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내게는 이른바 슬럼프라고 할만한 것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슬럼프는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이기도 하지만, 영화라는 산업과 그것의 문화적인 측면에 대해 점점 실망하게 되었다는게 정확하다. 그렇지 않은가? 굳이 다른 예를 들지 않아도 엄청나게 장사가 잘 되는 현재의 이 미친 히어로 프랜차이즈라면 설명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영화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순수하다. 삶에 지친 그들은 실제로는 있을 수도 없는 - 비대한 악의를 가진 - 안타고니스트를 신나게 물리치는 영웅들의 위대한 자기희생에 감동하고 즐거워하며 상영시간 동안만이라도 그들 자신의 삶을 위로한다. 그리고 이런 그들을 아무도 탓할 수는 없다. 언제나 그렇듯 공급이 문제라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이런 문제라면 책 한 권을 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