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최대 6년 72억으로 한화 행

롯데는 전준우를 잡았지만 안치홍을 놓쳤다.

 

올해 스토브리그의 최고 화두는 스타 선수보다 샐러리캡(Salary Cap, 팀 연봉 총액 상한제)였다. 그리고 첫 피해 사례가 롯데라고 볼 수 있다. 내년에 필승조 구승민, 김원중을 모두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필요했고 한화를 비롯한 타 팀에서 관심을 보인 전준우를 잡은 롯데는 안치홍까지 잡을 여력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 김태형 감독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오는 건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안치홍이 최대 6년 72억으로 한화로 간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내부 FA 선수들의 이탈을 대부분 잡지 못하고 놓치면서 마지막 시즌에는 얇은 뎁스로 시즌을 치르기도 했다. 그에 비해 나름 재정이 튼튼한 롯데로 왔지만 이번에는 샐러리캡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김 감독이 취임식에서 필요한 선수는 외부 FA도 아닌 집토끼 잡기 정도에 만족한다고 말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

 

안치홍이 한화와 맺은 계약은 6년 총액 72억 원이다. 하지만 6년 중에서 2년은 구단과 선수 모두 선택권을 소유하는 뮤추얼 옵션(Mutual Option)이었던 만큼 롯데가 그를 잡을 수 있었던 금액은 55억 원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고 본다. 정확한 안치홍의 FA 계약은 4년간 55억 원(보장 연봉 47억 원, 옵션 8억 원)이며 2년이 연장될 시에 17억 원(보장 14억 원, 옵션 4억 원)이 지급된다.

 

롯데는 캡틴 조성환의 은퇴 이후 뒤를 맡을 것으로 보였던 정훈이 수비에서 난조를 보이면서 2루수에 구멍이 생겼다. 당시 앤디 번즈(Andy Burns), 카를로스 아수아헤(Carlos Asuaje) 같은 용병을 영입했지만 계속 수비형 내야수 용병을 영입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4년간 안치홍이 2루수 자리를 맡아주자, 그 옆을 딕슨 마차도(Dixon Machado)나 노진혁을 영입하면서 내야 센터라인을 만드는 계산이 서게 된 것이다.

 

4년간 안치홍이 있어서 롯데의 2루수 걱정은 없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제부터 롯데의 2루수는 무한경쟁에 들어가게 된다. 우선 구단 자체 유튜브를 통해서 훈련을 하고 있는 2루수는 박승욱, 고승민을 비롯해서 김민수, 정대선, 신인 이호준 정도가 있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해 온 한화의 오선진, SSG의 최항이 경쟁에 합류한다. 아직은 정확하지 않은 루머지만 2루를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용병을 알아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반대로 한화는 안치홍의 합류로 다른 의미의 내야 경쟁이 이루어진다. 안치홍의 주 포지션은 2루수, 그리고 1루수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화는 이미 2루에는 정은원이 있으며 그를 살리기 위해 신인 문현빈은 외야로 간 상황이다. 1루수 역시 채은성이 버티고 있다. 채은성은 외야수도 볼 수 있겠으나 다시 돌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가운데 안치홍은 팀에서 어느 정도 기회를 받을지 지켜보는 것도 내년 시즌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결국 안치홍의 이적은 두 팀 다 주전 2루수에 대한 고민을 만들어 준 셈이다. 한쪽은 행복한 고민이겠지만.

 

안치홍은 한화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자리 잡을까 (사진=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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