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작가의 4.3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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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비극적인 4.3사건은 남로당 및 좌익세력이 연관되었던 터라, 오랫동안 반공을 국시로 했던 상황에서 언급 자체가 금기시 되었다.

현기영 작가는 2015년 등단 40주년을 맞아 '중단편 전집'을 창비에서 내기도 했다. 관심있는 분은 구입하셔서 읽어보시라. (사진=한겨레)

 

하지만 실제로 4.3사건에 휘말려 가족이 죽고, 집이 불타는 참변을 겪은 작가 한기영은 처음엔 4.3사건이 아닌 다른 주제를 썼다가 역사를 회피한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면서 4.3 전문 작가로 거듭난다. 특히 대표작으로 꼽히는 1979년작 '순이 삼촌'은 1960년에 나온 오영수의 단편소설 '후일담' 이후로 금기시 되던 4.3사건을 잘 조명한 작품으로 한국문학사에서도 큰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당시 해당 책은 바로 금서로 지정되고 현기영 작가도 경찰에 끌려가 고민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한겨레 인터뷰에 따르면 현기영 작가는 보안사에서 싸릿대로 맞으며 책 내용을 말하는 질문을 매일 반복해서 당해야 했다. 하지만 4.3사건 자체가 당시 세상에 알려질 경우 워낙 큰 파장과 충격을 가져올 수 있었기에 법원에서 정식 기소할 수 없어 끝내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던 웃픈 사연도 있었다.

 

그럼 과연 작가 현기영이 4.3사건에 대해 쓴 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황색언론에서 알아보자.

 


 

순이 삼촌

 

 

순이 삼촌이라 표기하지만 주인공은 우리가 아는 친척의 삼촌이 아닌, 제주 사투리로 표현할 경우 연상자를 삼촌의 변형인 '삼춘'으로 불러, 사실 '순이 삼춘'이 맞다고 한다.[각주:1] 이 소설에서 젊은 여인인 순이 촌이 4.3사건을 겪은 일과 그 후의 일들을 액자 형식으로 이야기해나가는 단편 소설이다. 특히나 순이 삼촌이 옴팡밭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지만 그 이후 PTSD[각주:2](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다가 옴팡밭에서 음독 자살한다는 씁쓸한 결말로 끝이 난다.

 

이에 생존자들의 후유증을 실감나게 다룬다는 평을 받았으며, 화자 역시 순이 삼촌의 죽음을 한달전의 자살이 아닌 30년전의 해묵은 죽음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마지막 테우리

 

 

테우리는 '소치는 사람'이라는 제주 방언이다. 테우리인 '순만 노인'의 내면과 회상을 통해 4.3사건의 기억과 상처를 어루만지면서도 감정의 절제와 탁원한 묘사와 문체를 바탕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작품에서는 학살과 관련된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마을 사람과 굴에 숨어있던 순만 노인이 군경토벌대에게 잡혀 마을사람이 있는 굴을 가리키라고 하자 다른 굴을 가리켰는데, 하필이면 거기에도 노부부와 아이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


지상의 숟가락 하나

 

 

1999년 작인 이 작품은 4.3사건 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서 흐르는 서사성과 남도의 자연의 서정성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자연과 마을을 주인공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제목인 대장간, 전깃불, 유리구슬 등의 소제목 아래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가 묶여 잇는데, 주인공 똥깅이를 비롯하여 누렁코, 웬깅이 등 어린 개구쟁이들이 사춘기 소년으로 자라날 때까지의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 안에서 4.3사건, 한국전쟁 등의 큰 사건과 함께 성장기가 잘 녹아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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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무위키 참조 [본문으로]
  2.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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