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 당신들은 얼마나 준비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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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출정식을 앞두고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뤘다. 상대는 에딘 제코, 미랄렘 피아니치가 있는 보스니아-헤르체코비아(이하 보스니아). 비록 월드컵 본선에는 오르지 못한 보스니아였지만 지역 예선에서 아쉽게 3위로 탈락했으며,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도 있는 만큼 한국에서 열릴 마지막 평가 상대로는 꽤 괜찮은 상대였다.

 

보스니아 전은 주장 기성용의 A매치 100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출정식전의 인터뷰에서 기성용의 첫 이야기는 사과였다. (사진=스포츠동아)

 

결과는 1대3의 패배. 전반 30분 무렵 이재성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이끈 것까지는 좋았지만 결국 터키리그 도움왕 에딘 비슈차에게 해트트릭을 헌납하면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열린 출정식에서 경기에서의 패배로 인해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의 얼굴은 어두웠다. 만원 관중에 가깝게 모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관중들도 야유는 없었지만, 환호도 없었다.

 

하프 타임때 주장 완장을 던졌다는 기성용은 어두워진 얼굴로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로 출정식의 첫 문을 열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멋진 경기를 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이 월드컵 본선에서 무엇을 바라는지 잘 알고 있다고 시작했다. 출정식이 아니라 청문회 같은 곳에서 반성문 같은 소감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의 첫 문을 열었다.

 

기대가 안 되는 월드컵

 

이번 월드컵에서 늘 따라붙는 댓글들이다. "최고로 기대가 안 되는 월드컵", "벌써 월드컵이 다가온 줄 모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20년만에 지난 월드컵에서 졸전을 벌이고 다음으로 맞는 월드컵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국민들은 수 많은 실망을 했다. 단순한 16강 탈락의 문제가 아니었다. '의리축구' 논란, 홍명보 대표팀 감독 땅투기 논란, 월드컵 이후 회식자리에서 음주가무, 골키퍼 정성룡의 SNS의 글까지 앞선 1998년 네덜란드에게 5대0으로 참패하고 돌아왔던 대표팀에게도 없었던 비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나 2002년 4강으로 시작한 월드컵 키즈들에게 당시 월드컵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당시 귀국한 대표팀에게 던진 호박엿 세례 (사진=상해한인신문)

 

이후 눈만 높을때로 높아진 국민들에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 대표팀의 아시아 지역 예선 졸전부터가 이미 고개를 돌리고 있었으며, 신태용 감독 선임이라는 소식은 축구 팬들에게 또 한번의 '인맥 축구'의 두려움까지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번에는 축구도 시작하기 전에 팬들은 지난 월드컵만을 떠올리고 있었다.

 

불 붙이는 여론

 

여론에서는 시종일관 자극하는 기사 제목만이 올라오고 있다.

 

  • 모리뉴 "한국, F조 꼴찌로 떨어질 거야" 서울신문
  • "비빔밥 위 달걀프라이 손흥민, 혼자 할 수 없다' 美 언론 OSEN
  • 차로 40분 거리인데... 한국은 안중에도 없는 독일 중앙일보

 

언론에서도 대 놓고 말한다. 우리는 약팀, 그래서 떨어질이며, 따라서 굴욕받고 있다.

 

팬들에게 그래도 기대를 해보자고 독려를 하는 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현재 최약체인 대표팀을 그저 비난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기사 안에 내용이 어떻든 상관없다. 기사 제목만 훑어보면서 안 그래도 기대 안했던 기존의 팬들은 몰려와서 동감한다는 댓글만 쓰기에 바쁘다. 아직도 평가전에서 움직임이 적었던 선수들을 비난하기만 바쁘다.

 

오늘 마지막 공개 평가전인 볼리비아 전을 마치자 손흥민의 인터뷰는 또 예상한대로였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그렇게 쏘아붙이고 냉담한 여론들에 대표팀의 재치있고 창의적인 플레이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저 실수로 인한 여론을 피하려는 굳은 움직임만이 있었다. 다행히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건 안정환 해설위원이었다. 그는 "자신감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수해도 서로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기사 제목은 우려했던 대로 나온다.

 

후배들 졸전에 탄식 "이런 경기 중계 어려워"

 

안정환 해설위원은 누구보다 선수들의 압박을 알고 있었다. (사진=네이버)

 

투쟁심이 부족한건 선수 뿐만이 아니다.

 

새로 합류한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토니 그란데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 순하게 공을 찬다고 말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도 투쟁심을 강조하면서 더 거칠고 투쟁적으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분명히 지금 자신감이 떨어져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선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지금은 투쟁심을 가져야할 선수단과 맞서 맥 없이 무기력한 현실적인 팬들만이 가득하다. 투쟁심을 가져야할 선수들은 내심 경기가 끝나면 어둡게 고개 숙이며 사과하기에 바쁘다. 스포츠에서 멘탈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하지만 이미 멘탈은 월드컵도 시작하기도 전에 냉담한 반응으로 얼어붙어 있다. 한 경기가 끝나고 나서 뒤늦게 불 붙은 응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대한민국 축구팀의 서포터즈로 투쟁심 있는 응원을 해야 할때다.

 

여러분들은 월드컵에 맞서 뜨거운 투쟁심으로 응원할 준비를 하고 있나 (사진=한국일보)

 

6월 18일 러시아 월드컵의 첫 번째 상대인 스웨덴 경기가 이제 10일 앞으로 다가왔고, 선수들은 그 경기에 맞춰 끝없는 담금질을 하며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팀을 응원을 할 여러분들은 뜨거운 투쟁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할 준비는 얼마나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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