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듬뿍 일본 컬링작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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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하면 역시 여자 컬링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가장 적은 지역 1위란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촌동네였던 경상북도 의성군 출신의 대한민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자매와 친구들로 구성되었으며 공교롭게도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까지 성이 전부 김씨로 이루어져 팀 킴 (Team Kim)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예선을 1위로 돌파했었고, 극적이었던 한일전 준결승에서 국민들에게 환희를 주었고, 결승전에서는 아쉽지만 너무나도 값진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이 정도면 국민들의 인기가 없는게 더 이상할 정도 였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번 여자컬링팀의 인기는 엄청났습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꾸준히 올림픽에 나가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는데 드디어 첫 메달을 따낸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대표팀과 마찬가지로 홋카이도 키타미(北見)라는 인지도라곤 양파밖에 없는 촌동네의 자매, 친구들이 대회 내내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으며 메달을 따내고야 만 것입니다.

 

팀 로코 솔라레(Loco Solare)[각주:1]는 '스마일 재팬'이란 별명을 얻으며 미디어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귀국 후에도 많은 방송프로그램에서 섭외요청이 들어와, 그녀들의 고향인 메만베츠(女満別) 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이 생중계가 될 정도였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영미야~"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유행어가 되었다면 일본에서는 "소다네~(そだねー)" (그렇네)가 인기어가 되었습니다. 

 

이번 일본에선 일본대표팀 메달리스트들의 기념우표도 발매되었는데 남자피겨 2연패를 한 하뉴 유즈루에 이어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여자컬링팀의 인기에 더불어 일본에서는 컬링을 주제로 했던 작품들이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작품 몇 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심슨즈 (シムソンズ, 2006년)

 

처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심슨즈'입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 일본여자대표로 출전했던 '심슨즈'라는 팀의 실제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또한 영화 내용의 원작 소설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시 후지이 미나는 실제로 고등학생이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이 작품에선 반가운 얼굴이 나오는데요. 한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후지이 미나'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것이라곤 사로마 호수와 오오츠크해의 얼음바다, 그리고 '양파' 정도 밖에 없는 마을 키마시의 토코로. 하지만 얼마전부터 유명한 것이 하나 더 생겼으니 바로 '컬링'의 마을이란 것이었죠. 겨울이 되면 더더욱 할 것이 없어지는 이 동네 주민들은 남녀노소 컬링을 즐기는 것이 여가생활입니다. 이 곳에선 실제로 체육시간에 컬링을 배우며 컬링선수들이 마을의 스타가 되기도 합니다.

 

특기도 없고 딱히 장래에 대한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주인공 이토(카토 로사)는 평범한 삼을 살아가게 될 자신을 생각하며 치를 떱니다. 그러던 중 올림픽에도 출전한 마을의 스타 미소년 카토 선배가 마을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구경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카토와 마주치게 되고 혹시 컬링 경험자라면 새 컬링팀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습니다. 이토는 컬링은 체육시간밖에 해본 적이 없지만 카토 선배와 같이 할 수 있단 생각에 경험자라고 속이고 제의를 수락하고 카토가 말한 3명의 멤버를 찾아 나섭니다.

 

 

이토는 소꿉친구인 하야시다(호시이 나나세)에게 컬링을 같이 하자는 권유를 하고, 그 얘기를 엿듣고 있던 컬링 매니아 오노(타카하시 마이)가 자신도 같이 컬링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실전 경험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는 셋은 오노의 집에 모여 대충 룰을 확인 뒤 첫 훈련에 모이게 됩니다.

 

팀 이름인 심슨즈(Simsons)는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The Simpsons)에서 따온 것이다.

 

리더인 이토는 팀 이름을 'Simsons'로 정하는데 이는 우리에게도 알려진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The Simpsons)'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토가 스펠링을 착각해 'p'를 빼먹었고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알게 되지만 그냥 그대로 심슨즈를 팀명으로 쓰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현장을 가보니 미소년 카토 선배는 없고 조개잡이 어부 아저씨 오오미야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팀을 만든 이유가 마을 최고의 팀인 키타미 엔젤스에서 팀원간 불화로 이탈한 오나카(후지이 미나)가 계속 활동을 할 수 있기 위한 것이란 걸 알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까칠한 성격의 오나카와 오합지졸 초보자 세명, 그리고 카토 대신 억지로 코치를 하게 된 오오미야의 조합은 당연히 최악의 경기를 보여주었고, 그렇게 그냥 해체되는가 싶었던 심슨즈는 1점이라도 따보고 그만두자는 멤버들의 오기로 다시 연습을 시작합니다.

 

양파를 이용해 컬링연습을 한다!

 

지역 명물인 양파를 이용해 연습을 하기도 하구요. (실제 오노 역의 모티브가 되었던 오노데라 아유미 선수는 자기 집은 목장이 아니라고 불평했다고 합니다.)

 

숨은 조력자 타카마츠 프로듀서

 

홋카이도 지역방송국 피디인 고독한 미식가 타카마츠 프로듀서는 심슨즈를 결성시기부터 밀착취재하며 숨은 조력자로 활약합니다.

 

 

영화에서는 컬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룰이나 작전에 대한 설명도 잠시 하고 갑니다.

 

 

심기일전한 심슨즈는 날이 갈수록 성장해 가고, 지역 1위팀인 키타미 엔젤스와의 대결, 특히나 오나카에게 있어서는 전 팀원들과의 복수전을 위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심슨즈는 4명의 여고생들이 겪어나가게 되는 일본 특유의 청춘물 느낌이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스포츠 정신에 대한 교훈은 뻔하지만 특색있는 캐릭터와 훈훈한 내용에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치유효과가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재 일본 야후 GYAO!에서 무료 서비스중이니 일본어를 모르셔도 한번 찾아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심슨즈의 사연과 영화에서 각색한 이야기의 차이점이 있는데 실제로 이토, 하야시다, 오노 세 명은 어릴적부터 컬링을 해왔고 중학교 때 팀을 결성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토 선수는 19살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실력자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나카선수의 모티브가 된 코나카 선수는 이 셋보다 2살 연상이었다네요.

 

심슨즈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2승 7패의 기록으로 탈락하게 되지만 일본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오노 선수의 모티브인 오노데라 선수는 심슨즈 헤체 후 아오모리 팀으로 이적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도 출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요시다 유리카 선수(요시다 자매의 동생)는 12년 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리스트가 됩니다!

 

Copyright ⓒ 미노루


ⓒ 미노루

  1. 일본 홋카이도 키타미 시 토코로 연고의 일본 여성 컬링팀. 로코(Loco)는 로컬(local)과 지역명인 토로코를 의미하며, 솔라레(Solare)는 이탈리아어로 태양을 의미한다. 토코로 지역에서 태양처럼 빛을 가진 팀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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