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돌궐유목제국사 55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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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 권을 접할 때는 몰랐던 것 같다. 이제 세 권 시리즈의 유목제국사의 두 권째까지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심지어 번역서였던 '르네 그루세의 유목 제국사'까지 모두 정재훈 교수님의 자장 안에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은 중국 역사시대의 첫 유목패자였으며, 중국 민족의 ‘자랑스러운 한나라’를 내내 괴롭혔던 최고의 숙적이었던 흉노의 시대가 저물고 난 뒤 두 번째 초원의 패자이자, 유라시아 초원을 하나로 묶고 단일한 영향력 하에 자유롭게 교역을 할 수 있는 '팍스 투르카나(Pax Turkana)'의 모습을 보여줬던 돌궐 유목제국의 흥망성쇠를 다양한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자세하고도 집요하게 파고든 책이다.

 

돌궐 유목제국사 552~745 / 정재훈 지음 : 사계절, 2016 (사진=무우상)

 

유목 민족들은 주로 약탈 및 경쟁의 대상이었던 정주 민족들(특히 중국)에 의해 기록되는 입장에 놓였던 바, 스스로의 가치관이나 의도 보다는 패자자를 괴롭히는 악당으로서의 역할과 현상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돌궐제국은 (중국의 사서들에 비해 남아있는 내용이 현저하게 적긴 하지만) 스스로의 글자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남기려 시도했던 최초의 유목제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가기도 한다. 이에 저자는 적지만 소중한 그 자료들과 다양한 피해자 측의 진술(중국 측 사료)을 함께 활용하여 보다 살아있는 돌궐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제 다음 책으로 저자의 시작이자 다시 하나의 마침표가 된 '위구르 유목제국사'를 읽기에 앞서, 충분히 즐겁고 설레이는 초원의 바람을 조금이나마 얕본 것 같은 진기한 경험을 하게 해 준 책이다. 지치고 힘든 나날들, TV와 핸드폰 속에는 시끄러운 이야기들만 가득한 이때에 잠깐이나마 현실을 벗어나서 저자가 이끄는 길을 따라서 올라탄 말고삐를 한 손에 꽈악 움켜쥐고 신나게 흙먼지를 일으키며 함께 달려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꽤나 도움이 되진 않을까?

 

Copyright ⓒ 무우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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