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에도 치맥이 어울릴까: 센트럴리그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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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진구 구장 (明治神宮野球場)

 

요미우리가 딱 LG나 두산 같은 이미지라면 야쿠르트 스왈로즈는 상대적으로 비인기팀에 속하는 넥센 히어로즈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가끔은 팀의 선수들보다 팬들이 더 유명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팀이지만 비교적 최근인 90년대의 강팀으로 자리매김한지라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팬들도 많다. 다른 구장들에 비해 메이지 진구구장은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데다 표값도 싸고 구하기가 어렵지 않은 편이라 처음 일본야구를 관람하러 갈 때는 자주 추천되곤 하는 구장인데, 원정팀이 한신이나 요미우리, 소프트뱅크인 경우엔 오히려 원정팀 응원석은 미어터지는데 홈팀 응원석만 군데군데 빈 자리가 보이는 진풍경도 엿볼 수 있다.

 

'대학야구의 성지' 메이지진구 구장 (사진=락큰베이스볼)

 

'대학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메이지 진구 구장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고시엔보다 더욱 유명할지도 모르는 구장이라고 생각되는게, 일본 고교야구 전국선수권의 도쿄지역 최종 예선이 바로 이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치뤄진다. 그런고로 사이타마현을 다룬 하라 히데노리(原秀則)의 작품 '그래, 하자!' 라던가 아예 주인공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는 유명한 아다치 미츠루(安達充) 작가의 'H2' 정도를 제외하면 '터치'나 '크로스 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쿄가 무대인 고교야구 만화에는 진구구장이 가장 자주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야구 이외에도 진구구장에 갈 일이 생길 때는 노기자카46(乃木坂46)의 콘서트인데, 그때 어쩌다 한번 가서 진구구장 잔디가 인조잔디인걸 확인했던 적이 있었다. (필자는 AKB 팬이다.)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 역시 스왈로즈의 열성팬으로,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 여러 일러스트들을 그렸다. 그의 만화에서도 메이지진구 구장은 자주 나오는 장소 중 하나이다. (사진=나무위키)

 

만화판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진구구장의 여러 먹거리들이지만 역시 윈나(비엔나) 카레가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드라마로 유명하지만 고독한 미식가 만화판은 생각보다 오래전의 작품인지라 그 당시보다는 가격이 100엔 가량 올랐고, 고시엔카레에 비하면 적당히 맵지도, 달지도 않은 적당한 맛이 꽤 입에 맞는 편이다.

 

그 외에도 식사거리로 진구명물카레, 오룡정(오료촌)라면이나 소힘줄 니코무(찜), 곱창 야끼소바를 비롯해 KFC, 베스킨라빈스31 등등 여러가지 먹을거리가 있으며 동행이 있다면 외야자유석에 돗자리나 신문지를 깔어놓고 먹고 마시며 누워서 야구 관람도 가능하다. 단, 도시락은 전반적으로 평이 좋지 않으니 거르는 걸 추천한다.

 

진구구장에서 가장 유명한 윈나 카레 (사진=FC2)

 


 

요코하마 스타디움 (横浜スタジアム)

 

부산 사직구장이 많은 참고를 했던 요코하마 스타디움 (사진=구글)

 

개인적으로 각별한 의미가 있는 구장인데, 당시 일본에 살던 지인의 도움으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경기를 정말 어릴 적에 보았고 그 해에 우승을 지켜본 기억이 있다. 특히나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부산 사직구장이 그대로 도면을 들고 와서 지었다고 알려진 구장이라 부산 출신인 필자에겐 정말 친숙하던 구장으로 원래 가까운 칸나이(関内)역에서 내리지 않고 일부러 전전역인 사쿠라기쵸(桜木町)역에서 내려 주변을 구경하며 걸어가곤 했다. 역 근처에 차이나타운과 상점가가 있어 경기 후에도 적당히 술 한잔 기울이기도 좋지만 가장 처음 요코하마 경기를 보러 갔을 때는 미성년자였던 시절이라 그 쪽에는 차마 가지 못했다.

