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용병 신장 제한 '부끄러움은 왜 우리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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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영기 총재는 2015-16 시즌을 앞두고 각 팀별로 외국인 선수 2명 중에 최소한 1명은 193cm 이하의 단신 외국인 선수를 뽑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키를 규정해서 용병을 뽑는다는 게 다소 아이러니 했던 일이었지만 이때 테크닉과 스피드가 좋은 조 잭슨(180cm)과 안드레 에밋(191cm)이 영입되었고 두 선수는 각 소속팀을 리그와 최종 우승으로 이끄는 주역 역할을 한다.

 

김영기 총재의 용병 신장제한은 KBL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판단이 될 것이다. (사진=KBS)

 

이에 필을 받은 김영기 총재는 2016-17 시즌부터 2, 3쿼터에 장단신 외국인 선수 두명을 모두 출전 가능하도록 규정을 수정했다. 아무래도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조 잭슨 같은 선수가 많이 영입될 수록 농구가 박진감 넘치고 볼거리가 많아진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KBL 대부분의 팀은 빠른 가드 선수가 아닌 단신 센터 포워드 선수를 영입하면서 (단신)빅맨 - (장신)빅맨 조합을 되살려 냈다. 이에 김영기 총재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내년 2018-19 시즌에는 언더사이즈의 단신 빅맨 조차 영입을 못하도록 단신 용병 선수키 제한을 186cm 이하로 낮춘 것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키 제한이 없었던 장신 용병 선수까지 키를 2m 이하로 제한하는 최악의 결정을 내린다.

 

그러자 외국인 선수와 구단은 선수들의 키 줄이기에 들어갔고, 네이트 밀러와 저스틴 위드워즈는 신발까지 벗고 키를 줄이면서 단신 선수 자격을 획득했고, 찰스 로드가 199.2m의 키로 판정이 나자 무릎을 끓고 기도하는 모습은 부끄러운 KBL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웃지못할 사진이었다.

 

찰스 로드가 199.2m의 판정이 나자 감격에 겨워하고 있다. (사진=구글)

 

또한 이 결정으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KBL을 떠나야 했다. 4시즌이나 KBL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주 안양 KGC 인삼공사의 올 시즌 리그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 추일승 감독이 최고의 용병 중 하나라는 평가까지 한 야투 성공율 1위에 빛나는 버논 맥클린, 여러차례 리바운드 왕을 차지했으며 원주 DB 프로미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로드 벤슨이 2m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시즌부터 볼 수 없게 되었다. 맥클린은 다음 시즌에도 뛰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했으며, 벤슨 같은 경우 한국에서 뛰지 못하게 되자 곧바로 은퇴를 선언한다.

 

사실 공격적인 운영과 화려한 농구로 관중이 모인다고 생각한 김영기 총재의 생각부터가 잘못되었다. 심판의 오심, 전혀 지역 연고지를 활용하지 못한 마케팅으로 이미 2016-17 시즌부터 총 관중수가 90만명대로 떨어지면서, 100만 관중선은 무너져 버려 배구에 인기가 밀리고 겨울스포츠의 선두 자리까지 내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 팀에서 장신 선수들이 에이스의 역할을 하면서 팀의 득점과 승리에 많은 활약을 보였고, 최근 NBA뿐 아니라 중국 농구에서도 2m 가드 시대를 열고 있는 이, 용병의 '키'만으로 평가한다는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다.

 

올 시즌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은 2m가 넘는다는 이유로 내년에 볼 수 없다. (사진=다음)

 

결국 많은 농구팬들은 이 결정에 대해서 엄청난 비판의 소리를 냈고, KBL에서는 "외국인 신장 제한은 국내선수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변명같은 입장을 내놓는다.

 

차라리 공격 농구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밀고 나갔다면 좋았을텐데 이러한 발언은 더욱 논란을 가열시켰다. 초반 KBL이 시작될때 팀의 재미와 함께 용병 선수들과 게임을 해봄으로써 많은 경험을 쌓는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던 용병제였다. 뿐만 아니라 국내선수 보호를 위한다면 아예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하거나 선수를 1명으로 줄이면 되는 것이었다.

 

이런 특이한 상황에 외신까지 흥미를 가졌다. 데이비드 사이먼은 지난 14일 미국 ESPN 아웃사이드 더 라인즈(Outside the Lines)에 출연해 2cm 차이로 결국 다음 시즌을 뛰지 못한 황당한 이야기를 했고, 관계자들은 아주 재밌는 현상이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지에서는 'Too tall for basketball: American player exceeds Korean league height limit (농구에는 너무 큰 키: 한국리그 키 제한을 넘긴 미국 선수)' 라는 비판적인 가사를 쓰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도 KBL 팬들은 신장제한에 반발하여 KBL을 코미디 리그로 비꼬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어이없는 협회의 판단, 그런데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일까.

 

심판의 오심 논란, 루즈한 게임을 만드는 플라핑, 연고지와 전혀 동떨어진 마케팅이 KBL의 관심을 떨어트리고 있다. 선수의 키 따위가 몇 명을 더 불러올 수 있겠는가. (사진=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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