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은 누가 뭐래도 팀에서 믿음직한 미드필더다. 화려한 10번 형 미드필더 옆에서 때로는 묵묵히 수비 백업을 봐주기도 하고 때로는 칼날같은 패스로 공수 양면에서 활발히 조율을 해주기도 한다. 최근 10여년간 김두현, 김정우 같은 선수들이 대표팀의 8번을 달았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러시아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세종 선수가 8번을 달았다는걸 기억하더라도 대표팀에서 8번의 자리가 어떤 위치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등번호 8번에 대한 이야기로 본격적으로 넘어가보자.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최정민 (육군 특무부대 축구단) 가끔 대한민국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계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회택으로 시작되어, 차범근, 최순호, 황선홍, 최용수 등으로 이어지는 ..
투혼(鬪魂). 지난 20여년간 한국축구가 반드시 가져야 할 필수조건이었다. 심지어 2004년 월드컵부터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에는 이 문구가 알게 모르게 들어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투혼을 강요하는 게 싫었다. 투혼은 수 많은 승리 조건 중 하나일 뿐 전부가 될 수는 없었다. 투혼만으로 예선 3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란 어려웠다. 추억의 슈팅게임에서 가장 위기상황에 쓰는 폭탄처럼 그렇게 투혼은 발휘되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독일전에서는 오로지 투혼 하나만으로 경기를 치뤄야 했다. 1차전 박주호의 부상, 2차전 주장 기성용의 부상, 촘촘히 압박해야 할 미드필더 진의 붕괴는 대놓고 뻔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두 차례에 걸친 수비진의 장현수와 김민우의 실책, 공격진의 황희찬과 손흥민의 불협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