 

2017년 시즌 초반엔 그나마 만만한(?) 가격인 3100엔짜리 홈쪽 내야지정석에서 관람을 했었는데 롯코의 오로시나 모에요 드래곤즈보다 Winning이나 여타 응원가들이 확실히 좀 더 젊은 느낌이 있고 전체적으로 부르기 쉬운지라 적응하기도 쉬웠다. 개인적으로는 '하마의 반쵸(ハマの番長)'로 알려진 미우라 다이스케(三浦大輔) 선수의 팬이라 다시 한번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미우라가 은퇴한 해인 2016년엔 여러가지 사정으로 일본에서 야구를 볼만한 여유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약팀 요코하마에서 묵묵히 에이스 역할을 한 '하마의 반쵸' 미우라 다이스케 (사진=나무위키)

 

상기의 야쿠르트나 후에 소개할 오릭스 버팔로스같은 비인기팀은 아니지만 요코하마는 정말로 아주 가끔씩 우승하거나 B클래스를 벗어나는 정도의 유서 깊은 센트럴 리그의 약체팀이었고 관동(関東)지방은 실상 대부분이 교진(巨人/요미우리 자이언츠)팬인 경우가 많은지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먹을만한 거리가 어떠한지는 베이스타즈 팬이 아니고서는 접할 일도 자주 없을 뿐더러 잘 모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선수와의 합작 음식도 많이 팔지만 가장 유명한건 베이스타즈 시즌 한정판 맥주다. 특출난 먹거리까진 아니지만 홉을 왕창 넣고 상큼한 과일향이 나는 700엔짜리 베이스타즈 에일, 라거의 두 종류가 있다. 에일 맥주 스타일의 베이스타즈 포터라는 여름 한정 맥주도 판매하는데 유독 8월 초중순에 판매하던 기억이 난다. 안주거리로 멘치카츠인 '베이멘치'나 카라아게인 '베이카라' 같은 메뉴도 있지만 '귤빙수'에 맥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한정판 맥주 베이스타즈 에일(좌), 라거(우) (사진=요코하마 스타디움 공식 홈페이지)

 

식사거리로는 거의 내야 2, 4번 게이트에서 판매하는 900엔의 시우마이 도시락이나 980엔의 특제 중화 도시락, 1300엔의 고가지만 퀄리티는 확실한 DeNA유니폼 도시락 등이 유명하다. 그외에 구장 내부에는 유명한 도미노 피자부터 돈부리집, 중화샌드집까지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기에 먹거리에 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 히로시마 (MAZDA Zoom-Zoom スタジアム広島)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 히로시마는 최근에 만들어진 신설구장으로 최근 신설구장을 계획하고 있는 창원시에서도 많은 참조를 했다고 한다. (사진=구글)

 

히로시마 토요 카프라는 구단은 시민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전국구급 팀이 되었고 카프 죠시(カープ女子/카프 여자)라 불리는 신흥 여성팬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시즌 초에 여유롭게 예매하려다가 몇 달 뒤의 일정까지 주요 좌석들이 죄다 매진되면서 부랴부랴 예매를 준비했었다. 그렇게 이리저리 굴려보다가 5월달에나 외야지정석 티켓 하나를 겨우 예매할 수 있었다.

 

철저히 관동에서만 놀던지라 히로시마라는 도시 자체를 내가 가볼 일이 잘 없었고 5월달 고베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를 예약해 겨우 신칸센을 타고 도착한 히로시마는 생각보다 야구의 열기가 아주 깊었다. 그토록 B클래스(4, 5, 6위의 하위권)에서 오래 머물던 히로시마 카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여전히 응원했다는것이 느껴지면서 은근 정감가는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도 롯데 자이언츠를 근 30년 가까이 응원하고 있으니까. 야구 경기가 있는 날엔 버스 기사부터 백화점 직원, 일반 시민들까지 모두 새빨간 히로시마 유니폼을 장착하고 심지어 하늘색의 로손도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히로시마에는 '카프죠시'라 불리우는 여성팬들도 증감하고 있다. (사진=구글)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은 2009년에 새로 지은 완전 새 구장으로 국내 구장들도 꽤 참고를 해간 구장이므로 행여라도 티켓을 구할 수 있다면 한 번 정도는 방문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정석인 12, 13구역의 카프 퍼포먼스 A, B구역은 추천하지 않는다. 가장 싼 데는 이유가 있다.

 

수 많은 먹거리 중에서도 마츠다 스타디움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1953년부터 시작된 전통의 카프우동이다. 냉우동도 있으므로 취향따라 고르면 된다. 몇십년간 줄곧 판매순위 1위를 놓치지 않는 우동으로 단순 고기, 튀김, 유부우동 등 종류가 많아서 이 메뉴들이 거의 1위에서 4위를 석권하고 있다. 그 외에도 맥주안주로 일품인 토리텐의 가라아게나 폰즈 가라아게가 유명하며 우동에 가려진 것 같지만 카프 라멘 역시 존재감을 드러내며 먹을만한 메뉴이다.

 

마츠다 스타디움에선 단연 전통의 카프우동이다. (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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