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K-POP 슈퍼라이브, K-POP은 당신들의 수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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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에서 개최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의 부실 운영 논란은 최근 충격적으로 다가온 무차별 칼부림 사건, 앞선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덮을 정도로 매 시간 언론을 잠식하고 있다. 전라북도를 비롯한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 정부 부처가 주축이 된 조직·집행위원회임에도 계속되는 부대시설 및 안전문제 논란이 계속 SNS에 오르내렸고, 설상가상으로 북상하는 태풍 카눈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8일부터 참가자 전원을 중도 퇴영시켰다.

 

그리고는 난데없이 누구에게 선심을 쓰는지도 모를 묘한 콘서트를 만들어냈다.

 

원래라면 지난 8월 6일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잼버리 콘서트였으나, 앞선 폭염으로 인한 온혈환자, 배수시설 문제, 코로나 등이 발생하자 폐영식 날짜인 11일로 연기하고 장소마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당장 전주까지 편도로 1시간이 넘는 거리에 4만 명 이상의 인원을 어떻게 수송하고 수용할 것인지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조기퇴영만을 막아보겠다는 소위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행정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세워지고 있는 무대 (사진=구글)

 

당연히 해당 날짜가 미뤄지면서 일정이 있는 출연진들도 확 바뀌게 되었다. 기존의 많은 멤버들이 스케줄 문제로 불참하자 같은 날에 있는 KBS 뮤직뱅크 특집으로 대체하며 해당 출연진들을 이 콘서트에 세우겠다는 계획으로 수정했다. 이와 같은 황당한 계획마저도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군 복무 중인 멤버가 포함된 방탄소년단 완전체 강제동원을 요구한다던지,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JUMF)의 출연진을 빼가려는 시도와 같은 일이 있고서야 만든 것이라 더욱 한숨을 자아낸다.

 

결국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A.R.M.Y)는 이번 콘서트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그 이후 많은 아이돌팀들의 콘서트 참가 및 불참의 '썰'만이 의미 없이 기사에 오르내렸다. 게다가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결국 참여할 수 없는 방탄소년단을 대신에 잼버리 조직위의 요청으로 현재 약 4만 5,000여 개의 포토카드를 비롯한 굿즈의 수량까지 급히 수급하고 있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하이브는 뉴진스 출연에 이어 방탄소년단 굿즈까지 수급 중이다. (사진=구글)

 

초반 뮤직뱅크 특집에 대한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KBS 측에서는 아무런 설명 없이 8월 11일 결방한다는 공지를 남기며 해당 출연진을 모두 콘서트로 투입하고 결정했다는 뜻을 에둘러 올렸다. -하지만 뮤직뱅크 측 역시 '떠앉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태풍으로 인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갑자기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경기 일정까지 연기한 전북 현대 측은 철퇴를 맞게 되었다. 지난 맨시티 내한 전에서 극찬을 받았던 2021년, 2년 전부터 10억을 투자하며 만들어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그 잔디 위에 철골 구조물을 올려버리는 서울의 입장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불과 공연을 하루 앞둔 8월 10일 예정되었던 리허설조차도 취소되었다. 무대, 음향, 조명 점검을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이렇게 악천후로 갈 경우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무대에 오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뒤늦게 확정된 아이브의 출연 결정 뉴스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갑자기 콘서트 하루 전날 기사를 통해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일정을 조정해 자발적으로 콘서트에 출연키로 결정했다는 황당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오늘 아이브는 스케줄을 수정해서 콘서트에 오른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사진=구글)

 

잼버리 K-POP 콘서트는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대책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으나, 그 선택으로 인해 그동안 언론에서 칭송하던 K-POP, 나아가 K-Culture를 소비하고 만들어 내는 이 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콘서트가 합동 야영 및 문화를 체험하러 온 잼버리 각국 대원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올지도 말이다.

 

프로 축구 경기장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하며 리그 일정을 갑자기 수정 및 번복 하고, 모든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스케줄은 깡그리 무시한 채 강압적인 동원 공연까지 지금 이 정부가 문화, 예체능을 어떤 기준에서 보고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연히 보여주는 사례로 이번 콘서트는 남을 것이다. 기괴하게도 공연의 내용보다 공연의 안전을 기대하는 무대, 아이돌에게는 간절한 그 무대를 단순한 수단으로 밖에 쓸 수 없는 이번 사태가 무척이나 안타깝다.

 

왜 무대보다 안전을 생각해야 하는 콘서트가 만들어진걸까 (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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