그만큼 슬프게 들렸습니다만 저는 티저로 나왔던 피에스타의 은비 목소리와 언우밤지(본제: 언젠가 우리의 밤도 지나가겠죠)가 그렇게 슬펐습니다.

 

黃: 컴백 전의 하라메(하이라이트 메들리)를 말하는 건가.

 

- 네 맞습니다. 그 노래들이 빛도 못 보게 되는 건 아닐지 그렇게 애들이 상처 받는 건 또 아닐지.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에서 열렸던 특별기획전 '오락실' (사진=아트미디어)

 

黃: 슬픈 이야기는 잠시 접고 전시회에 대해 넘어가 보자. 어떤 전시회였나.

 

- 오락실(五樂室)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였고요. 세명의 작가와 음악, 조명까지 다섯 가지를 즐긴다는 의미로 오락실이었습니다. 제가 디제이고, 조명으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신 작가님도 디제이면서 음향, 조명 렌탈업을 하시는 분이고 관장님께서 기존에 해온 전시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직업들을 가진 아웃사이더들을 내세우고 싶으셨는 듯합니다.

 

黃: 전시한 많은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나 아이즈원에 관련된 두 작품에 포커스를 맞추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우선은 블룸(bloom)에 대한 작품부터 설명을 해달라.

 

- 좋습니다. 지난 2년 반 제 삶의 태반이 아이즈원이니까요. 블룸은 블룸아이즈 앨범 제목과 파노라마의 '깊은 어둠 속 빛나는 별처럼'에서 모티브를 따왔는데요. 코로나로 강제 백수가 되고 아이즈원까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무너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깊은 어둠 속에서도 나라는 꽃은 핀다는 주제로 작업한 작품입니다. 제가 명확한 사물을 그리기보단 추상표현을 하다 보니 꽃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지만... (웃음)

 

bloom (2021, 193cm*130cm, Acrylic on Canvas)

黃: 사실 블룸의 작품만 보고 바로 떠오른 안무가 있었다. (아래 사진 참조)

 

- 와! 역시 위즈원이시네요. 이 티저를 엄청나게 좋아했거든요. 정말 너무너무 좋아했었습니다. 꽃이라는 주제 자체가 제 삶에 이렇게 많이 등장한 시기가 전혀 없는데 아이즈원 덕분에 삶 자체가 많이 변했네요.

 

黃: 하지만 그림을 딱 보는 순간 참 위즈원이라 느꼈던 작품은 역시나 피에스타(fiesta)였다.

 

- 피에스타... (웃음)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까 저희가 하던 이야기의 연장입니다만 '그 시기'를 겪고 기어코 돌아와 뒤늦게 공개된 피에스타의 무대를 보고 정말 너무 감탄했습니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눈에 훤하더라고요. 곡 자체도 브라스 소리가 조금 거슬릴 만큼 강하긴 해도 피에스타라는 제목에 걸맞은 화려한 사운드라, 물론 파노라마로 한번 더 충격에 빠지게 되긴 했지만 힘든 기억이 살아나서 인지 가장 좋아하고 많이 들은 게 피에스타입니다.

 

fiesta (2021, 162cm*130cm, Acrylic on Canvas)

黃: 나도 개인적으로 아이즈원의 대표곡을 설문조사한 적이 있는데 많은 팬분들이 피에스타를 선택하시더라.

 

- 언젠가 꽃 시리즈나 멤버별 대표색 등 아이즈원을 주제로 작업하고 싶었는데 새 캔버스를 펼쳐놓고 보니 날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피에스타를 반복으로 돌려놓고서는 그렸습니다.

 

黃: 피에스타를 보며 느낀 점은 멤버들의 12색도 좋지만 맨 위가 금빛으로 빛났던 게 너무 좋았다.

 

- 그 부분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인데 알아봐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냥 금칠이 아니라 흩날리게 표현하느라 붓질을 세개해서 어깨에 오십견 오는 줄 알았는데, 피에스타라는 주제와 아이들의 무대에 흩날리는 꽃가루 등을 생각하며 화려함의 마침표로서 금색을 썼습니다.

 

黃: 혹시 다음에도 아이즈원을 주제로 작품을 할 생각이 있는가.

 

- 기회가 닿으면 멤버별로 대표색으로 작업해서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습작처럼 하다 보니 멤버별 작품은 아직 못했네요. 그리고 원래 파노라마를 주제로 가로로 눕힌 작업을 연작으로 해서 무언가 하려 했는데 콘서트를 보고 나니 머릿속에 평행우주 밖에 안남네요. 아마 이번에도 가사에서 모티브를 따올 것 같습니다.

 

"콘서트를 보고 나니 (다음작품 주제로) 머릿속에 평행우주 밖에 안남네요."

黃: 덕질을 시작하고 그로 인해 바뀐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

 

- 일단 케이팝이라 불리는 아이돌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생겼습니다. 직업상 주로 미국 음악을 주로 듣고 틀어왔는데 우리나라 음악과 프로모션 수준이 이렇게나 높이 올라왔다는 점에 대해서 자주 놀랍니다. 거기에 아까 언급했던 꽃이나 착한, 귀여운과 같은 단어가 저와는 어울리지 않은 주제들인데 거기에 대한 관심과 생각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영업을 열심히 하다 보니 욕을 하거나 화를 낸다거나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도 주의가 늘기도 했습니다.

 

黃: 진부하지만 간단한 대답 코너로 넘어가자. 내가 제일 많이 본 직캠은?

 

- 피에스타 첫 공개 단체 직캠.

 

黃: 최근에 가장 관심이 가는 케미 조합은?

 

- 오리쌈.

 

黃: 잇힝트립에서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은?

 

- 문경.

 

黃: 긴 시간 인터뷰 하느라 수고하셨다. 마지막 한 마디 부탁한다.

 

- 언젠가 우리의 밤도 모두 지나가겠죠. 아이즈원도 위즈원도 모두 꽃 피는 그 날이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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