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암흑기의 추억 ⑦: 다시 또 다른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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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다시 또 다른 터널

 

이렇게 문제가 많은 상황이니 팬들이 기대할 건 거포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대호나 장원준, 강민호의 성장 뿐이었고, 성적은 또 다시 최하위를 찍지 않는게 더 이상했다. 그나마 백인천 시절보다 다행인것은 승률은 4할대까지는 어째어째 올려놨고 승수는 50승을 챙겼으며, 고질적인 사생활 문제가 있던 마무리 노장진을 어떻게 잘 추스려 마무리에 안착시켰다는 정도였다. 게다가 시즌 후반기가 되자 그럭저럭 안정된 모습을 보여서 내년 2005 시즌은 괜찮겠지 하며 안심하던 롯데팬들과 더불어 프로야구 팬들에게 2004년 후반기 큰 시련이 닥친다.

 

현재까지도 야구역사상 최대의 치욕이라고 일컫어지는 2004년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건이 터진 것이다. 롯데에서 걸린 선수들만 해도 조성환, 최기문, 김주찬, 김장현, 임경완, 김사율 등으로 이는 내외야, 선발불펜을 다 막론하고 모든 포지션이 다 빈자리가 생기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하게 된다.

 

당시 2004년 병역비리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는 무려 51명이었다. 2004년 9월 21일 야구회관에서 대국민 사과 성명을 하는 박용오 총재 및 8개 구단 사장 (사진=스포츠조선)

 

주전 포수인 최기문이 빠지면서 신인 강민호가 선발출장의 기회를 맡게 되고 지금의 강민호의 성장의 발판이 되었으나, 김사율, 임경완은 현역입대에 김주찬, 김장현은 공익근무라는 처분을 받았고 최기문만 재검 후 간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운 좋게 병역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박정태의 뒤를 이을 선수로 지목되던 조성환은 잠적 후 자수라는 치욕을 경험하고 재검을 받은 다음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채 다시 복귀하여 리그 정상급의 2루수로 활약한다.

 

그렇게 어지러운 2004년을 보낸 롯데는, 2005년이 되고 나서야 5위에 올라 기나긴 최하위의 역사를 끊으나 양상문 감독이 시즌 종료 후 마무리훈련 지휘 중 급작스럽게 경질되고 롯데 구단측에서는 두 번의 롯데 우승에 공헌한 바 있었던 강병철 감독을 선임한다. 끝난 줄만 알았던 암흑기는 다시 2년간 7위를 두 번하는 최악의 시즌으로 찾아온다. 결국 강병철 감독이 경질되고 나서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취임 후 시즌 최종 3위를 기록하고 나서야 7년간의 암흑기를 종결하게 된다.

 

2005년 5위에 오르며 또 다른 도약을 할 것이라 기대했던 팬들은 다시금 강병철 감독이 선임되면서 두번의 7위를 경험했다. 결국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취임되고 나서야 지긋지긋한 7년의 암흑기가 종결된다. (사진=구글 편집=황색언론)

 


 

마치며

 

글쓴이도 지금은 해외를 거쳐 타지에 살지만 어쩔 수 없는 부산 출신의 부산 사람이고, 롯데 구단이랑 인연이래봤자 집이 사직운동장과 가까웠고, 다니던 초등학교 역시 사직운동장 근방이라 어린이날 행사 때 이리저리 매스게임 한다고 불려가 인조잔디 시절 사직야구장 안에 몇 번 들어가본 정도이다. 그나마 들락날락하던 때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사인 몇 번 받아본게 전부인 그냥 흔한 롯데야구 좋아하고 야구 좋아하는 연산동 모처 치킨집 큰아들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 글을 시작하려고 주변 부산 출신 친구들이나 롯팬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때는 "너도 부산 사람 아니냐."부터 "뭐 그런 악취미적인 글을 쓰려고 하냐."는 등의 의견을 많이 접했다. 다시 한번 왜 하필 암흑기를 굳이 써야만 했느냐고 묻는다면 글쓴이도 할 말은 있다.

 

아마추어 단위가 아닌 프로 스포츠인 이상 그 모든 종목에서는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암흑기를 겪은 팀이라는 얘기는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성적을 거뒀거나 성적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이며 그 어느 팀이어도 암흑기를 겪지 않은 팀은 없다. 물론, 양승호나 김시진, 이종운을 겪은 팀인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2018년 시즌 초 부진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는 팀이며 그 수많은 흑역사의 나날을 겪고도 살아남아 지금의 강팀을 만든 선수들도 역시 지금까지 건재하기에 구단의 역사에서 뺄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부끄럽지만 그런 시절의 롯데 자이언츠 경기도 어떻게든 챙겨서 봤던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암흑기와 안 좋은 시절이 있었기에 작년의 호성적이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한때의 힘들었던 시절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

 

사실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을 거의 25년정도 응원하면서부터는 기분좋던 기억보다는 사실 이 망할 롯데 프런트에 짜증나고 답답하던 기억이 더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야구를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언젠가 사직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 하고 봄이 되면 기대하는 내가 있다.

 

그런 수많은 '나'의 생각들이 저 글을 쓰게 만든거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런 수많은 '나'의 생각들이 저 글을 쓰게 만든거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사진=황색언론)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징비록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유산을 예로 든다면 저 징비록이라는 제목의 유래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슬프고 끔찍한 기억 중 하나였던 임진왜란에 대해 작자 서애 류성룡이 지난 잘못에 대해 懲(징계)하고 毖(삼가)하는 의미에서 기록한 문헌이지 않던가. 물론 내가 적는 글들이 역사적 위인께서 기록한 고금의 명저까진 미치지 못함을 알고 있다. 그만큼 잘 쓴 글도 아니고 아주 정확한 글도 아니지만 최소한 어느 정도 지나간 롯데의 암흑기를 되돌아보고 어디가 문제였는지에 대해서 경계하고 가끔씩은 그에 대해 생각하게 할 정도의 글이었으면 한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야구팬 여러분들께 감사하며 야구 재미있게들 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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