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한파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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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Free Agent or Failured Association.

 

2019년 FA는 유독 스토브리그라는 이름과는 달리 열기는 고사하고 한파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상황까지 도달했다. 따뜻해야 할 2019년 FA시장에 또 다시 한파가 몰아친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

 

현행 프로야구의 FA제도는 FA 자격까지 KBO리그에 등록되어 있는 상태로 9시즌을 뛰거나 FA 계약 후 4시즌을 충족시키는 2차 FA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2차 FA를 제하면 19살에 데뷔해서 뛰었다 하여도 28살의 나이가 최연소이며, 2차 FA도 최연소 32~33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선수로는 이미 전성기가 약간 지나간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2018 시즌 중 FA제도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KBO와 구단 측에서 존재했으나 FA등급제나 FA자격취득기간 단축 등의 문제도 같이 논의되다 결국 선수협의 반대로 반발하여 무산되었다.

 

그리하여 상한액의 제한을 거치지 않게 된 현재, FA 최대어 양의지의 경우엔 4년 총액 125억원의 대박을 이뤄냈고 SK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최대어 중 하나인 최정 역시도 6년 보장 100억원의 가격으로 잔류했다. 둘은 87년생 동갑내기지만 물론 최정은 상술한대로 가장 최연소인 18살에 데뷔해서 2차 FA로 올라왔고 양의지는 비슷한 나이대에 입단하자마자 경찰야구단에서 군입대 후 첫 FA자격이라는 변수가 존재했다.

 

양의지4년 총액 125억원. NC로 이적한 '린의지' 양의지는' FA 상한액 제한' 무산의 최고의 수혜자다. (사진=NC다이노스)

 

FA 미신청자를 포함한 대상자 22명 중 이 둘보다 어린 나이의 FA자격을 가진 선수로는 개중 가장 어린 첫 FA 삼성의 김상수와 두 살 어린 키움의 김민성이다. 베테랑이나 준척급 FA, 30대 중후반 이상의 FA 자격자들이 유독 쏟아져나온 시즌은 이미 작년에도 있었지만 작년에는 절반 이상의 선수가 해를 넘기기 전에 협상을 완료했다는 걸 감안한다면 유독 올해만 그렇다고 책임을 돌리는 건 그저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단장

 

선수 출신 단장의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 롯데 감독인 양상문과 함께 '감독 출신 단장' 이라는 파격적인 인사였던 작년 SK의 염경엽을 필두로 두산의 김태룡, 기아의 조계현, LG의 차명석, 한화의 박종훈, KT의 이숭용까지 감안한다면 작년만 해도 10개 구단 중에서 절반 이상의 구단이 선수 출신들을 단장으로 앉혔고 잘 알려진 스타 선수 출신부터 선수시절 명성이 상대적으로 미비했던 출신까지 다양한 단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대부분의 단장들이 선수 출신으로 변화된 만큼 대부분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다른 구단 상황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만큼 섣불리 움직이지 않으며 지갑을 함부로 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진짜 S급 선수가 아닌 이상 통큰 투자보다는 육성으로 해결하고, 코치진을 보강하려 든다는 느낌이 강하다.

 

차명석구수한 입담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던 차명석 전 해설위원이 LG트윈스 단장을 맡게 되면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러한 선수출신의 단장이 많아지면서 지갑을 열기보다는 육성으로 팀을 꾸려나가려는 느낌이 든다. (사진=연합뉴스)

 

보상금

 

아예 외부 FA영입 의사가 없다고 공언한 구단도 있는 만큼 선뜻 세게 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에 또 하나의 걸림돌은 보상금이다. KBO의 규정에 의하면 FA선수가 원 소속구단 이외에 다른 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할 경우 원 소속구단은 해당선수의 직전년도 연봉 300%나 해당 선수의 직전연봉 200% + 보상선수 1명을 지급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염가(?)라고 할 수 있는 노경은(최대3억)이나 금민철(2억4천만) 정도를 제한 준척급 이상 선수들이 윤성환(최대18억), 김민성(최대 10억 이상), 박경수(약 6억 9천만) 정도 금액대가 연봉의 300%라고 가정한다면 몸값과 기대에 비해 나이가 많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은 모든 구단에 좋게 작용할 리 없다. 영입한 선수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만 꼭 그렇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더불어 보상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한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의 늪에 빠지고 보상선수로 내준 선수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른다면 팬들의 신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확률이 높다.

 

노경은결국 계약에 실패한 노경은은 FA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엠스플뉴스)

 

2018년 한 해는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건 이후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최대의 비난에 직면했다. 트레이드 이면계약 문서 공개에서부터 팬서비스 논란, 병역특례 밀어주기, KBO 총재 팀 편파, KBO 성추행, '약쟁이'를 MVP로 올린 사건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논란없이 넘어간 날이 없을 정도였으며 2019년으로 와서도 구타 논란과 더불어 야구선수들의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걸 감안한다면 이 정도로 거듭되는 악재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닌 그 동안 너무 많은 폐단을 묵인하고 살아왔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나이든 선수들이 자신의 미래를 온전히 보장 받을 수 없어 강제 은퇴의 위기에 놓인다는 것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겐 미래에 대한 적신호이며, '억울하면 니가 그렇게 잘 하던가' 라는 식으로 선수 개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노오오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

 

빼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은 평범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이 있기에 그 성적이 빼어나고 아니고를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FA한파의 조짐은 이미 작년부터 보여왔었고 미계약으로 은퇴하는 선수마저 발생했다. 이 이상기후는 그저 작년과 올해에만 국한된 게 아닌, 더 이상 반짝하고 말 현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고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수정방안을 마련하거나 등급제를 비롯한 다른 제도를 모색하는 색다른 시도가 이젠 좀더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우민작년 FA를 신청했던 이우민 선수는 결국 모든 구단과의 협상에서 실패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R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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