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유라시아지역 역사서를 읽다 보면 기존의 중국왕조 중심의 역사서술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지금껏 농경문명에 비해 조명받지 못하고 변두리의 이벤트로 취급되던 유목문명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려 노력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기존에 읽은 르네 그루쎄의 ‘유라시아 유목제국사’나 스기야마 마사아키의 ‘유목민의 눈으로 본 세계사’에서는 두 세력을 서로 대립항으로 두고 서로 각축을 별여 온 이야기가 유라시아 문명사라는 입장을 취한다. -부분적으로는 수, 당 제국도 유목문명으로 규정하여(+진 시황제의 출생까지도) ‘중국왕조 그거 대부분 다 유목문명이 만든 거야 유목 짱짱맨!’ 같은 느낌까지 자아내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읽은 김기협의 오랑캐의 역사는 농경문명을 중심으로 하되, 유목문명은 그 ..
난 그동안 젠더의 차이는 생식과 성생활을 위한 신체적인 구조적 차이 이외에는 모두 사회화로 인한 후천적 학습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모든 차이를 부정하려는 과격하고 틀린 생각이었으며, 내가 아는 것보다 생물학적 선천적인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차이는 어디까지나 역할에 따른 진화적 누적으로 인한 방향성의 다름이지 우열을 논할 수 있고 상하를 가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 영장류들의 사례를 예시로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겐 국경이 있다"라는 파스퇴르의 말은 유명한 만큼 잘못된 방향으로 인용도 많이 되고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에는 성별이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에겐 지키고 싶은 우월한 성별이 있었다’..
브라이언 그린(Brian Randolph Greene). 초끈이론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과학 대중서의 집필에도 노력하고 있는 물리학자로 알고 있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약간의 서평만을 토대로 고른 책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충분히 튼튼하고 긴 지렛대만 있으면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다고 했으며, 뉴턴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물체들의 운동을 기술할 수 있게 만들었다. 라플라스의 도깨비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 수 있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에 의해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은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부정해도 스스로 사고하는 자신의 존재만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현대의 물리학자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