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암흑기의 추억 ① : 응답하라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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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은 어떤 팀인가.

부산 사람들에게 있어서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은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부산 사람들이 죽고 못 사는 팀이나 전국구 인기팀이라고 단정짓기엔 너무 큰 의미가 있는 팀이다. 압도적인 강팀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모자란 팀이지만 그래도 롯데 자이언츠는 80년대 한 차례, 90년대 한 차례, 두 번의 우승경력이 있다. 하지만 그 후로 2000년대 중후반 강팀 소리를 듣기 전까지 2000년대 초의 지독한 암흑기를 벗어나야만 했고 2010년대 이후에도 어느 정도 암흑기가 존재했던 팀이다.

 

달도 차면 기울게 되는 게 세상의 섭리이고, 빛이 존재함과 동시에 어두운 면도 존재하는 게 정상인 것 처럼 남아있는 모든 추억이 다 아름답기만 한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슬픈 추억이라도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 아무런 의미도 없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지만 누군가에겐 씁쓸해도 그 자체로 추억일 수도 있는 마음 한 켠에서 조금의 안타까움이 남아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하자.

 

부산 사람들에게 있어서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은 어떤 의미일까 (사진=인스타릭스)

 


 

 응답하라 1999

 

1999년의 롯데는 정말 엄청난 팀이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롯데팬 중 그 누구도 선수들을 욕하지 않았다. 지독한 타고투저로 유명했던 1999년, 오랜 인연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용희 감독이 경질된 후 투수코치에서 감독대행을 맡던 덕장 故 김명성이 정식 감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였고 박정태를 주장으로 하여 끈끈한 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투수진에서는 슬슬 포텐을 터지며 실력이 만개하기 시작한 원투펀치 문동환과 '아톰' 주형광을 필두로 염종석과 박보현, 용병 에밀리아노 기론이 버티는 선발진에 전천후 스윙맨으로 포텐을 터트린 박석진과 강상수, 정원욱의 불펜진이 가세한 마운드는 고정된 마무리가 없다는 단점을 뒤로 한 채 탄탄한 라인업으로 거듭났다.

 

아직도 롯데 팬들의 최고용병은 '검은갈매기' 펠릭스 호세다. (사진=뉴스토마토)

 

그 어디 한 군데도 쉬어갈 구석이 없다는 평을 받았던 타선은 지명타자로 변신한 프랜차이즈 스타 김응국을 필두로, 롯데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박정태-호세-마해영' 의 클린업트리오와 현대로 이적한 전준호의 자리를 차지한 김대익을 비롯해, 박현승, 조경환, 강성우, 임재철, 임수혁, 최기문 등 쟁쟁한 선수들이 건재했었다. 이에 탄탄한 선발진을 필두로 한 마운드에서 수비, 타선까지 뚜렷한 약점이 없는 팀이었다. 여기에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낸 주장 박정태의 연속경기 안타 기록은 덤이다.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명언을 남긴, 역대 최고의 명승부라고 일컫어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비록 체력적인 한계로 한국시리즈에서는 한화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당시 롯데 자이언츠는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서 3점차 이내의 끈질긴 승부로 '투혼'을 보여주며 20세기 그들의 야구를 마감했다.

 

그리고 2000년이 되었다.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치열한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 승리하는 롯데 자이언츠 (사진=스포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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