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반하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 황색걸그룹/걸그룹이슈
- 2018. 4. 13.
지난 4월 2일 오마이걸(OH MY GIRL)이 팝업(POP-UP)앨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발표했다. 이번 팝업 앨범의 콘셉트는 기존의 일부 멤버로 새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이 아닌, 멤버 전체가 앨범에 참여하지만 각 트랙에서 유닛을 나누어 스토리텔링 형식의 앨범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타이틀곡인 2번 트랙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의 바나나에 알러지가 있는 원숭이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멤버가 효정, 비니, 아린이고 3번 트랙의 '하더라'에서 그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이상하게 보는 다른 원숭이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멤버가 미미, 유아, 승희, 지호로 나누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번 팝업 앨범 콘셉트의 활동명이 '오마이걸 반하나(OH MY GIRL BANHANA)'이다.
그런데 며칠 뒤 아토피 아동들의 인터넷 카페 소위 '맘 카페'에서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의 몸을 긁는 안무라던가 알러지를 주제로 희화화한 노래로 인해 짓궂은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놀림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기획사는 물론이고 노래를 틀어주는 방송사에게 까지 항의를 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오마이걸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에서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가 창작자 의도와는 다르게 알레르기를 겪고 계신 환우분들과 가족들께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거나 결핍된 부분이 있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며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노래한 긍정적인 곡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과연 오마이걸 반하나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가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1. Ukiuki waikiki (Intro)
첫 번째 트랙은 말 그대로 인트로. 평화로운 해변 소리와 우쿨렐레 소리로 노래를 연다. 그 뒤로 퍼커션을 시작으로 해변의 사운드와 함께 마지막에 8비트 사운드로 전환되며 끝난다. 이번 앨범 아트인 원숭이와 바나나, 그리고 전자게임이라는 테마를 한 번에 알 수 있게 하는 52초의 인트로다.
2.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효정, 비니, 아린)
효정)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요
바나나 한입 먹지 못하는
원숭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한심하죠
그런 눈으로 보지는 마요
값싼 동정은 필요 없으니
나 몰래 입을 가리고 웃는 거 다 아니까
초반 효정의 파트다. 실제 원숭이야 잡식성으로 뭐든 먹지만 고양이 하면 생선이 생각나듯 원숭이 하면 바나나가 생각난다. 그런 바나나를 알러지가 있어 못먹는 원숭이의 이야기다. 자신도 힘들지만 동정하는척 옆에서 비웃는 주위 원숭이들도 밉다는 내용이다.
아린)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겼죠
엄마가 손에 꼭 쥐여주신
바나나 맛이 나는
바나나 향이 가득한 우유
2절 아린의 파트다. 바나나를 못먹는 자신을 위해 엄마가 바나나우유를 얻어 준다는 내용이다. 후렴을 보면 바나나 알러지가 있어도 바나나는 좋아하고, 아쉽게도 먹을 수 없는 주인공을 위해 엄마가 바나나우유를 구했고 거기에 너무 행복하다는 내용이다.
3. 하더라 (미미, 유아, 승희, 지호)
승희)
걘 좀 삐딱하더라
밥을 같이 안 먹더라
가끔 보면 혼자 다니더라
유아)
재수 없긴 하더라
바나나만 골라내더라
날씬해서 얄밉긴 하더라
초반 승희는 앞선 노래에서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알러지가 있는 사실은 모르고 자꾸 피한다는 것에 불만을 나타낸다, 뒤를 이은 유아의 파트에서도 바나나만 먹지 않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 데다 날씬하다는 이유로 더욱 미워한다.
지호)
그래도 착한 앤 것 같아
그렇게 놀리지는 말자
솔직히 말 못해 숨길 수 있잖아
하지만 다음에 이어지는 지호의 파트만이 앞선 이야기의 주인공을 생각해주고 보호해준다. 뭔가 모르는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테고 놀리지 말자는 이야기다. 그 뒤부터는 후렴 부분에서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를 싫어하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점점 보여주고 있다.
1절 후렴)
그 애는 내 맘을 외면하더라
그 애 엄마도 매일 울고 있더라
그 애가 말을 너무 안 한다더라
그 애 아빠는 집을 나갔다더라
인간 세상에서 뭘 구한다더라
2절 후렴)
그 애는 내 맘을 외면하더라
그 애 엄마도 매일 웃고 있더라
그 애가 재잘댄다 자랑하더라
그 애 아빠는 집에 안 온다더라
우유를 구한다고 못 온다더라
4. 반한 게 아냐
그리고 멤버 승희가 작사했으며, 또 그녀의 솔로곡이자, 마지막 트랙인 '반한 게 아냐'에선 바나나우유가 좋지만 그걸 자꾸 부정하려는 귀여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그 바나나우유의 좋아함과 더불어 '하더라'에서 자신의 생각해준 그 아이의 이야기가 섞여 나오며,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이렇듯 앨범에서는 알러지에 대한 내용을 희화화하는 게 아니라 알러지가 걸려 힘들어하지만 가족들이 바나나우유를 찾아주면서 다시금 가족들이 웃음 되찾고, 오히려 자신과는 다른 이유로 따돌리는 다른 원숭이들을 앨범에서는 희화화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깊은 의미의 작사가 아닌 상당히 단순한 테마의 가사를 이렇게 분석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단순한 테마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안무의 한 동작이나, 문맥 없이 잘라놓은 가사만 보고 반대로 받아들여 반대 입장을 펴는 것을 보면 더욱 답답하다.
오히려 귀여운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의 곡을 어린아이들에게 들려주며 아픈 너를 위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 나와 다른 아이가 있어도 놀리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게 더 좋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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